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진상조사단, '임은정 성추행 피해' 폭로도 조사 검토
【서울=뉴시스】임태훈 기자 = 서지현 창원지검 통영지청 검사가 폭로한 성추행 사건의 진상 조사를 맡게 된 조희진 서울동부지검장이 지난 1일 오전 서울 송파구 동부지방검찰청 대회의실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18.02.01. [email protected]
조사단 "특정인 사건 배제 안 해" 입장
서지현 검사 사건 주변인 조사 본격화
외부위원들로 조사위원회 조만간 구성
【서울=뉴시스】강진아 기자 = 검찰 '성추행 사건 진상규명 및 피해회복 조사단'이 임은정(44·사법연수원 30기) 서울북부지검 검사가 폭로한 성추행 사건도 살펴볼 계획이다.
5일 조사단은 임 검사가 이날 검찰 내부통신망 '이프로스'에 게시한 성추행 사건과 관련해 자료 등을 확보해 검토할 예정이다. 조사단 관계자는 "특정인의 사건을 배제하거나 할 생각이 없다"며 "조사를 다 한다고 말할 단계는 아직 아니다. (임 검사 사건도) 검토 대상"이라고 밝혔다.
임 검사는 게시글에서 지난 2003년 5월 대구지검 경주지청 근무 당시 A부장검사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밝혔다. 임 검사는 당시 A부장검사가 만취한 자신을 집에 데려다주는 과정에서 집앞에서 강제로 입맞춤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임 검사가 지청장에게 찾아가 강하게 항의하자 A부장검사는 사표를 제출했다.
또 2005년 부산지검 근무 당시 전직 검사 출신의 변호사가 주최한 저녁 자리에서 B부장검사가 임 검사에게 강제로 2차 자리 참석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임 검사는 이후 B부장검사가 성매매를 갔고 정식 문제 제기를 했지만 감찰에 착수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임 검사는 2007년 전국 여검사 모임에서 이 같은 내용을 밝혔지만 맏언니격인 조희진(56·19기) 서울동부지검장이 적절한 조치를 취해주지 않았다며 조사단 단장 자격에 이의를 제기했다. 앞서 임 검사의 사퇴 요구에 조 지검장은 "수사결과로 말하겠다"며 선을 그었다.
조사단은 우선 서지현(45·33기) 창원지검 통영지청 검사가 폭로한 성추행 사건을 진상 조사하면서 검찰 내 성추행 의혹 등 성폭력 관련 사건 전반을 살펴볼 계획이다.
【서울=뉴시스】 임은정 서울북부지검 검사(사진=임은정 검사 페이스북)
이를 위해 검찰 내 발생한 성희롱·성추행·성폭행 등 관련 사건의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 개선도 함께 진행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조사단은 지난 2015년 한 재경지검에서 남자 검사가 회식 자리에서 후배 여검사를 상대로 한 성추행 의혹 사건도 대검찰청으로부터 자료를 넘겨받아 검토하고 있다.
조사단은 전날 서 검사의 참고인 조사를 시작으로 이번주부터 본격적으로 조사에 돌입한다.
서 검사로부터 11시간 넘게 성추행 사건 및 인사 불이익 등과 관련해 들은 진술을 바탕으로 2010년 성추행 사건 당시 현장에 있던 주변인물과 서 검사로부터 피해사실을 전해들은 이들, 사무감사 및 인사 관련자 등을 차례로 불러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가해자로 지목된 안태근 전 법무부 국장 등의 조사 여부도 주목받고 있다.
조사단 관계자는 "일단 서 검사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모두 한 것으로 보인다"며 "(추후 재조사 여부는) 다른 것들을 확인해 본 후 앞으로 수사 상황 및 진행을 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사단은 서 검사의 2차 피해 여부도 살펴보고 있다.
조사단은 조사의 공정성 시비와 관련해 '셀프조사' 의혹을 불식시키고자 민간위원으로 된 위원회를 구성 중이다. 현재 적합한 인물 구성을 위해 접촉 중이며, 조만간 위원회가 출범할 것으로 예상된다.
위원회는 조사단의 상위기구로 '성추행 사건 진상규명 및 피해회복을 위한 조사위원회' 이름을 갖는다. 조사단의 조사 진행 및 내용에 관해 중간보고를 받고 이를 심의하며 조사방향과 범위, 추가조사 등을 권고하는 역할을 할 계획이다. 외부 인사 5인 이상 15인 이하로 구성될 예정이다.
한편 서 검사는 부장검사 출신인 이상철 법무법인 천지 대표변호사 등 8명의 공동대리인단을 선임했다. 당초 대리인을 맡았던 김재련 변호사는 일본군 위안부 위로금으로 설치된 화해·치유재단 이사로 활동할 당시 방송에서 한 발언이 논란이 돼 사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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