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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 임금격차 OECD '꼴찌'…"직장 내 차별 여전해요"

등록 2023.03.08 16:40:49수정 2023.03.08 19:0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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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성별 임금격차 31.1%…26년째 OECD '꼴찌'

"직급 높을수록 여성 찾기 힘들어…경력단절 심각"

"결혼하고 임신하면 아예 퇴사하는 경우가 많아"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무소속 윤미향(왼쪽부터)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이수진 의원이 세계여성의 날인 8일 서울 종로구 주한 일본대사관 앞 평화로에서 열린 제1586차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수요시위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3.03.08. myjs@newsis.com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무소속 윤미향(왼쪽부터)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이수진 의원이 세계여성의 날인 8일 서울 종로구 주한 일본대사관 앞 평화로에서 열린 제1586차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수요시위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3.03.08.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준호 임철휘 기자 = "출산 휴가를 다녀온 친구들은 상대적으로 월급도 적고 진급도 당연히 늦어요. 고과평가는 다른 사람들을 깔아주는 역할 같아요."

사회 전반에 걸쳐 여성 인권과 지위 향상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으나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여전히 국내에서도 성별에 따른 임금격차가 존재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여성계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2021년 기준, 성별 임금격차'에서 한국의 성별 임금격차는 31.1%로 조사됐다. 남성이 100만원을 받을 때 여성은 68만9000원을 받는다는 의미다. 우리나라는 OECD 회원국으로 가입한 지난 1996년 이후 26년째 이 부분 '꼴찌'다.

국내 IT대기업에 재직하는 30대 여성 이모씨는 "출산 휴가를 다녀오면 고가평가에서 불이익을 받는 것 같은 의심이 든다"며 "여성 팀장들만 보더라도 자녀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고 토로했다.

중소기업에 재직 중인 박모(34)씨는 "직급이 높을수록 여성을 찾아보기가 힘들다. 이 부분만 보더라도 경력단절이 상당히 심각하다고 느낀다"며 "뿐만 아니라 힘들게 돌아온 선배도 동기들과 상당한 임금격차를 느낀다고 토로하는 경우를 많이 봤다"고 전했다.

결혼 2년차를 맞이한 이모(35)씨는 "아이를 갖게 되면 경력단절이 일어나고 재취업이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 때문에 망설여지는 것이 사실이다. 임금격차는 생각할 겨를도 없다"며 "육아휴직도 회사에서 대체근무자를 뽑아야 하는데 눈치가 보여서 잘 쓰지 않는다. 아예 퇴사를 하는 경우도 더러 봤다"고 말했다.

여성들은 경력단절이나 사내에서의 유리천장이 임금격차로 이어지는 등 불평등한 노동 시장 구조가 여전하다고 느끼는 실정이다.

사기업 외에 공적 영역에서도 보이지 않는 성차별이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국회의원 비서관인 20대 여성 이모씨는 "남자는 인턴으로 들어와도 보좌관으로 올라가는 반면, 여성이 대부분인 행정비서관은 15년씩 있어도 8급수 이상으로 올려주지 않는다"며 "남자들과 똑같이 일하는데 진급도 하지 못하고 보람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여성 의원들마저도 여성 보좌관을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며 "결혼하고 출산하면 근무가 힘들어 대체 인력을 뽑아야 하는데 번거롭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미디어 매체에서 묘사되는 여성의 모습이 잘못된 인식을 심어주는 데 한몫을 하고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드라마 제작자 스태프라는 30대 여성 윤모씨는 "드라마 캐릭터를 표현할 때 여성을 생각없는 사람으로 설정하거나 민폐 캐릭터로 설정하는 경우가 많다"며 "클럽 장면을 찍을 때도 10명 중 7명은 헐벗은 여성으로 설정하고 외모 지적도 여성 캐릭터에 집중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여성의 고용 불안정이 임금격차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로 재취업 기회와 가사 분담의 노력이 사회적 차원에서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김윤태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취업 시장에서 보이지 않는 차별이 있고, 취업이 되더라도 결혼이나 출산 이후에 경력이 단절될 수밖에 없다"며 "결국 재취업 시장에는 비정규직만 남게 되고 이로 인해 소득 격차가 발생하게 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나아가 여성이 남성보다 소득이 적다보니 가사노동 분담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하게 된다. 즉, 일과 가정에서 균형을 맞추기 어렵게 된다"고 꼬집었다.

김 교수는 "남성도 육아휴직이나 출산휴직을 통해 아이를 돌보는 등 여성의 가사노동 부담을 줄여나가야 한다"며 "단순히 여성의 문제가 아닌 사회 전체적인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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