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바게뜨, 노동부 제빵기사 직고용 명령에 '당혹'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고용노동부가 파리바게뜨 불법파견 여부 근로감독 결과를 발표한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의 한 파리바게뜨 앞을 시민이 지나고 있다.고용노동부는 파리바게뜨 본사가 가맹점에서 제빵업무를 담당하는 협력업체 소속 제빵기사 등에게 직접 업무지시를 하는 실질적인 사용사업주로 확인하고 제빵기사 등을 직접고용할 것을 지시했다.그러나 제빵기사들은 본사 뿐 아니라 가맹점주의 지시도 받아야 하는 상황이어서 실질 사용사업주를 누구로 봐야 할지 논란의 여지가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2017.09.21. [email protected]
파리바게뜨를 운영하는 SPC그룹 관계자는 이날 뉴시스와 가진 전화통화에서 "가맹점과 관련 종사자들의 상생을 위해 법 규정에 따라 상생 노력을 해왔는데 이런 노력이 전혀 고려되지 않은 것 같아 상당히 당혹스럽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본사가 제빵기사를 직고용하도록 한 것에 대해서는 "본사에서 직고용을 하면 이 역시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파견법)에 위배되는 것일 수 있다"며 "제빵기사를 본사가 직고용해도 가맹점에서 일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현행 파견법은 경비, 청소 등 32개 업종에만 파견근로를 허용하며, 제빵기사는 파견근로가 허용되지 않는다.
파리바게뜨 본부가 직접 고용을 하더라도 제빵기사들이 가맹점에서 일을 해야 하고, 이 경우 가맹점주의 직접 업무지시는 위법이 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가맹점주가 제빵기사에게 업무지시를 할 수 밖에 없어 또다른 불법파견 논쟁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SPC측은 가맹업주들의 부담이 증가하고, 또다른 파견법 위반 가능성이 있는 만큼 가능한 모든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상황이다. 법적 대응에 나설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고용부는 본사가 파리바게뜨 가맹점에서 제빵업무를 담당하는 협력업체 소속 제빵기사에게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을 통해 직접 업무지시를 하는 등 실질적인 사용사업주로 확인됐다는 것을 이유로, 제빵기사들을 본사인 파리크라상이 직접 고용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노동부는 제빵기사들이 근로계약을 맺은 것은 협력업체인데, 근로계약을 맺지 않은 본사가 제빵기사 등에게 사실상 직접 업무를 지시한 것은 '파견법' 위반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제빵기사 업무는 파견대상 업무가 아니며, 제빵기사를 파견근로 형태로 운용하는 경우 사용사업주는 직접 고용의무가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고용부는 파리크라상에 제빵기사 4362명 등 총 5378명을 직접 고용할 것을 지시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사법처리 및 과태료를 부과하기로 했다.
이번 사례는 그동안 계속돼온 프랜차이즈 업계 불법파견 논란에 대한 정부의 첫 판단으로, 프랜차이즈 업계 전반에 큰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고용부는 파리바게뜨를 시작으로 프랜차이즈 업계 전반의 근로감독이나 실태조사 등을 통해 들여다본다는 방침이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