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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인 착용 무지개 완장 카타르월드컵서 사라진 이유는?

등록 2022.11.22 10:28:51수정 2022.11.22 10:3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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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FA “무지개 완장 착용 시 옐로카드” 경고

잉글랜드·독일·네덜란드 등 유럽 7개팀 완장 착용 포기

네덜란드·웨일스 축구협회 등 별도 성명 통해 FIFA 비판

월드컵 데뷔골 넣은 잭 그릴리쉬도 FIFA 결정 비판에 동참

[런던=뉴시스/AP] 유로 2020 결승전에서 잉글랜드 대표팀 주장 해리 케인이 무지개 완장을 차고 있다. 2021.07.12

[런던=뉴시스/AP] 유로 2020 결승전에서 잉글랜드 대표팀 주장 해리 케인이 무지개 완장을 차고 있다. 2021.07.12

[서울=뉴시스]송종호 기자 = 유로 2020에서 볼 수 있었던 무지개 완장을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는 볼 수 없게 됐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이 완장을 착용할 시 옐로카드를 주겠다면 경고하면서다.

대신 FIFA가 제안한 NO DISCRIMINATION(차별 반대) 완장을 착용한다.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 반대 의미가 짙은 무지개 완장 대신 FIFA가 내놓은 중재안이다. 이란과 경기에서 영국 대표팀 주장 해리 케인도 해당 완장을 착용한고 경기에 나섰다.

당초 잉글랜드, 웨일즈, 독일, 네덜란드, 벨기에, 스위스, 덴마크 등 유럽 7개 팀이 모든 차별에 반대하는 뜻을 담을 무지개 완장을 착용키로 했었다.

영국 BBC에 따르면 21일(현지 시간) “FIFA가 각 팀 주장들이 경기 중 이 완장을 착용 시 제재를 부과하겠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 선수들이 제재받도록 내버려 둘 수 없다”고 덧붙였다. 사실상 완장 착용 포기를 시사한 것이다.

네덜란드 축구협회는 별도 성명을 내고 “월드컵에서 우리의 최우선 과제는 승리”라며 “우리의 계획을 포기할 수밖에 없게 됐다. 이는 수백만 명을 단결시키는 스포츠 정신에 위배되는 조치”라고 지적했다.
 
웨일스 축구협회도 이날 별도 성명을 통해 “우리는 좌절했다”라며 “우리는 실망했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하지만 우리는 축구가 모두를 위한 것이라는 믿음을 유지하고 웨일스 축구 가족의 성소수자 클럽(LGBTQ) 구성원들과 함께 있다”라고 밝혔다.

앞서 미국 축구협회도 공식 트위터를 통해 붉은색 세로줄을 무지개색으로 교체된 대표팀 문장을 공개한 바 있다. 하지만 전날 치러진 웨일스와 경기에서 미국 대표팀은 기존 붉은색 문장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출전했다. 미국 대표팀 역시 FIFA의 경고에 부담을 느꼈던 것으로 보인다.

[도하=AP/뉴시스]잉글랜드 축구대표팀 주장 해리 케인이 21일(현지시간) 열린 카타르월드컵 이란전에서 '차별 반대'라고 쓰인 주장 완장을 차고 있다. 2022.11.22

[도하=AP/뉴시스]잉글랜드 축구대표팀 주장 해리 케인이 21일(현지시간) 열린 카타르월드컵 이란전에서 '차별 반대'라고 쓰인 주장 완장을 차고 있다. 2022.11.22

축구 선수가 무지개 완장을 차고 경기를 치르는 원러브 캠페인은 2020 UEFA 유럽축구선수권대회에서 네덜란드가 처음 시작했다. 성소수자를 비롯해 모든 차별에 반대하고, 다양성과 포용을 촉진하기 위한 의미였다.

이 같은 움직임은 카타르 월드컵까지 이어져, 유럽팀을 중심으로 무지개 완장 착용에 대한 의견이 모였다. 여기에는 동성애에 대해 형사 처벌까지 하는 카타르의 인권 상황도 작용했다.

하지만 FIFA가 제동을 걸었다. FIFA는 선수가 사용하는 장비에 정치적, 종교적 의미를 내포한 문구나 이미지가 담겨서는 안 된다는 규정을 근거로 내세웠다.

이들 7개 유럽팀은 무지개 완장 착용에 대해 한발 물러섰지만, 월드컵 기간 동안 논란을 계속될 전망이다. 각국 축구협회는 물론 선수·지도자 등 축구 관계자들이 지속해서 비판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란과의 경기에서 월드컵 데뷔골을 넣은 영국 대표팀 미드필더 잭 그릴리쉬(맨체스터 시티)는 무지개 완장을 착용할 수 없는 것에 대해 “좀 어리석다”라고 비판했다.

루이스 판 할 네덜란드 감독은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우리가 옐로카드를 받는다면 완장을 차고 있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FIFA의 행동이 올바른지 의문을 제기할 필요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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