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3개법 근거로 北 테러지원국 재지정…4개 제재 자동부과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각료회의에서 미국 정부가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하는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2017.11.21
미국의 테러지원국 지정은 어떻게 이뤄지며, 테러지원국으로 지정되면 어떻게 되나?
국무부는 매년 4월30일까지 국가별 테러보고서를 의회에 제출해야 한다. 이 보고서에서 국무부는 수출관리법 6섹션의 j항, 무기수출통제법 40섹션, 외국지원법 620섹션 A항 등 3가지법의 규정에 따라 어떤 나라가 반복적으로 국제테러행위를 지원했는지 결정해야 한다.
국무부에 의해 테러지원국으로 결정된 나라에 대해서는 4가지 제재가 부과된다. ▲ 미국의 외국 지원에 대한 규제 ▲ 방산제품의 수출 및 판매 금지 ▲ 이중 목적으로 사용될 수 있는 제품들의 수출 통제 ▲ 다양한 재정 및 기타 규제 등이다.
테러 지원국가로 지정되면 이밖에도 개인과 국가기관 등에 대한 다른 제재가 부과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대한 추가 제재가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듯이 곧 북한에 대한 미국의 새로운 제재 조치가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추가 제재의 효용성에 대해서는 큰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현재 테러지원국가로 지정된 나라는 이란(1984.1.19)과 수단(1993.8.12), 시리아(1979.12.29) 3개국뿐이었지만 이번에 북한이 재지정되면서 4개국으로 늘었다.
국가별 테러보고서는 2004년부터 작성되기 시작했으며 그 이전에는 '세계 테러의 패턴'이라는 제목으로 3년 간 보고서가 작성됐었지만 2004년부터 국가별 테러 보고서로 바뀌었다.
보고서는 각 국가별로 어떤 테러 행위들이 일어났고 어떤 나라가 국가적으로 테러를 지원했는지, 어떤 나라들이 테러와의 전쟁에 특별히 관심을 보이는지 등에 대해 보고해야 한다. 보고서는 또 다국간 반테러 협력에 대해서도 보고하도록 돼 있다.
보고서는 이와 함께 미국인의 사망이나 납치, 부상에 책임이 있는 테러 단체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2005년부터는 테러범들의 은신(도피)처와 대량파괴무기 구입 노력 등과 함께 테러 단체별로 살해 또는 부상당한 숫자도 보고하도록 했다.
북한이 처음 테러지원국으로 지정된 것은 지난 1988년이었다. 1987년 발생한 대한항공 858기 폭파 사건이 결정적 원인이었다. 바그다드를 출발해 서울로 향하던 858기는 안다만 해상에서 공중폭발해 탑승자 115명 전원이 사망했고 북한 공작원의 소행인 것으로 드러났다. 1983년 미얀마 아웅산에서 일어난 폭파 사건으로 한국인 17명과 미얀마인 4명이 숨진 것도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하게 만들었다.
북한은 20년 간 테러지원국으로 지정돼 있다가 2008년 테러지원국에서 해제됐다. 조지 W 부시 당시 미 대통령은 북한이 1987년 이후 어떤 테러범도 지원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테러를 지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며 북한을 테러지원국에서 제외했다. 하지만 미 행정부가 핵 문제를 놓고 북한과의 협상을 진전시키기 위해 취한 조치라는 추측이 강력했었다. 북한은 당시 영변 원자로를 재가동시키지 않는다고 부분적으로 합의했었다.
북한 테러지원국 해제는 많은 논란을 불렀었다. 북한이 직접 주요 테러에 연관되지는 않았다 해도 테러범들과의 무기 거래에 능동적으로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의심되는데다 테러로 규정될 수 있는 기타 위협이나 암살 등에 관련돼 있다는 주장들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2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명백한 테러로 규정된 김정남 암살 사건이 터졌고 지난 6월에는 17개월 간 북한에 억류돼 있다 미국으로 풀려났던 대학생 오토 웜비어가 며칠 만에 사망하면서 결국 이번 테러지원국 재지정으로 이어졌다고 할 수 있다.
한편 테러지원국의 테러 공격으로 희생된 미국인들의 가족들은 미국 법원에 테러지원국을 상대로 한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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