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 날 왔다"…'경영권 분쟁' 한미사이언스, 임시주총
이사 인원 확대 및 신규 선임안 표결
[서울=뉴시스] 한미약품그룹 본사 전경 (사진=뉴시스 DB)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송연주 기자 = 경영권 분쟁 중인 한미약품그룹이 지난 3월에 이어 다시 한 번 경영권 향배를 가를 표결을 진행한다.
28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서울교통회관에서 지주회사 한미사이언스의 임시주주총회가 열린다.
주총 안건은 3자 연합(신동국 회장·송영숙 회장·임주현 부회장)이 제안한 ▲이사회 인원을 10명에서 11명으로 늘리는 정관 변경 건 ▲신동국 회장·임주현 부회장 2인의 이사 선임 건과 ▲회사가 상정한 자본준비금 감액건이다. 이날 표결을 통해 결론을 낸다.
현재 한미사이언스 이사회(총 9명)는 5대4 구성으로, 형제 측(임종훈 대표·임종윤 사내이사)이 우위를 점한 가운데 6대5 비중으로 이사진 구성을 뒤집겠다는 게 3자연합의 목적이다.
다만 이날 분쟁 종식의 기틀을 잡을만한 결론이 나오긴 어려울 거란 관측이 많다. 분쟁을 매듭지으려면 3자연합의 이사회 인원 확대안(정관 변경)이 받아들여지거나, 모두 의결 안돼 형제 측에 우세해야 한다.
현실적으론 3자 연합측 이사 1명이 선임돼 5대5 동수의 이사회를 만드는 선에서 마무리 될 거란 시각이 많다.
한미사이언스의 지분구조는 형제측 25.6%, 3자연합측 33.78%, 친인척으로 분류되는 지분 3.10%, 가현문화재단 및 임성기재단 8.09%, 국민연금이 6.04%를 보유하고 있다. 주주명부 폐쇄 이후 결정된 임종훈 대표 지분 일부 매각, 라데팡스파트너스 지분 확보 등은 이번 주총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재단 측이 이번에도 3자연합 손을 든다면 3자연합 우호지분은 41.87%에 달하게 되지만, '정관 변경'은 출석한 주식 수의 3분의 2 이상과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1 이상 찬성이 필요하므로 부결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게다가 지분 6%를 보유해 캐스팅보트로 거론되던 국민연금도 임시주총 안건에 대해 '중립' 의견을 냈다. 중립의견은 국민연금이 보유한 의결권을 다른 주주들의 찬반 비율에 맞춰 나눠 행사하는 방식이다. 나머지 주주들의 의결권 행사를 따라서 국민연금 의결권이 분산된다.
남은 소액주주의 표심이 더 중요해진 이유다. 소액주주 보유 지분은 9월 말 기준 23.25%다.
출석주주의 과반수 찬성으로 통과되는 두 번째 안건은 통과될 가능성이 높아, 현재의 이사회 정원(10명)에 맞게 신동국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 중 1명이 선임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5대 5 동수의 이사회가 내년 3월 정기 주총까지 대척점에 선 경영을 이어가는 형태로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대주주 및 라데팡스의 지분 변화가 반영된 내년 3월 정기 주총에선 다시 한 번 판세를 뒤집을 표결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현재 3자연합은 사모펀드 운용사 라데팡스를 우군으로 확보하며 사실상 4자연합으로 구도를 개편했다. 라데팡스는 송영숙 회장, 임주현 부회장 및 가현문화재단으로부터 한미사이언스 지분 3.7%를 취득한데 이어, 해외 기관투자자로부터 추가 지분 1.3%를 취득해 한미사이언스 지분 5%를 보유하게 된다.
형제 측은 만일 이사회가 5대5 동수로 재편되더라도 임종훈 대표 체제는 2027년까지 계속되고, 3인연합 측 한미약품 이사의 임기 만료 시 임 대표측 이사를 기용하는 등 영향력을 확대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미사이언스 관계자는 "오늘 주총은 회사의 미래를 위한 중요한 결정을 하는 것"이라며 "주주들께서 현명하게 판단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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