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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책 없는 플라스틱 재활용…독일은 빈 페트병으로 용돈벌이

등록 2022.12.10 10:00:00수정 2022.12.10 10:0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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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서울시민 1인 배출량 4년 새 2배 ↑
'페트병 보증금제' 獨, 90% 이상 회수
"플라스틱에 보증금제 확대 필요해"
국회서 페트병 보증금제 법안 계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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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뉴시스] 김종택기자 = 13일 오후 경기도 용인시 재활용센터에서 관계자들이 추석 연휴기간 가정에서 쏟아져 나온 재활용품과 생활폐기물 등을 분류하고 있다. 2022.09.13. jtk@newsis.com


[서울=뉴시스]이명동 기자 = 코로나19 이후 배달서비스 이용이 늘면서 페트(PET)병 등 플라스틱 사용량이 급증했지만, 분리배출이나 재활용은 아직 궤도에 오르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플라스틱 폐기물을 줄여야 한다는 사회적 인식이 높아지고 있지만,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재활용에 나설 확실한 유인책은 아직 부족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음료 등 일회용품을 구매할 때부터 일정 액수의 보증금을 내고 이후 수거해 환급받는 방식의 환경 보증금을 페트병 등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소비자의 시민의식이나 도덕적 의무감에 기대기보다는, 자발적·적극적으로 동참할 유인을 제도적으로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플라스틱 쓰레기 왕국…재활용 개인 참여 유인책 부족
10일 환경부의 '전국 폐기물 발생 및 처리현황'에 따르면 지난 2020년 버려진 페트병은 21만9143t으로 조사됐다. 이는 재활용 목적으로 배출된 경우라, 분리 배출되지 않은 양을 포함하면 실제 배출량은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페트병 등 플라스틱 배출은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한국환경공단 통계를 보면 서울시민 한 명이 2016년 하루에 플라스틱 110g을 배출했지만, 2020년에는 236g을 배출했다. 4년 만에 두 배 넘는 수준으로 증가했는데, 생수 500㎖ 1병(내용물 제외)이 15~16g인 점을 고려할 때, 2020년에는 한 명이 매일 생수병 15병가량을 매일 버린 셈이다. 코로나로 배달서비스 이용이 늘어 일회용품 소비가 급증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플라스틱 폐기물을 줄이고 재활용을 확대하기 위해 2020년 12월부터 '투명페트병 별도 분리 배출제'가 도입됐지만, 이는 무색투명한 페트병만을 대상으로 하는 데다, 개인이 아니라 관리사무소에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게 돼 있어 한계가 뚜렷하다. 실질적으로 단속이 이뤄지는지도 미지수다.

이에 페트병 환급금 도입 등 개별 시민이 재활용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유인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유리병의 경우 이미 1985년부터 빈 용기 보증금 제도가 시행됐고, 지난 2017년 소주병은 100원, 맥주병은 130원으로 환금이 올랐다. 당시 환경부는 2017년 6월 기준 빈 병 소비자 반환율이 47%, 회수율이 97.4%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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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주시, 단독주택 대상 투명페트병 별도 분리배출 전면 시행 *재판매 및 DB 금지


독일엔 전국 곳곳 '보증금 자판기'…페트병 회수율 90% 이상
이미 해외 선진국 가운데선 페트병을 대상으로도 용기 보증금 제도가 자리 잡은 경우가 있다. 2003년부터 시행된 독일의 보증금 환급(Pfand·판트) 제도가 대표적이다.

독일에선 소매점 업자에게 병당 최소 0.25유로(약 350원)의 반환보증금 징수 의무를 규정하고 있고, 마트를 비롯해 전국의 보증금 자판기(RVM)에 페트병 등을 집어넣기만 하면 간단히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고 한다. 국회입법조사처 보고서에 따르면 제도 도입 이후 페트병 회수율이 93.5%까지 높아졌다.

일단 반환만 하면 보증금을 돌려주기에, 독일에선 길거리에 버려진 페트병·캔·병 등을 지나가던 이가 주워 보증금 자판기에 넣는 경우도 있다. 현금과 교환하기 위해 쓰레기를 수거하는 노숙인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고 한다.

보증금 제도가 일종의 경제적 유인책으로도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독일에서 판트 제도를 경험한 최현서(27)씨는 "독일 사람들은 재활용이 일상생활에 밀착돼 녹아든 느낌"이라며 "마치 심부름 값을 받고 심부름하면서 뿌듯함을 느끼는 것처럼 느껴졌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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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뉴시스] 우장호 기자 = 강봉석 제주관광공사 관광산업혁신그룹장이 지난 18일 오전 제주시 우도면 천진항 도항선 대합실에서 페트병 수거기 사용법을 설명하고 있다. 2022.08.19. woo1223@newsis.com


전문가들 "편하고 단순할수록 효과…인프라 갖춰야"
전문가들은 국내에서도 페트병 등으로 빈 병 보증금 제도 대상을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은 "페트병 재활용률, 재활용의 품질을 올리려면 페트병 보증금 제도가 도입돼야 한다"고 했다. 이차경 소비자기후행동 공동대표도 "(보증금제 확대에 대해) 처음에 심리적 저항은 강할 수 있지만, 제도가 자리 잡았을 때 반환율이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제도 도입 후에는 독일처럼 편리하게 재활용품 회수 거점 등 풍부한 인프라를 함께 갖춰야 한다고 보고 있다. 이 대표는 "분리배출 방식은 단순할수록 소비자의 참여율이 높아진다"고 했다. 

실제 제도 도입을 위한 논의가 이뤄지고는 있지만 아직 걸음마 단계다. 지난 6월 신동근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13명이 캔, 종이 팩, 페트병 등 보증금 부과 확대, 무인회수기 설치 근거를 마련하는 내용의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을 발의했으나 현재 계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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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금호석유화학_PCR_PS&홀더브라켓 (사진=금호석유화학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공감언론 뉴시스 ddingdo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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