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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궁화 꽃봉오리' 하나 사라진다…의경, 41년 역사 속으로

등록 2023.04.14 16:49:46수정 2023.04.14 19:4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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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 '마지막 의무경찰' 1142기 208명 전역식

1982년 최초 도입…전경 해체 후 집회·시위도 투입

구타·가혹행위 심해 인권위가 폐지 권고하기도

외출·외박 자유로워 입대 앞둔 청년들 인기 높아

2017년 문재인 정부, 5년간 단계적 감축·폐지 결정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14일 서울 경찰청에서 열린 의무경찰 1142기 합동전역식에서 전역자들이 윤희근 경찰청장에게 전역신고를 하고 있다. 2023.04.14. 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14일 서울 경찰청에서 열린 의무경찰 1142기 합동전역식에서 전역자들이 윤희근 경찰청장에게 전역신고를 하고 있다. 2023.04.1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위용성 기자 = 14일 오후 경찰청에서 1142기 의무경찰(의경) 합동 전역식이 열렸다. 어깨에 무궁화 봉오리 계급장을 단 208명의 마지막 전역과 함께 의경은 41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우리나라 의경은 1982년 제도가 도입된 다음 해 1기(175명)이 최초 입대한 것이 시작이다. 군사정권 시절 급증하는 치안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목적이었다고 한다. 첫 번째 의경 선발시험에는 5520명을 뽑는 데 9178명이 지원했다.

이후 의경은 청사 방호, 교통질서 유지, 범죄 예방 활동 등 치안 업무 보조 역할을 수행해왔다. 지난 2013년 전투경찰순경(전경)이 사라진 후에는 집회·시위 대응에도 투입됐다.
 
의경은 한때 심각한 구타 및 가혹행위가 만연해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2007, 2008년 경찰에 이를 개선하라고 요구했지만 해결되지 않자 2011년 전·의경 제도를 아예 폐지하라고 권고하기도 했다.

시위 현장의 고충이나 내부 부조리 등 논란에도 불구하고, 자유로운 외출·외박 등 일반 군대보다 복무 여건이 낫다는 점 때문에 의경은 입대를 앞둔 청년들에게는 선호도가 높았다. 특히 2010년대부터 의경 처우가 개선되기 시작하면서 입대 경쟁률이 치솟기도 했다. 마지막 기수인 1142기의 경쟁률은 34.1대1이었다. 한 번 떨어지면 입대를 미뤘다 내년에 재응시하는 '의경 재수생'도 심심찮게 등장했다고 한다.

인기가 높아지면서 의경은 사회 유력인사 자제들이 편하게 병역을 마칠 수 있는 통로라는 이미지가 생기기도 했다. 대표적인 사례로 2016년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에게 제기됐던 아들의 특혜 보직 이동 의혹이 꼽히기도 한다.

우 전 수석의 아들은 정부서울청사 경비대에 배치됐다가 두 달여만에 서울경찰청 차장 운전병으로 옮겨 '꽃보직' 논란이 제기됐었다. 당시 국회 국정감사에서 경찰 관계자가 "코너링 등 운전실력이 좋아 뽑았다"고 밝혔다가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의경이 사라지기 시작한 건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17년, 그 다음 해부터 5년간 매년 20%씩 인력 감축 계획을 발표하면서다. 정부는 당시 2만5911명이었던 의경 규모를 단계적으로 줄이고 대신 경찰관 7773명을 뽑아 치안 수요에 대응하기로 결정했다.

이후 2021년 11월18일 입대한 1142기를 끝으로 청년 47만여명이 거쳐간 의경은 더는 볼 수 없게 된다. 이들의 공식 전역일은 다음 달 17일이다.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14일 서울 경찰청에서 열린 의무경찰 1142기 합동전역식에서 전역자들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2023.04.14. 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14일 서울 경찰청에서 열린 의무경찰 1142기 합동전역식에서 전역자들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2023.04.14. [email protected]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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