여름 끝자락, 조성진의 쇼팽이 흠뻑 적셨다[강진아의 이 공연Pick]
[서울=뉴시스]지난 8월31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노천극장에서 열린 조성진의 야외 공연. (사진=크레디아 제공) 2022.09.01.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지난 31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노천극장. 1년 만에 국내 무대로 돌아온 피아니스트 조성진을 만나러 한달음에 달려온 관객들의 표정은 설렘으로 가득 찼다. 3분 만에 야외 공연장의 7000석이 매진된 만큼 공연장은 인산인해를 이뤘다. 인파가 몰리고 협소한 입구로 인해 입장이 지연되면서 예정보다 17분 가량 공연이 늦게 시작되기도 했다.
어둑한 밤하늘은 천장이 되고 야외무대를 둘러싼 나무들과 낮게 깔리는 풀벌레 소리는 벗이 됐다. 조성진은 클라리네티스트 김한과 풀랑크의 '클라리넷과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거슈윈의 '프렐류드 1번'을 연달아 들려주며 야외와 어울리는 활기찬 서막을 열었다.
[서울=뉴시스]지난 8월31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노천극장에서 열린 조성진의 야외 공연. (사진=크레디아 제공) 2022.09.01.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밤이 깊어질수록, 음악도 깊어졌다. 2015년 쇼팽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 우승한 조성진은 자신의 주특기인 쇼팽의 음악으로 황홀한 여름밤을 선사했다. 한 공연에서 조성진이 연주하는 쇼팽 협주곡 1번과 2번을 함께 감상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였다. 조성진과 세 번째 호흡을 맞추는 앙상블 크레메라타 발티카가 함께 무대에 올랐다.
[서울=뉴시스]지난 8월31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노천극장에서 열린 야외공연에서 피아니스트 조성진과 클라리네티스트 김한. (사진=크레디아 제공) 2022.09.01.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쇼팽 콩쿠르 당시 결선곡이었던 쇼팽 협주곡 1번은 서정미와 건반을 넘나드는 기교로 감탄을 불렀다. 시작부터 귀에 꽂히는 1악장은 가슴을 적시는 아련하고 감성적인 선율로 객석을 사로잡았다. 천천히 거닐듯 부드럽게 이끌던 2악장에선 여유롭게 살짝 미소도 지었다. 연주 도중 오른쪽 뺨을 타고 내려온 그의 땀 한 방울은 관객들의 마음까지 적셨다. 빠르고 경쾌한 3악장으로 마무리를 짓는 순간 7000석의 현장 관객은 물론 생중계로 지켜보던 5000명의 온라인 관객까지 박수 갈채가 쏟아졌다.
[서울=뉴시스]지난 8월31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노천극장에서 열린 조성진의 야외 공연. (사진=크레디아 제공) 2022.09.01.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공연이 끝난 후 발길을 돌리는 관객들은 "평생 못 잊을 밤", "행복한 밤"이라며 이날의 추억을 나눴다.
조성진은 오는 10월에 국내 관객들을 다시 만난다. 지휘자 사이먼 래틀이 이끄는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LG아트센터 서울, 롯데콘서트홀, 예술의전당 등에서 공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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