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中 외교 내달 2~3일 전격 방북..."평화협정서 배제 차단"
중국 왕이(王毅)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내달 2~3일 북한을 전격 방문한다.
중국 전문가 "김정은 실제 핵포기에는 회의적"
【서울=뉴시스】이재준 기자 = 중국 왕이(王毅)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역사적인 남북 정상회담 후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을 위한 프로세스에서 중국이 배제될 것을 우려, 이를 차단하고자 서둘러 북한 방문길에 나섰다고 홍콩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가 30일 보도했다.
신문은 왕 외교부장이 중국 외교부장으로는 2007년 이래 11년 만에 처음으로 내달 2~3일 방북하는 것은 한반도 문제에서 중국이 소외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라고 전했다.
중국은 그간 대북 외교를 당중앙 대외연락부에 맡겨왔는데 왕 부장의 방북은 그만큼 향후 한반도 정세와 관련한 외교 흐름에서 제외될 수 있다는데 대한 당혹감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한다.
루캉(陸慷)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왕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북한 외무상 리용호의 초청을 받아 5월2~3일 평양을 방문한다고 발표했다.
왕 부장은 방북, 북한 측으로부터 남북 정상회담에 관한 브리핑을 청취하는 한편 6월 초까지 열릴 예정인 미북 정상회담을 겨냥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에 관한 중국 측 입장을 전달하고 협의할 전망이다.
【판문점=뉴시스】전진환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7일 오후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에서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문에 서명 후 서로 손을 잡고 위로 들어 보이고 있다. 2018.04.27. [email protected]
또한 왕 부장은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의 초청을 이미 수락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답방 문제도 의논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전문가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간 미북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개최되고서 이어질 것이 분명한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을 위한 협의 과정에서 중국이 배제될 가능성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장롄구이(張璉瑰) 중국 공산당 중앙당교 교수는 인터뷰에서 중국이 북한 핵위기에 관여할 위치가 아니라며 북한과 미국이 직접 대화를 통해 풀어야 할 문제라는 입장을 취해왔기에 협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고 관측했다.
루차오(盧超) 랴오닝성 사회과학원 한반도연구센터 주임도 그럴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중국이 한국전쟁 정전협정 조인국이기 때문에 반드시 평화협정 프로세스에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법률적인 관점에서도 정전협정이 평화협정으로 전환할 경우 모든 서명국이 참가해야 하며 이는 중국도 당연히 한 자리를 차지해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는 전날 서울의 외교 소식통을 인용, 한국이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북한과 미국 간 3자회담을 먼저 개최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남북 정상회담 후 한국이 남북과 미국의 3자회담을 우선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그 협상 테이블에는 중국이 빠져있다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소식통은 남북한이 중국의 한반도에 대한 영향력을 희석시키기를 원하고 있다고 지적해 이런 요인이 초기 회동에 중국을 배제하려는 이유임을 내비쳤다.
한편 중국은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쇄한다고 선언하고 공개 사찰을 받겠다고 천명했지만 실제로 핵을 포기할지는 여전히 의심하고 있다고 신문이 30일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중국의 저명한 한반도 전문가는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이 남북 정상회담에서 비핵화를 약속했음에도 그가 실제로 이행할 것인가에는 회의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쑨싱제(孫興傑) 중국 지린대 국제관계학과 교수는 "판문점 선언으로 볼 때 북한의 '비핵화' 방점이 북한에 대해 있는 것이 아니며 핵무기를 완전히 제거하겠다고 명확히 밝히지도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런 점에서 한국 측이 북한의 비핵화에 관한 정의를 너무 확대 해석한 것으로 보인다고 쑨 교수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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