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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이번에는 백화점 때리기…"부당하게 이반카 브랜드 퇴출시켜"

등록 2017.02.09 07:2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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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신화/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딸 이반카 트럼프가 딸과 함께 1일 워싱턴 주재 중국 대사관의 춘제 행사에 참석해 그림을 보며 웃고 있다. 2017.02.05 

【워싱턴=신화/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딸 이반카 트럼프가 딸과 함께 1일 워싱턴 주재 중국 대사관의 춘제 행사에 참석해 그림을 보며 웃고 있다. 2017.02.05

【서울=뉴시스】오애리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맏딸 이반카의 브랜드를 퇴출시킨 고급 백화점에 대해 트위터로 공격을 퍼부었다. 처음에는 트럼프 개인 계정에 게재된 이 메시지는 이후 대통령 공식 계정(@POTUS)에 리트윗됐다.

 이반카는 현재 자신이 운영해온 패션 브랜드의 공식직책에서 물러난 상태이다. 하지만 대통령이 가족 구성원의 사업체에 대해 언급한 것은 공직자로서의 의무와 개인 이익 간에 충돌을 일으키는 행동이란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CNN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트위터 계정에 올린 메시지에서 고급 백화점 노드스트롬이 딸 이반카의 패션브랜드를 퇴출시켰다면서 "너무나 부당한 일"이라고 공격했다. 노드스트롬은 지난 주 이반카 트럼프의 패션 및 보석 브랜드와의 거래를 종료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트럼프는 트위터에서 "내 딸 이반카는 노드스트롬으로부터 너무나 부당하게 취급당했다. 내 딸은 굉장한 사람이다. 항상 내가 옳은 일을 하게 만든다. 끔찍하다"고 토로했다.

 트럼프의 이날 발언에 대해 션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도 두둔하고 나섰다. 그는 정례브리핑에서 트럼프 트위터 발언에 대한 입장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통령의 정책에 대한 우려를 그의 가족에게 돌리는 것은 받아들일 수없는 일"이라면서 "대통령은 아버지로서 자식들을 위해 맞설 모든 권리를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노드스트롬 측은 8일 공식 성명을 통해 이반카 브랜드의 퇴출은 "매출 실적을 근거로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해, 특히 지난 해 하반기에 (이반카) 브랜드의 매출이 꾸준히 하락해 사업관계를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반카 트럼프 팀과 매우 좋은 관계를 유지해왔다. 지난 해 우리는 그들과 터놓고 대화를 나눴으며, 이반카는 이미 지난 1월 초에 개인적으로 우리의 결정에 대해 통보를 받았다"고 덧붙였다.

 공직 윤리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발언에 대해 일제히 비판적인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선거법 전문가들로 구성된 초당적 기구인 캠페인 리걸 센터의 책임자인 래리 노블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의 트위터 발언은 선을 완전히 넘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트럼프는 자기 딸의 사업을 도와서는 안되며, 자기 딸과 거래하는 회사를 공격해서도 안된다"면서,트럼프의 이번 발언이 트럼프 자신 및 가족 사업과 관련해 많은 문제점을 드러내는 것임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특히 트럼프가 노드스트롬 백화점을 공격하는 내용을 대통령 공식 계정에 리트윗한 데 대해 노블은 "만약 트럼프가 다른 직책의 공무원이었다면 불법적인 행동일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은 공직자의 이해상충과 관련한 법 적용 대상에서 제외되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통령 역시 공직자는 이해상충을 피해야 한다는 원칙을 준수해야한다고 노블은 강조했다.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딸 이반카와 함께 전용 헬기 마린 원을 타기 위해 걸어가고 있다. 2017.02.02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딸 이반카와 함께 전용 헬기 마린 원을 타기 위해 걸어가고 있다. 2017.02.02

 사업가 출신의 트럼프가 과연 취임 전 약속대로 이해상충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기 위해 자신의 모든 사업으로부터 물러났는가를 둘러싸고는 여전히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는 지난 4일 탐사보도 전문매체 프로퍼블리카가 정보자유법에 따라 트럼프 재단에 공개를 요구해 입수한 문건을 검토한 결과, 트럼프는 맏아들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가지고 있는 재단 운영권을 언제든 회복할 수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이 문건에 따르면 재단을 이끄는 법적 권리는 현재 트럼프 맏아들과 트럼프 오거니제이션 최고경영자(CEO) 앨런 와이셀버그가 가지고 있다. 그러나 문건은 재단의 목적이 "도널드 J 트럼프의 독점적 이득 (exclusive benefit) 을 위한 자산을 보유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트럼프가 재단과 관련해 '(아들 도널드 주니어와 와이셀버그의 권한을)해지할 권한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즉, 트럼프가 언제든 마음만 먹으면 재단을 좌우할 수있는 권한을 가지고 있다는 이야기이다.

 재단 문건을 검토한 로버트 H 시트코프 하버드 법대 교수는 NYT에 "공식적으로 트럼프는 더 이상 (재단의) 소유주가 아니다. 하지만 기능적으로는 여전히 소유주이다"라고 못박았다.

 WP는 이번에 공개된 문건은 워싱턴에 있는 트럼프 호텔과 연관된 재단에 국한한 것으로, 트럼프의 다른 사업체 경우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앞서 트럼프 오거니제이션 측은 대통령이 취임 전 488개 사업체에서 공식적으로 사임했다며 업체 명단을 공개한 바있다.

 그런가하면 WP는 트럼프가 NBC 리얼리티쇼 '어프렌티스'의 이그재큐티브 프로듀서 타이틀을 여전히 보유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제작자는 관례적으로 프로그램으로 발생하는 수익에 지분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트럼프는 프로그램의 제작자 타이틀을 그대로 유지할 경우 일정한 수익을 받을 수 있다. 방송사 측은 트럼프가 해당 프로그램에 대한 제작 지분을 여전히 가지고 있는지 여부, 그리고 지분에 따라 얼마의 배당금을 받는지에 대한 질문에 대답하지 않았다고 WP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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