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문제硏, '헤이그 특사' 이준 열사 안국동 집터 최초 확인
【서울=뉴시스】이준 열사의 집터이자 최초의 부인상점이 있던 안국동 152번지 구역의 현재 모습(하나은행 심벌마크가 부착된 지점)이다. 지금은 옛 지번도 사라지고 그 자리에는 '해영회관'이라는 대형빌딩이 들어서 있다. (사진제공=민족문제연구소)
【서울=뉴시스】박영주 기자 = 을사조약의 부당성을 호소하기 위해 네덜란드 헤이그에 특사로 파견됐던 이준 열사의 집터가 최초로 확인됐다.
민족문제연구소는 서울 종로구 안국동에 있는 이 열사의 집터를 찾아냈다고 23일 밝혔다.
이 열사는 1907년 6월25일 이상설, 이위종과 함께 제2차 만국평화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네덜란드 헤이그로 넘어갔다. 하지만 서구 열강의 외면과 일본의 방해로 회의장에 들어가지 못했다. 울분에 겨웠던 이 열사는 단식 끝에 머물고 있던 호텔 방에서 순국했다.
이 열사의 사위 유자후가 쓴 '이준선생전'을 보면 이 열사는 '북서 안현 11통 17호'에서 고종황제의 특사 신임장을 수여 받았다. 하지만 일제강점기 이후 정착된 지번 주소 체계로는 정확한 주소가 확인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연구소는 과거 신문과 토지조사부 등을 토대로 이 열사의 집터를 연구했다. 그 결과 이 열사의 집터가 우리나라 최초의 부인상점(여자들이 쓰는 물건을 파는 잡화점)이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해당 자료는 이 열사의 18세 연하 후처 이일정이 운영했던 부인상점이 1920년대 중국요리점 '장송루' 자리에 있었다고 밝히고 있다. 연구소는 이를 토대로 이 열사의 집터 지번 주소가 '안국동 152번지'에 해당한다는 결론을 냈다.
이 공간은 1964년 8월 학교법인 덕성학교가 매입했고 1975년 8월 인접지인 안국동 148번지로 통합 말소된 이후 현재는 '해영회관'이 건립돼있다.
이순우 민족문제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올해가 헤이그 특사 사건이 일어난 지 110주년이 되는 해"라며 "일제에 의한 국권침탈의 역사를 잊지 않기 위해서라도 안국동 이준 열사 집터에 문화 유적 표석 하나 정도는 세우는 성의 표시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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