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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 실적 부진에도 TV 수장 나란히 승진…속내는?

등록 2023.12.04 11:56:14수정 2023.12.04 13:2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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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 2위 TV 제조업체, 수요 부진에 국면 전환 나서

중국 추격 거세지자…프리미엄·차세대 개발 경쟁에 속도

[서울=뉴시스]4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삼성전자와 LG전자 인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실적 둔화 위기를 겪고 있는 TV 사업 조직에서 승진자가 나왔다는 점이다. 용석우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과 박형세 LG전자 HE(Home Entertainment) 사업본부장은 최근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사진=삼성전자·LG전자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4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삼성전자와 LG전자 인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실적 둔화 위기를 겪고 있는 TV 사업 조직에서 승진자가 나왔다는 점이다. 용석우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과 박형세 LG전자 HE(Home Entertainment) 사업본부장은 최근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사진=삼성전자·LG전자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인준 기자 =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극심한 실적 부진에도 TV 사업부 수장에 대한 승진 인사를 단행해 주목된다. 소비 침체와 중국산 브랜드 성장으로 TV 시장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체질 개선과 미래 준비에 힘을 싣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최근 인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실적 둔화 위기를 겪고 있는 TV 사업 조직에서 승진자가 나왔다는 점이다. 용석우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과 박형세 LG전자 HE(Home Entertainment) 사업본부장은 각각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中 추격 뿌리쳐야"…TV 사업부 수장, 과감한 승진 인사

그동안 철저한 '성과주의' 인사를 이어온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실적 둔화에도 승진 인사를 낸 것은 그만큼 글로벌 TV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올해 매출 기준 글로벌 TV 시장 1, 2위를 차지했지만, 철통 같았던 시장 지배력이 흔들리고 있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도 세계 1위 자리를 지키겠지만 출하량은 전년 대비 9.8% 감소한 3630만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올해 전 세계 TV 출하량이 전년 대비 2.1% 감소한 1억9700만대로 예상되는 점을 고려하면 삼성전자 감소 폭이 더 크다. 삼성전자는 시장 점유율도 전년보다 1.2%p(포인트) 줄어든 18.5%에 그칠 전망이다. LG전자도 올해 TV 출하량이 전년 대비 7.4% 감소한 2291만대에 그칠 전망이다. 출하량 기준 시장 점유율은 11.6% 수준으로, 4위에 머물 수 있다.

반면 중국 브랜드의 추격은 거세다. 트렌드포스는 중국 업체인 하이센스(Hisense)와 TCL이 올해 2700만대와 2620만대의 출하량을 달성하며 LG전자를 제치고 2위와 3위를 각각 차지할 것으로 본다. 글로벌 TV 수요 침체 상황에서 저가 시장 공략에 나선 결과다. 두 회사의 올해 출하량 전망치는 전년 동기 대비 12.4%, 16.3% 늘어날 조짐이다.

TV 시장 침체…삼성전자 차세대 제품 개발 속도

TV 사업 수장 승진으로 양 사는 사업 체질 개선과 미래 준비에 힘을 실을 방침이다.

삼성전자 용 사장은 지난해 12월부터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부사업부장을 맡아 한종희 DX부문장(대표이사 부회장)과 함께 기술·영업·전략 등에 걸쳐 사업 성장을 이끌었다는 평가다. 내년에는 경영 일선에 나서며 TV 시장 수요 침체 대응 전략에 골몰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의 경우 중국의 추격이 거센 LCD(액정표시장치) TV 시장에서 어떻게 돌파구를 마련할 지 주목된다.

삼성전자는 TV용 LCD 패널 가격 상승으로 인해 수익성이 악화하는 가운데, 고물가 영향으로 8K, 미니 LED, QLED TV 등 프리미엄 제품의 판매에 어려움이 커졌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 11월11일 중국의 광군제 기간에 LCD TV 판매는 전년 대비 22%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TV 제조사들은 대형 제품 비중을 높이고, 적자 모델 퇴출을 가속화해 수익성 확보에 나설 것으로 예상한다.

미래 준비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 시장 재진출 2년 만에 출하량 기준 시장 점유율이 16.6%까지 높아질 전망이다. 출하량은 89만대로 전년과 비교해 153%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 차세대 프리미엄 제품 개발에도 힘이 실릴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차세대 TV로 공들이는 마이크로 LED와 관련, 이번 인사에서 손태용 마이크로 LED팀장(상무)을 부사장으로 승진시키기도 했다.

OLED 부진에…LG전자도 플랫폼 기업으로 체질 개선 중

LG전자도 TV 사업 체질 개선에 주력할 전망이다.

이번에 승진한 박 사장은 프리미엄 제품군과 webOS(모바일 운영 체제) 플랫폼을 앞세워 사업 포트폴리오 업그레이드 및 수익성 개선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올해 LG전자는 주력 제품인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 판매가 전년 대비 30%가량 감소하는 등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매출 구조 다각화를 모색 중이다.

특히 중국 업체들의 저가 LCD TV 가격 공세 속에서 고가 제품인 OLED TV의 대대적인 할인 판매에 나서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TV 업계는 올해 대규모 할인 행사를 벌이고 있지만 전 세계 TV 출하량이 1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돼 실적 둔화 우려가 크다. 내년에 파리 올림픽, UEFA 유로 2024 등 대형 스포츠 이벤트가 있지만 아직은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다.

이에 LG전자는 '미디어&엔터테인먼트 플랫폼 기업으로의 전환'을 선언하고, TV를 넘어 플랫폼, 콘텐츠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박형세 LG전자 HE사업본부장은 지난 9월 열린 webOS 파트너 서밋 2023에서 "OLED TV 10년의 리더십과 스마트 TV 플랫폼 webOS 기술 혁신을 바탕으로, 고객에게 더 나은 삶을 위한 차별화된 콘텐츠와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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