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NHK·마이니치 "유네스코, 위안부 자료 기록유산 등재 보류"
【수원=뉴시스】이정선 기자 = 19일 오전 경기 수원 권선구 곡반정동 차고지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기리는 '평화의 소녀상'이 92번 버스 의자에 설치되어 있다. 2017.10.19. (사진=수원시청 제공) [email protected]
일본 언론에 따르면 IAC 관계자는 26일 이뤄진 비공개 회의에서 한국과 중국 등이 신청한 위안부 자료 2건에 대해 논의한 결과 관계국들 간의 대화가 필요하다며 결정을 미루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이리나 보코바 유네스코 사무총장이 보류 여부에 대한 최종 결정을 내리게 되지만 현재로선 위안부 자료의 등재 결정이 보류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내년부터 세계기록유산과 관련해 이견이 있을 경우 '당사국간 대화를 촉구하며 심사를 최장 4년 동안 보류한다'는 새 심사제도가 적용되는만큼, 일본군 위안부 자료의 세계기록유산 등재는 내년에도 일본의 반대로 사실상 불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압둘라 알라이시 IAC 의장이 위안부 자료 등 관계국의 이의가 제기된 안건의 심사를 연기할 것을 이리나 보코바 유네스코 사무총장에게 요구한 것이 알려지면서, 사실상 일본의 압력으로 이번 심사에서 위안부 자료의 등재가 보류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 아니냐는 자조섞은 전망도 나온 바 있다.
일본 정부는 한국·중국 등의 시민단체가 지난해 5월 신청한 위안부 자료가 세계기록유산의 심사 대상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 총력을 기울여왔다. 특히 일본은 유네스코 분담금 지급을 거부하면서 "관계국 간 견해가 대립할 경우 당사국들이 사전협의를 하며, 그래도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심사를 연기해 최장 4년간 협의를 계속한다"는 항목을 넣은 세계기록유산 심사제도 개혁안이 통과되도록 압력을 넣어왔다.
지난 18일 유네스코에서 일본이 추진한 개혁안이 결국 만장일치로 채택됐고,이에 따라 위안부 자료 등재 여부에 영향을 줄지에 관심이 집중됐다. 이날 일본 정부 관계자는 아사히와의 인터뷰에서 위안부 자료 등재와 관련해 "(세계기록유산의) 정치적 이용을 피하자는 내용이 개혁안에 들어간만큼 이에 따른 판단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해 위안부 자료가 새로운 심사제도 대상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등재되지 않게 하기 위해 전방위로 외교전을 펼칠 것임을 시사했다.
프랑스 파리에서 IAC 회의가 열리면서 일본 정부의 외교전은 더 치열해졌다.
27일 한 일본 기자는 뉴시스에 지난 24일 노규덕 외교부 대변인이 "우리 정부는 (위안부 기록물이)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히자 일본 정부가 외교 루트를 통해 즉각 "한국 정부가 등재를 위해 노력하는 것은 2015년 위안부 합의에 위반된다"며 항의했다고 전했다. 24일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유네스코 집행위원회의 결의(개혁안)는 정치적 긴장을 회피하도록 요청하고 있다"면서 위안부 자료의 등재 반대 입장을 재확인하기도 했다.
일본은 유네스코에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분담금을 지급하는 국가로, 그간 유네스코가 자국에게 불리한 결정을 할 때마다 분담금 지급을 연기하며 유네스코에게 압력을 가하는 수단으로 활용해 왔다.
지난 2015년 10월 중국이 신청한 난징대학살 기록이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됐을 당시 일본 정부는 “양국의 견해 차이가 있는데도 중국의 일방적 주장을 유네스코가 따랐다"며 "극도로 유감스럽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이후 일본은 유네스코에 심사제도의 개혁안을 요구해왔다.
게다가 지난달 미국이 유네스코 탈퇴를 결정하면서 일본의 유네스코에 대한 입김이 더 세질 것으로 전망됐다. 당시 극우성향의 산케이신문은 "위안부 자료가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되면, 일본 국내에서는 유네스코 분담금 지급 중단을 요청하는 목소리가 높아질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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