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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마카오는 입국 전 검사로 끝…'우회입국' 우려 여전

등록 2023.01.04 05:00:00수정 2023.01.04 08:0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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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국 후 PCR검사 의무·단기비자발급 제한 없어

중국발 입국자 검사 우선순위…대응 역량 한계

"중국 대유행에 엑소더스 현상…100% 못 막아"

미국 XBB1.5 도 우려…"변이 감시 역량 늘려야"

[인천공항=뉴시스] 조성우 기자 = 중국발 입국자 코로나19 검사 의무화 이틀째인 지난 3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코로나19 검사센터에서 중국발 입국자들이 접수를 하고 있다. 2023.01.04. xconfind@newsis.com

[인천공항=뉴시스] 조성우 기자 = 중국발 입국자 코로나19 검사 의무화 이틀째인 지난 3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코로나19 검사센터에서 중국발 입국자들이 접수를 하고 있다. 2023.01.04.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이연희 기자 = 정부가 오는 7일부터 홍콩·마카오에서 출발하는 입국자에 대해 입국 전 코로나19 검사를 요구하기로 했으나 우회입국에 활용될 수 있다는 우려는 여전하다.

중국 본토에서 출발하는 입국자처럼 입국 후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의무적으로 실시하지는 않기 때문에 허점이 있다는 지적이다.

4일 뉴시스 취재를 종합하면 감염병 전문가들은 검역이 더 강화된 만큼 중국발 유행 여파는 줄어들겠지만 확진자나 새 변이의 유입을 100% 거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예측했다.

전날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발표에 따르면 오는 7일부터 홍콩·마카오에서 한국으로 들어오는 입국자들은 출발 전 코로나19 검사를 받아야 한다.

출발 전 48시간 PCR 검사 또는 24시간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RAT) 결과 음성확인서를 제출하고 탑승 전 검역정보 사전입력시스템 '큐코드'(Q-code)를 입력해야 입국할 수 있다.

중국 본토에서 들어오는 입국자는 공항 또는 거주지 인근에서 입국 1일 이내 PCR 검사를 받아야 하지만 홍콩·마카오를 통해 입국하는 경우 발열 등 유증상자만 검역소에서 검사를 받게 된다.

홍콩과 마카오 역시 중국의 '제로 코로나' 폐기 정책의 영향을 받아 확진자가 늘어나고 있지만 중국 본토보다는 검역 강화 수위가 높지는 않다. 관광 목적의 단기비자 발급 제한도 하지 않는다.

홍콩과 마카오를 통해 들어오는 입국자까지 입국 후 검사·격리를 실시하기에는 국내의 PCR 검사 및 공항 내 대기시설, 격리시설 등 역량이 충분치 않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행 규모와 변이 등 코로나19 정보가 불투명한 중국 본토 입국자에 검역 관리의 우선순위를 뒀다는 얘기다.

당초 중국 본토에 대해서만 검역을 강화한 것보다는 대응 수위가 높아졌지만 이번 조치로 우회입국우려를 불식시키기에는 부족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홍콩=신화/뉴시스]중국 홍콩특별행정구 주민들이 지난 2020년 2월20일 홍콩국제공항에 도착한 후 전세기에서 내리고 있다. 2023.01.04.

[홍콩=신화/뉴시스]중국 홍콩특별행정구 주민들이 지난 2020년 2월20일 홍콩국제공항에 도착한 후 전세기에서 내리고 있다. 2023.01.04.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홍콩도 중국의 방역 완화 정책의 영향으로 확진자가 크게 늘고 있지만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백신을 접종하고 위생·의료시스템이 나은 편"이라며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가 홍콩에서 시작됐을 때에도 비교적 연구와 감염병 정보가 투명하게 나오는 편이지만 현재로서는 홍콩 내의 음성 확인서 진위 여부를 판단하기는 한계가 있다"

그러면서도 "이미 중국 내 대유행 영향으로 엑소더스(탈출)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만큼 일부 부유층은 홍콩과 마카오를 통해 한국 입국을 시도할 가능성이 여전히 높다"고 우려했다.

신상엽 KMI한국의학연구소 상임연구위원은 "홍콩과 마카오 출발 입국자에 대해서도 전수 PCR 검사를 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국내의 PCR 검사 역량이 상당히 줄어든 편"이라며 "차선책으로 꼭 필요한 여행이나 관광을 오지 않도록 시간을 버는 안전판을 만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국가 감염병 위기대응 자문위원회 소속 정재훈 가천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중국과 홍콩, 마카오 출발 입국자에 대한 검역을 강화한 목표는 확진자를 물 샐 틈 없이 막는 것보다는 새 변이의 유입을 최대한 지연시켜보자는 취지"라며 "홍콩과 마카오까지 중국처럼 대응하기에는 검사 및 대기 역량에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중국에 집중하다가 미국 등에서 급속히 증가하는 오미크론 XBB1.5 변이에 대한 방어에 해이해져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XBB 1.5는 XBB 재조합변이의 하위변이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스파이크단백질의 변이 부위가 9개로, 국내에서 차기 우세종으로 유력한 BN.1,이나 BQ.1.1의 변이부위가 6개인데 반해 더 높다.

지난주 미국 내 신규 감염자 중 XBB.1.5 검출률은 40.5%로 일주일 만에 2배가량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해 12월8일 처음 발견된 후 국내 전파 사례 6건, 해외유입 7건이 확인됐다.

신상엽 위원은 "XBB1.5 변이는 현재까지 보고된 변이 중 면역회피력이 가장 높고 전파력도 높기 때문에 이부실드 등 중증 면역저하자용 항체치료제가 쓸모 없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중국이 전세계적으로 유행을 퍼뜨리고 있고 면역회피력이 높은 변이가 나온 만큼 2월까지는 전장유전체 분석 역량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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