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파업불사” 의료계 갈등 부른 간호법…핵심쟁점은 '이것'

등록 2023.04.13 18:19:19수정 2023.04.14 06:39:57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간호협회 “간호법, 부모돌봄법” 입장

의협 “간호사 단독 의료도 가능” 주장

조무사·방사선사 등 “영역 침범 우려”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05회국회(임시회) 제4차 본회의에서 간호법 상정이 무산되자 퇴장하고 있다. 2023.04.13. scchoo@newsis.com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05회국회(임시회) 제4차 본회의에서 간호법 상정이 무산되자 퇴장하고 있다. 2023.04.1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송종호 기자 = 간호법 제정안이 국회에서 다음 본회의로 표결이 미뤄진 가운데 의료 직역단체 간 갈등은 더욱 커지고 있다.

13일 김진표 국회의장은 국회 본회의장에서 “여야 간 추가적인 논의를 거쳐서 합리적인 대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간호법안 대안은 다음 본회의에서 처리하기로 한다”고 밝혔다.

이날 표결은 이뤄지지 않았지만 후폭풍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앞서 이날 간호법이 본회의 상정이 예정되자 대한의사협회를 비롯한 다른 의료 직역단체는 파업도 불사하겠다고 예고했기 때문이다.

대한간호협회 역시 “원안 그대로 통과”를 주장하고 있다. 이어 간호법 불발될 경우에 대해 간협은 “간호법 제정 추진 범국민운동본부와 함께 끝까지모든 수단을 동원해 강력히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간호법 핵심 쟁점은 간호사의 업무 범위에 있다. 우선 간호법의 제정 근거는 현행 의료법은 간호사의 업무를 제대로 포괄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노인 인구가 늘어나고 병원 등 의료기관 밖 돌봄 수요가 증가하는데 반해 현행 의료법이 이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점도 작용했다.

예컨대 현재 의료법 체계에서는 주민센터 같은 비의료기관에 배치된 간호사들이 혈압 측정 등 의료행위를 하는 것은 불법이 된다. 가능한 활동은 건강관리, 상담 등으로 제한돼 있다.

하지만 간호법에는 ‘모든 국민이 의료기관과 지역사회에서 수준 높은 간호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간호에 관해 필요한 사항을 규정함’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간호협회가 ‘간호법=부모돌봄법’이라고 주장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하지만 대한의사협회는 “간호법 제정안 어디에도 간호법이 부모돌봄법이라는 규정은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어 “의사를 비롯한 다른 직역의 역할은 배제하고 오직 간호사만의 업무로 부모돌봄이 되기 위해서는 간호사의 독자적인 의료행위가 가능해야 하는데 간호법 제정안에는 그런 규정이 없다”고 주장했다.

또 의협은 간호법에 ‘지역사회’가 들어간 점도 지적했다. 지역사회가 들어가면 “간호사의 단독 의료 행위나 단독 개원이 가능해질 것”이라는 주장이다.

의협은 간호법이 제정되면 시행령 개정 등을 통해 언제든지 ‘단독 개원’ 등 독소 조항이 나올 수 있다는 입장이다. 간협은 의협의 주장이 억측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간호법이 제정될 경우 현행 의료 체계가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의협은 의료계 종사자 관련 규정을 하나의 의료법으로 묶어뒀는데, 간호법이 제정되면 다른 의료 직역도 이탈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의협 관계자는 “간호법 제정안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한의사법, 물리치료사법 등도 연이어 생길 것”이라며 “의료법이 제 역할과 기능을 잃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간협은 이 같은 주장에 반박했다. 간협 측은 “의료법은 의료기관에만 국한된 것”이라며 “간호업무 개념을 의료법에 억지로 담고있어 간호법을 제정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대한간호조무사협회, 대한방사선사협회, 대한응급구조사협회 등 다른 의료 직역들도 간호법 제정에 반대하고 있다. 간호법을 근거로 간호사가 자신들의 영역에 진입할 수 있는 가능성을 우려한 것이다.

이에 대해 간협은 간호법이 현행 의료법과 동일하게 간호사 면허 업무 범위를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이 같은 우려는 기우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