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륜女 직장서 '바람났다' 말했다면…法 "모욕 인정"
【서울=뉴시스】이영환 인턴기자 =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2015.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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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불화 초래"…상대 배우자에게 700만원 배상
【서울=뉴시스】강진아 기자 = 배우자와 불륜을 저지른 상대의 직장을 찾아가 그 동료에게 바람을 피우고 있다고 말한 것은 모욕에 해당하기 때문에 손해배상 해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30단독 이경희 판사는 A씨가 불륜 상대의 배우자인 B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B씨가 A씨에게 1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고 31일 밝혔다.
또 B씨가 자신의 배우자와 바람을 핀 A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A씨가 B씨에게 7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이 판사는 "B씨는 A씨가 근무하는 유치원에 찾아가 그곳에 있던 유치원교사 1명에게 A씨가 자신의 남편과 바람이 났다는 취지로 말했다"며 "A씨는 지난해 7월 유치원을 사직했고 B씨 남편의 부모가 A씨의 집에 찾아갔던 사실 등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B씨가 직접적인 이해관계인이 아닌 A씨의 동료에게 A씨가 자신의 남편과 바람이 났다며 사회적 평판을 저해할 말을 해 A씨를 모욕한 사실은 인정된다"며 "B씨의 발언내용과 진위여부, 발언 상대방과 이를 들은 사람 수 등을 고려하면 배상은 100만원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이 판사는 다만 "A씨는 B씨가 찾아와 수많은 동료와 유치원생들이 있는 자리에서 자신을 모욕하는 발언과 폭행을 해 업무를 방해하고 개인공간인 주거의 안정까지 해쳤다고 주장하나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씨가 B씨의 배우자와 일반적인 동료 또는 친구 사이라고 보기 어려운 친밀한 관계를 유지해 B씨 부부의 불화를 초래했다"며 "B씨의 혼인관계를 침해해 그에 대한 정신적 고통에 대해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B씨 부부가 혼인관계 파탄까지 이르지 않은 점, 혼인기간 및 A씨와 B씨 남편간 관계의 지속기간 등을 고려해 배상액은 700만원으로 정했다.
B씨는 1997년 배우자인 C씨와 결혼해 두 자녀를 뒀다.
A씨는 C씨와 2015년 초부터 국내외 여행을 함께 다녔고 C씨는 A씨의 집에서 자기도 했다.
이들은 1년이 되지 않는 기간에 7000여건의 문자를 주고받으며 '남친', '자갸' 등으로 부르며 가까운 관계를 유지했다. A씨는 또 C씨로부터 소송비용을 받는 등 경제적인 도움도 받았다.
이에 B씨는 "A씨가 C씨와 부적절한 관계를 가졌다"며 "가정이 파탄나진 않았지만 불화가 생겨 정신적 고통을 받아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며 3000만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그러자 A씨는 "B씨가 직장인 유치원에 찾아와 교사들과 유치원생들이 모두 들을 수 있는 자리에서 '꽃뱀' 등 욕설을 했고 머리채를 뜯고 폭행해 타박상을 입었다"며 "가는 곳마다 쫓아가서 망신을 준다고 협박했다"고 주장했다.
또 "이로 인해 직장을 그만뒀고 집에도 찾아와 아파트를 시가보다 낮게 급매해 손해를 입었다"며 8000만원을 청구하는 맞소송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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