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에서 온 가구 같은 작품…더페이지갤러리, 미샤 칸 개인전
더페이지갤러리, 미샤 칸 개인전 Installation view of Tail End, 2021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인테리어를 압도하는 작품이다"
가구와 오브제, 디자인과 예술품의 경계를 넘나드는 미국 작가 미샤 칸의 한국 두번째 개인전이 서울 성수동 더페이지갤러리에서 열렸다.
4년 만의 전시에 작가는 VR 작업과 미디어 설치까지 확장된 면모를 전한다. 다양한 공예 스튜디오와의 협력을 통해 탄생한 작가의 대표 시리즈들과 함께 조각 15점과 사운드가 포함된 미디어 설치 1점을 전시했다.
의자, 거울, 조명, 테이블 등 가구로서도 기능하는 독특한 작품으로 전위적인 형상을 지니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아상블라주(Assemblage)를 기반으로 한 ‘즉흥적 맥시멀리즘’으로 묘사되는 그의 작업은 외계(미래)에서 온 작품 같다.
Edible Flowers and Forked Tongues (Brunch), 2022 *재판매 및 DB 금지
"우리 몸은 어디에서 끝나고 인공적인 부분은 어디에서 시작될까요? 이 스펙트럼에서 물체는 어디에 존재하는 걸까요? 이 무정형의 모호한 신체 형상은 마치 장기나 부목에 끼워 넣은 보철물처럼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것들이 '우리'가 아니라면 우리의 아바타의 일부일까요? 그리고 우리는 우리가 만든 신전, 즉 인간이 덜 인간이 되어가는 신전에서 우리 자신을 숭배하고 있는 것일까요? 이 물건들은 우리 자신의 유물일까요?"(미샤 칸, 아티스트 노트 (2023))
Fruit Snacks on the Dash, 2020 *재판매 및 DB 금지
Installation view of Misha Kahn solo exhibition *재판매 및 DB 금지
2017년 미샤 칸은 이탈리아에 위치한 테크노젤 스튜디오의 방문 아티스트로 초청 받았으며 이후에도 이들과 지속적으로 작업을 해오고 있다. 생체에 적합한 소재로 평가 받는 '테크노젤'은 베개와 매트리스에 주로 쓰이곤 하는데, 작가는 이를 '대시 위의 과일 스낵(Fruit Snacks on the Dash chair) 의자의 상판, '필러 퀸(Filler Queen)'의 얼굴, '식용 꽃과 갈라진 혀(Edible Flowers and Forked Tongues (Brunch);의 꽃과 길게 늘어진 혀로 탄생시켰다.
'대시 위의 과일 스낵'의 캐스팅 프레임과 동일한 형태를 사용한 '영원히 고착된 번데기 The Ever Sessile Pupa'는 테크노젤 대신 알루미늄 뼈대 위에 칸이 그린 나방 날개 그림이 자수로 놓인 천 쿠션이 장착 되어있다. 차가운 알루미늄과 가볍고 부드러운 실의 대비되는 속성은 재료의 마찰과 불균형을 한 오브제에 담아내고자 하는 그의 의도를 반영한다.
이번 전시에 4.5M의 벽을 가득 채워 설치된 미디어 설치 '공장 The Factory>'은 실시간으로 끊임없이 변화하는 시뮬레이션이다. 디지털 공장에서 새로운 가구를 생산하고 폐기하는 과정을 무한히 보여줌으로써 현대 물질 문화를 비판적으로 투사한다. 수많은 재료와 매체를 자체적으로 발명하고, 조정하며, 가공하는 작가의 무한한 창의력을 엿볼 수 있다. 전시는 10월20일까지.
Misha Kahn *재판매 및 DB 금지
작가 미샤 칸 Misha Kahn은?
2014년 뉴욕 휘트니 비엔날레에서 처음 이름을 알린 미샤 칸은 2021년 디자인 마이애미에서 ‘Best of Show Contemporary Work’ 부문을 수상했고 2022년엔 독일 뮌헨의 빌라 스턱 미술관에서 첫 기관 개인전인 'Wobble Moon. Objects from the Capricious Age'를 여는 등 해외 주요 기관에서 활발하게 전시를 이어가고 있다. 2023년 미국 아트 서바이벌 쇼 ‘The Exhibit: Finding the Next Great Artist’에서 최종 3인에 오르면서 대중들에게도 강력한 인상을 심어 주었다. 작품은 뉴욕 주 코닝 유리 미술관, 텍사스 주 달라스 미술관,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미술관, 텍사스 주 휴스턴 미술관, 켄터키 주 루이빌 스피드 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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