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은정 검사 "나도 성추행 두번 당했다"…'미투' 폭로
【서울=뉴시스】 나운채 기자 = 임은정(44·30기) 검사가 5일 검찰 내부 전산망에 성폭력 폭로 글을 올렸다. (사진=임은정 검사 페이스북)
부장검사 성매매도 목격…"이해 불가"
"조희진 단장, 당시 조치 없었다" 지적
【서울=뉴시스】나운채 기자 = 서지현(45·사법연수원 33기) 창원지검 통영지청 검사에 이어 임은정(44·30기) 검사도 '미투(#Me too)' 폭로에 합류했다. 앞서 춘천지검 안미현 검사는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 관련 외압을 폭로하기도 했다.
임 검사는 5일 오전 검찰 내부 전산망 '이프로스'에 올린 글을 통해 자신이 당한 성폭력 사례와 그에 대한 조치가 없었음을 주장했다.
임 검사는 먼저 지난 2003년 5월 자신의 직속 상사인 A부장검사로부터 성폭력을 당한 점을 폭로했다. 임 검사는 "갑자기 입안으로 틀어오는 물컹한 혀에 술이 확 깼지만, 어찌할 바를 몰랐다"라며 "그자는 제 오른손을 힘껏 잡아당기며 '임 검사, 괜찮아'라고 말했다"라고 밝혔다.
임 검사는 당시 수석검사를 통해 사표 제출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같이 근무했던 선배로부터 "그냥 네가 사표를 써라, 알려지면 너만 손해다"라는 말을 들었다고도 덧붙였다.
임 검사는 결국 당시 지청장에게 찾아가 해당 부장검사의 사표를 요구했고,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임 검사는 "제 마음의 멍은 아마 영원히 지워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 검사에 따르면 그는 지난 2005년 부산에서 근무할 당시에도 성 관련 피해를 입었다. 전관 출신 변호사가 주최한 저녁 자리에 반강제적으로 참석했다는 것이다.
임 검사는 "(B 부장검사는) 결국 성매매를 갔다"라며 "정식으로 문제 제기한 것인데, 당시 부산지검에서 왜 감찰을 착수하지 않았는지는 지금도 이해하기가 어렵다"라고 지적했다.
임 검사는 이후 '부장에게 꼬리 치다가 뒤통수치는 꽃뱀 같은 여검사'라는 세평으로 인해 인사상 불이익을 입었다고 주장했다. 피해 사실을 얘기했으나 개선책 등 후속 조치가 없었다는 게 임 검사의 주장이다.
임 검사는 '성추행 사건 진상규명 피해 회복 조사단' 단장을 맡고 있는 조희진(56·19기) 검사장에 대해서도 글을 올렸다.
임 검사는 "2007년 전국 여검사 모임에 가서 인천지검에서 당한 일부터 경주, 부산에서의 봉변등 여러 피해 사실을 공개했다"라고 말한 뒤 "이 행사는 예산 지원이 된 공식 행사였고, 맏언니인 조희진 부장 등이 있는 자리였지만, 어떠한 후속 조치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임 검사는 "(당시) 무언가 조치를 해주셨다면, 지난 2010년 서 검사의 불행한 강제추행 피해가 없었거나 최소 피해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즉시 적절한 조치가 취해졌을 것"이라며 "이것이 조 단장님의 조사단장 자격에 제가 이의를 제기하는 이유 중 하나"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불복종의 용기 있는 동료들이 계속 나온다면 법과 제도 개혁으로도 당장 고치기 어려운 검찰의 부조리를 고칠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동료들의 불복종 용기에 기꺼이 함께하겠다"라고 끝맺었다.
앞서 안미현 춘천지검 검사는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 관련 "외압이 있었다"고 폭로했다. 안 검사는 모 언론과의 인터류블 통해 최종원 당시 춘천지검장에게 갑자기 수사를 조기 종결하라는 부당 압력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안 검사는 권 위원장과 모 전직 고검장, 최 전 사장 측근 사이에 여러 번 연락이 오간 정황에 비춰 해당 고검장과 권 위원장이 개입된 것이 아닌지 의심하게 됐다고 폭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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