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슈퍼 화요일 앞두고 지지세 과시…"바이든 최악"[2024美대선]

트럼프, 슈퍼 화요일 사흘전 버지니아 유세

민주당 강세 지역이지만 최근 변화 기류

바이든 비판 땐 환호성…"화요일에 투표하라"

[리치먼드(버지니아주)=뉴시스]이윤희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버지니아주 주도인 리치먼드의 컨벤션센터에서 유세를 열고 발언하고 있다. 2024.03.03. 

[리치먼드(버지니아주)=뉴시스] 이윤희 특파원 = "트럼프, 트럼프, 트럼프, 트럼프"

2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버지니아주 주도인 리치먼드의 컨벤션센터 일대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름이 울려퍼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 유세를 직접보기 위해 버지니아주 전역에서 몰려든 지지자들이 행사를 기다리면서 흥에 겨워 외치는 소리였다.

유세 예정 시간은 오후 6시였으나, 오후 3시께 이미 일대는 북새통을 이뤘다. 출입구에서 시작된 입장줄이 건물 모서리에서 한번 꺾어져 다시 끝까지 닿았고, 길 건너편에서 거꾸로 늘어섰을 정도다.

대권주자 도널드 트럼프의 존재감을 엿볼 수 있는 장면이었다.

수천명의 지지자들은 붉은색 모자, 티셔츠 등을 갖춰입었고 팻말이나 깃발, 패치, 귀걸이 등도 눈에 띄었다. 인종차별의 상징으로 꼽히는 남부연합기 역시 심심치 않게 목격됐다.

미 인구조사국에 따르면 버지니아주 백인 비율은 68% 수준이지만, 이날 유세장에 모인 이들은 거의 모두가 백인이었다. 간혹 아시아계 미국인이 보였고, 매우 드물게 아프리카계 미국인도 있었다.

[리치먼드(버지니아주)=뉴시스]이윤희 특파원 = 2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버지니아주 주도인 리치먼드의 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유세에 참석하기 위해 지지자들이 긴 줄을 늘어서 있다. 2024.03.03.

버지니아주는 2004년 대선까지만해도 공화당 우위 지역이었으나, 2008년부터는 내리 네번을 민주당 후보들이 모두 승리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6년과 2020년 모두 패배했고, 경합주로 분류되지도 않는다.

다만 이번 대선에서는 심상치 않은 기류가 있다. 지난 1일 발표된 미국 정책연구원(IPOR) 여론조사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이 4%포인트 앞서는데 그쳤다. 2021년 11월 치러진 주지사선거에서는 공화당의 글렌 영킨 주지사가 선택받기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른바 '슈퍼 화요일(5일)' 직전 유세지중 하나로 버지니아주를 선택한 것도 이 같은 분위기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이날 유세장에서 만난 조안나(68)씨는 "2020년과 달리 이번 선거에서는 더 많은 정보가 알려지고, 진실이 드러나고 있다. 결과도 다를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여자친구와 함께 온 필립(36)씨도 "버지니아가 블루 스테이트(민주당 성향)처럼 돼 있지만 엄청나진 않아도 분명히 변화가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인 만큼 바이든 대통령에 대해서는 하나같이 혹평을 쏟아냈다.

돈(51)씨는 "바이든은 일단 너무 늙었다"면서 "물가를 매우 뛰게 만들었고, 국경은 처다보기도 어려운 수준이다. 불법체류자들이 몰려오고 있다. 그런데도 세금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기소하려고 애를 쓰고 있다"고 평가했다. 조안나씨는 "꼭두각시이며, 범죄자"라고 촌평했다.

[리치먼드(버지니아주)=뉴시스]이윤희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버지니아주 주도인 리치먼드의 컨벤션센터에서 유세를 열고 발언하고 있다. 2024.03.03.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예정시간을 40여분 넘겨 무대에 모습을 드러냈는데, 그야말로 열렬한 지지가 쏟아졌다. 미국 애국가요인 '갓 블레스 USA'에 맞춰 등장하자 행사장에 운집한 수천명이 자리에서 셔터를 눌러냈고, 상당수가 목놓아 노래를 따라불렀다.

바이든 대통령을 비난하거나 조롱할 땐 예외없이 환호성이 쏟아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지자들에게 다가오는 5일 반드시 투표에 나서라고 독려했다. 슈퍼 화요일인 5일에는 버지니아주를 비롯해 15개주에서 동시에 공화당 경선이 치러진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화당 초반 경선에서 연전연승하며 사실상 대권후보 자리를 굳힌 상태인데, 본선에서의 경쟁력을 드러내기 위해 오는 5일 슈퍼 화요일에도 압도적인 승리가 필요하다고 보고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1월5일은 미국 역사상 가장 중요한 날이다. 우리나라는 무능한 대통령 때문에 파괴되고 있다"며 "부패한 대통령이며 우리가 경험했던 것 중 최악의 대통령이다. 우리는 신호를 보내야하며 화요일에 투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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