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실 영상유출' 성형외과 병원장 "2차 피해 막아달라"
"대부분 재수술 환자…참담하고 무력감"
"영상 보유·유포돼 2차 피해 가지 않길"
[수원=뉴시스] 박다예 기자 = 최근 진료실에서 촬영된 영상이 온라인에 유출돼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수술실 CCTV. 2023.03.08(사진 = 경기도 제공)[email protected]
A성형외과 병원장은 8일 "환자들의 대부분이 재수술을 위해 방문했는데 이런 일이 발생해 말할 수 없는 참담함과 무력감을 느낀다"면서 "수사에 협조하고 만일 책임져야 할 일이 있다면 대표원장으로서 책임을 지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지인들이 혹시나 (유출된 영상을)찾아보거나 주변에 전달하는 방법으로 환자들에게 2차 피해가 갈 수 있다"면서 "2차 피해를 막기 위해 '지인이 영상을 보유해도 성범죄가 되니 삭제하고 유포하지 말라고 전해달라'고 환자분께 조언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영상은 지워지지 않고 계속 있는 것 아니냐'는 환자분의 말에 어떤 대답도 하지 못하고 위로도 못 해드리는 안타까운 심정"이라면서 "제발 이런 영상을 보유, 유포하는 행위로도 성범죄자가 될 수 있다는 경각심이 일반인들에게 생겨 환자분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다.
병원은 탈의실 영상이 유출된 것으로 알려진 것과 관련해서는 "탈의실 내 자바라(접이식 문)가 쳐진 공간에서 탈의를 하지 않은 환자들의 영상이 짜집기 돼 유포된 것으로 보인다"는 입장이다.
병원장은 "자바라를 치면 인터넷 프로토콜(IP) 카메라에 찍히지 않고, 내부에는 CCTV(폐쇄형 TV) 촬영 중이라는 팻말이 있다"면서 "환자 열 명 중 한 명 정도는 자바라를 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 때마다 들어가서 이야기 하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IP카메라는 유·무선 인터넷에 연결돼 있어 영상을 실시간 보내거나 원격 모니터링이 가능하다.
이어 "환자가 옷을 갈아입다가 힘들어 쓰러지거나 (큰 수술 후 다음날 체크하러 오는 경우) 할 때 가까이 있는 여성 간호사나 실장이 빠르게 대처하기 위해 캠을 설치했다"면서 "환자의 귀중품 도난을 막기 위한 목적도 있지만 대부분은 환자의 의료사고 예방을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2017년부터 IP 카메라를 설치해 사용해 온 병원은 향후 CCTV를 설치할 예정이다. 그는 "현재 병원에서 어떤 카메라도 작동하지 않도록 했고, 빠른 시일 내 CCTV를 설치할 예정"이라면서 "유령수술을 막고 수술과 상담을 한 의사가 처음부터 끝까지 책임지는 것을 목표로 수술실 내 CCTV를 반드시 설치해 병원 내부에서 보호자에게 안전하게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유출된 영상은 지난달 24∼28일 이 병원 진료실과 탈의실에서 촬영된 것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 수십 명이 진료 상담을 받거나 시술을 받는 모습 등이 담겼다. 경찰은 외부 해킹으로 영상이 유출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비정상적 로그 기록 등 범죄 정황을 확인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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