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인 인터뷰]김부겸 "더민주 호남 참패는 민심이 이대로는 정권교체 불가능하다고 본 것"
김 당선인은 아울러 "호남민들이 이번에 정말 눈물겨운 선택을 보여줬다. 그 마음을 잘 이해하고 받들어야 한다"면서 "그런데도 아직 (일부에서) 제 논에 물 대기 식으로 왜곡하고, 호도하는 식의 '해석 투쟁'을 벌이는 데 대해 정말 안타깝다"고 말했다. 다음은 김 당선인과의 일문일답.
- 더민주의 호남 완패 결과를 어떻게 받아들이나.
"호남 전패에 담긴 민심을 다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수권정당으로서의 희망이 부족하다' 또는 '새로운 대안이 필요하다' 는 메시지가 담겨 있지 않나 해석하고 있다. 호남에서 볼 때 야당이 이대로 가서는 정권 교체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그래서 국민의당이라는 제3의 선택지로 우리 당에 경종을 울렸다고 생각한다. 그 마음을 잘 이해하고 받들어야 한다. 그런데도 아직 제 논에 물 대기 식으로 왜곡하고, 호도하는 식의 '해석투쟁'을 벌이는 데 대해 정말 안타깝기 짝이 없고 답답하기 이를 데 없다."
- 대선을 앞두고 벌써부터 야권통합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두 야당이 협력과 경쟁을 기본으로 유지하면서 상호 신뢰를 회복해 가는 것이 우선이다. 대선을 맞아 정권교체라는 대의 앞에 하나 될 수 있는 방법을 찾아가야 한다. 이러한 과정 없이 성급하게 야권 통합을 논한다면 서로에게 상처만 남길 것이다."
-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결선투표제를 주장하고 있다. 3자 구도로 대선이 치러질 가능성은.
"결선투표제 등의 방법은 여당의 반대로 도입이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다. 대선이 가까이 다가오고 후보 단일화나 야권통합이 국민 여론으로 뒷받침된다면 정치권의 의지와 무관하게 다시 전면에 등장할 것이다. 방법론 적인 부분은 그 때 가서 조건과 환경이 성숙해지면 여러 방안을 검토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 더민주의 이번 총선 결과를 어떻게 보나.
"냉정하게 보자면 이번 선거를 통해 야권 지지층은 더민주에 대한 신임을 유보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번 총선에서 우리 당의 예상치 못했던 성과는 새누리당 정권에 대한 국민들의 견제 심리 덕분이다. 우리가 잘해서가 아니라 반사이익이 컸다는 것이다. 혹시라도 우리 당이 이런 현실을 인식하지 못하고, 수도권 승리 앞에 자만한다면 다음에는 국민들의 더 엄중한 심판이 내려질 것이다."
- 차기 대권 후보로 꾸준히 본인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김부겸이란 정치인이 어디에 가장 잘 쓸모가 있는지를 고민 중이다. 선거 과정에서 대구의 변화를 약속했고, 더민주의 의 당풍 쇄신을 통해 한국 정치 전반의 공존과 통합의 시대로 나아갈 것을 주창했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정치 일정을 감안해서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을 할 생각이다. 다만 아직은 대선 출마를 이야기할 때는 아닌 것 같다.
- 당 대표 후보군으로도 꼽히고 있는데.
"대구라는 땅에 발을 붙이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 조금 이름이 났다고 해서 바로 허공에 붕 떠서 다니면 아마 대구 시민이나 수성 구민이 노여워 할 것이다. 지역구민이 이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조금씩 들어 볼 생각이다."
- 당에서는 정부의 구조조정 방침과 관련 해 TF를 설치키로 하는 등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김종인 대표의 현실 인식에 공감한다. 다만 야당의 입장에서 구조 조정이라는 문제를 단순하게 기업의 관점에서만 접근해서는 안 된다. 구조조정 대상자인 노동자들과 그 가족들에 대해 사회적으로 함께 책임을 나누어지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이에 대한 성숙한 고민과 올바른 답변도 함께 내놓아야 한다. 사회적 안전망에 대한 면밀한 대책이 있어야 한다."
- 이번 총선에서 30년 간 유지돼 온 지역구도가 흔들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 정치의 고질인 지역주의가 흔들리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지금까지 지역독점의 정치구도에서는 국민에게 선택권이 없었지만, 이번 총선을 통해 독점의 정치구도가 무너졌다. 이제부터는 영남과 호남 모두에서 여야 간 치열한 경쟁시대가 시작됐다고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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