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댓차이나-알리바바 제국①] "난 아직 배고프다"…中 최고 부자 '마윈', 사업 전방위 확장
【서울=뉴시스】김진아 기자 = 마윈 알리바바 그룹 회장이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양재aT센터에서 열린 '중국 알리바바그룹 티몰(T-Mall) 한국관 개통식'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티몰 한국관은 앞으로 한국 업체에 중국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하게 되며 중국 소비자는 이곳에서 100개 이상의 한국 브랜드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 2015.05.18.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진영 기자 = 전자상거래업 사업으로 중국 최고의 부자가 된 알리바바 마윈 회장. 그는 이에 안주하지 않고 최근 잇따라 해외로 전자상거래 사업을 넓히면서 금융, O2O, 미디어, 영화, 스포츠, 로봇 등 미래 신성장 산업에도 전방위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알리바바 제국'을 건설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동남아시아 전자상거래 시장 맹주 등극
마 회장은 지난달 동남아시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라자다를 품에 안았다. 상가포르에 본사를 둔 라자다의 지분 67%를 10억 달러(약 1조1000억원)에 사들인 것이다. 라자다는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태국, 베트남, 싱가포르 등 동남아에서 온라인으로 의류 등 물건을 판매하는 업체로 '동남아의 아마존'으로 불린다. 라자다의 연 거래규모는 13억6000만 달러로(1조6000억원)다.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의 성장이 둔화되고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마 회장은 급성장하고 있는 동남아까지 사업 영토를 확장한 것이다.
◇ 알리페이로 中 간편결제 시장 장악…핀테크 사업 박차
알리바바는 간편결제 알리페이(支付寶)를 운용하는 마의금복(蚂蚁金服·Ant Financial·개미금융서비스라는 뜻), 온라인 은행인 마이뱅크, 머니마켓펀드(MMF)인 웨바오 등을 계열사로 거느리면서 핀테크(fintech·금융과 정보기술의 결합) 분야에서 글로벌 선두에 있다.
특히 마의금복은 지난달 45억 달러의 2차 자금조달에 성공해 이목이 쏠렸다. 지난해 1차 외부 펀딩을 통해 450억 달러로 평가됐던 마의금복의 기업가치는 이번에 600억 달러(68조원)로 급등했다.
이에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는 "우버나 샤오미와 맞먹는 기업 가치"라고 평했다. 중국 현지 매체 화부재경은 중국의 대표 IT업체이자 알리바바의 경쟁사인 바이두(Baidu)의 기업가치인 660억 달러에 육박한다고 전했다.
마의금복의 성공적인 대규모 자금 조달은 온라인 결제 시스템 알리페이와 인터넷 금융 서비스 확장에 따라 기업 가치가 빠르게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알리페이는 중국 온라인·모바일 결제시장에서 거래액 기준으로 약 60% 점유율을 기록, 1위다.
마 회장은 또 중국의 대표 금융 플랫폼 IT 기업인 항생전자(恒生电子·Hundsun Technologies)를 소유하고 있다. 이에 따라 향후 제공할 핀테크 서비스에 대한 기대를 키우고 있다. 마 회장이 90% 이상의 지분을 보유한 투자사 저장융신(浙江融信)은 2014년 4월 항생전자의 지분 20%를 취득, 최대주주다.
◇ 택시, 배달앱, 소셜커머스 등 O2O 사업 공격적 M&A
마 회장은 O2O(온라인 오프라인 연계 사업) 분야에서도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을 단행하고 있다. 알리바바는 지난달 음식 배달 앱인 어러머(饿了么·ele.me·'배고프냐'는 뜻)에 12억5000만 달러(약 1조4400억원)를 투자했다고 발표했다. 2009년 설립된 어러머는 가맹 업체 수가 약 50만 곳에 달하는 중국 최대 음식배달 업체다. 음식 배달업을 주도하고 있는 텐센트에, 자사의 배달 플랫폼인 커우베이(口碑)가 뒤처짐에 따라 어러머를 사들여 반격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알리바바는 텐센트, 중국 국부펀드인 중국투자공사(CIC), 핑안보험 등과 함께 중국 최대 차량 호출 앱 '띠띠추싱'(滴滴出行·옛 띠띠콰이디)의 주요 주주이기도 하다. 띠띠추싱은 중국 차량 호출 앱 시장을 90% 이상 장악하고 있다. 중국 차량 호출 앱 시장을 양분해왔던 띠띠다처와 콰이띠다처가 작년 2월 합병해 띠띠추싱을 세웠다.
알리바바는 또 지난 2월 미국의 소셜커머스 원조 기업 '그루폰'(Groupon)의 지분 5.6%(3300만주)를 사들여 4대 주주가 됐다.
◇ '미디어 황제' 야심
미디어 사업에도 보폭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그는 중국 대표 경제 매체인 차이신(財新)의 지분 인수를 추진 중이다. 차이신은 탐사보도로 유명한 민영언론사이며, 매달 발표하는 중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중국 정부가 발표하는 PMI보다 더욱 신뢰도가 높다. 동시에 중국 2대 뉴스 포털 사이트인 신랑망(新浪網·시나닷컴)도 노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마 회장은 작년 말 112년 전통의 홍콩 유력 언론 사우스모닝차이나(SCMP)도 삼켰다. 또 지난해 6월에는 중국 최대 경제지인 제일재경일보(第一財經日報)에 12억 위안(2200억원)을 투자해 2대 주주가 됐다.
콘텐츠가 돈인 시대임에 따라 콘텐츠 확보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마 회장은 지난달 '중국판 유튜브', '중국판 넷플릭스'로 불리는 유쿠투더우(優酷土豆)의 인수 절차를 마무리했다. 인수가는 40억 달러가 넘는다.
그는 또 2014년 영화·투자 제작사인 '알리바바 픽처스'를 세워, 영화사업에 시동을 걸었다. 지난해부터서는 굵직한 할리우드 영화 등에 대규모 투자를 감행해 세계 영화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막강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스포츠 산업에도 손을 뻗치고 있다. 지난해 9월 중국 포털 시나닷컴과 손잡고 '알리바바 스포츠 그룹'을 설립했다. 마 회장은 최근 이탈리아 최고 명문 축구단 AC밀란 인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미래 기술도 마 회장의 투자 목록에 올랐다. 알리바바는 지난 2월 미국의 증강현실 스타트업 '매직립(Magic Leap)'에 2억 달러를 투자, 가상현실(VR) 사업에 뛰어들었다. 작년 6월에는 세계 최초의 감성인식 로봇인 '페퍼'를 판매하기 위해 일본 소프트뱅크, 대만 전자부품 제조업체 폭스콘과 함께 '소프트뱅크 로보틱스 홀딩스'를 설립했다.
중국 유통업계 전문가는 "전자상거래업의 성장세가 주춤해지고 경쟁사들이 공격적으로 치고 올라옴에 따라 알리바바의 신사업 진출은 필연적이다"며 "이렇게 사업을 다양한 분야로 확장하는 것은 시너지와 규모의 경제효과를 낼 수 있겠지만 묻지마식 문어발 확장은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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