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영변 핵단지 이외 우라늄 고농축 시설 2곳 운영
원심분리기 1만개 조달, 영변엔 4000개 뿐
영변 핵단지 폐기만으로는 비핵화 무의미
[서울=뉴시스] 영변 핵시설 위성사진. 2021.08.31. (사진=38노스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북한이 평안북도 영변 핵단지에 있는 우라늄고농축시설 외에도 우라늄 농축을 하는 비밀 농축시설 1~2곳을 더 운영하는 것으로 미국의 핵 전문가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 소장이 밝혔다고 미국의 소리(VOA)가 18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올브라이트 소장은 “북한이 가스 원심분리기에 필요한 재료와 장비를 꽤 많이 조달했다”면서, 북한이 최대 1만개에 달하는 원심분리기를 가동하고 있고 이중 4000개는 영변 핵단지에, 나머지 6000개는 다른 비밀장소에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그는 영변 외 핵시설로 의심됐던 ‘강선 핵단지’에 국제사회의 이목이 집중된 탓에 이곳의 원심분리기를 다른 비밀 시설로 옮겨 운영하게 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올브라이트 소장은 북한이 영변과 강선으로 국제사회의 시선을 돌리고 제3의 장소에 원심분리기를 집중 배치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2000년대 초반 6자회담 당시 검증을 위해 파견된 미국과 한국,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으로부터 원심분리기 시설을 감추기 위해 북한이 우라늄 고농축 시설을 영변 이외 지역으로 옮기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이 2004년 파키스탄과 핵개발 협력을 하면서 원심분리기 프로그램을 지원받았으며 6자회담 정신에 위배되는 탓에 지원받았다는 사실을 숨겨야 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올브라이트 소장은 북한이 영변 이외의 우라늄 농축 비밀 시설의 존재를 인정하게 만들지 않고 영변 핵시설 폐기만으로 비핵화를 추진하는 것은 의미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브라이트 소장은 북한이 추가 시설에서 원심분리기 가동을 늘리고 영변에서 시험용 경수로를 가동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이 최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핵물질 증산 지시와 관련이 깊다고 평가했다.
그는 대북제재와 코로나 봉쇄로 인한 해외 조달의 어려움이 서서히 풀리면서 북한의 핵 개발이 더욱 가속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올브라이트 소장은 현재 북한이 최소 약 45기 정도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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