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당대표 컷오프 누가 넘을까?
【서울=뉴시스】이영환 기자 = 제19대 대통령선거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된 지난해 4월17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에 기호1번 문재인 대선후보의 대형 현수막이 걸려 있다. 2017.04.17. [email protected]
민주당 전당대회준비위원회는 지난달 29일 예비 경선을 통해 당대표 후보를 3명으로 컷오프하기로 했다. 예비 경선은 이달말이나 내달초 국회의원, 지역위원장, 선출직 당직자, 당 소속 광역·기초단체장 등 500명 정도로 구성되는 중앙위원회에서 이뤄질 예정이다. 민심 보다는 당심이 향배를 가를 공산이 크다.
일단 중앙당과 지역위원회를 모두 쥐고 있는 친문(친문재인)계가 본선행 1순위로 꼽힌다. 단 '대표 선수'를 두고는 내부 교통정리가 늦어지는 모양새다.
친문계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인 '3철' 중 하나인 전해철 의원, 문 대통령이 당 대표 시절 사무총장을 맡은 최재성 의원, 참여정부 경제부총리 출신인 김진표 의원, 참여정부 청와대 법무비서관 출신인 박범계 의원 등이 출마를 선언했거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윤호중 의원 등도 자천·타천 거론된다.
지지층이 겹치는 만큼 교통정리는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전해철·최재성·김진표 의원은 각각 만나 출마에 대한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져 관측에 힘을 보탰다. 최재성 의원은 전 의원과 회동을 공개하면서 "둘 다 나가는 일은 없도록 하자고 했다"이라고 전하기 했다.
하지만 전해철·최재성·김진표 의원 모두 본인 중심 교통정리를 원하는 것으로 알려져 합의점을 찾기 힘든 모양새다. 일각에서는 '선(先) 출마 후(後) 통합' 가능성도 제기된다. 문재인 대통령의 정치 성향상 청와대가 차기 민주당 당권과 관련해 뚜렷한 신호를 주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한 친문 성향 의원은 "출마를 어떻게 막느냐"며 "예선에서 후보 경쟁력을 따져 보면 자연스럽게 정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례로 박범계 의원은 '친문 단일화'에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하면서 완주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친노 좌장인 이해찬 전 국무총리의 출마도 관건이다. 이 전 총리는 일부 친노그룹의 출마 요청에도 뚜렷한 답을 내놓지 않고 있지만 출마가 현실화되면 선거 구도가 출렁일 수밖에 없다. 전해철·최재성·김진표 등 친문 후보들도 이 전 총리의 출마 여부에 촉각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범친문계에서는 김두관·송영길·설훈·이인영 의원 등이 물밑 준비를 하고 있다. '원조 친노'인 김두관 의원은 지방자치 전문가라는 점에서 광역·기초단체장들의 지지를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송영길 의원은 호남 출신 당대표 후보로 계파색이 상대적으로 엷고 개혁적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인영·설훈 의원은 당내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 출신 의원들의 지지를 기대하는 모양새다.
여론 지지도가 높은 김부겸 행정안정부 장관의 출마는 2기 개각 폭에 달려있다. 단 김 장관의 사표 수리는 문 대통령의 당대표 등판 승낙으로 해석될 공산이 커 2기 개각 대상에서 김 장관이 제외될지 주목된다.
후보로 거론되는 한 의원은 "김 장관이 불출마한다는 전제 하에 이 전 총리와 친문 후보, 비문계 후보가 각각 1명씩 본선에 진출할 것으로 보인다"고 점쳤다.
한편, 당대표 후보 구도에 따라 최고위원 후보군도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당 안팎에 따르면 안민석·표창원·박주민·유은혜 의원이 출마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최고위원은 총선 공천에서 탈락시키지 않는게 관례"라며 "당대표 후보군으로 언론에 거론되는 중진 의원 상당수가 차기 총선 공천을 위해 최고위원 선거로 방향을 틀수도 있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