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관세전쟁 발효 D-2…1조 달러 무역전쟁으로 확대되나
지난해 미중 교역액 6354억 달러, 무역전쟁 영향권
미국 자동차 관세도 6500억 달러 보복으로 확대 가능
미국·캐나다·멕시코·유럽 갈등도 불안 요소
【워싱턴=AP/뉴시스】2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깊은 생각에 잠긴 표정으로 백악관 집무동인 웨스트윙을 떠나는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를 바라보고 있다. 2018.07.04
【서울=뉴시스】 안호균 기자 = 미국과 중국이 오는 6일 340억 달러(약 38조원) 규모의 상대국 수입품에 관세 조치를 발효하며 무역전쟁을 시작한다.
이미 강경 대응을 선언한 미국과 중국은 '관세 폭탄'을 주고받으며 혈투를 벌일 가능성이 커졌다. 게다가 유럽연합(EU) 등 다른 지역들도 미국의 보호무역주의에 대한 보복을 예고하고 있어 무역 전쟁이 천문학적인 규모로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3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무역 전쟁이 조만간 1조 달러(1115조원)가 넘는 규모로 확대돼 미국과 전 세계 경제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중 무역전쟁 6300억 달러 규모로 확대될 가능성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6일부터 34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할 예정이다. 미국은 산업용 로봇, 전기차 등 중국이 전략적으로 육성하려 하는 첨단 제품을 겨냥했다. 중국도 같은날 미국산 대두와 위스키, 자동차 등에 관세를 부과하며 비슷한 규모로 반격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공청회 등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쳐 관세 부과 대상을 500억 달러, 1102개 품목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최대 4000억 달러 규모의 추가 조치가 발표될 가능성도 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지식재산권·기술 침해 행위에 대응해 2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또 중국이 보복에 나설 경우 2000억 달러를 추가하겠다고 위협했다.
중국은 미국이 관세 폭탄을 내놓을 때마다 정면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이 때문에 중국의 관세 폭탄 규모도 점점 커질 가능성이 높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달 25일 해외 기업인들을 만나 "서양에서는 누군가가 당신의 왼쪽 뺨을 때리면 다른쪽 뺨을 내어준다는 개념이 있을지 모르지만, 우리 문화에서는 (뺨을 맞으면) 맞받아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중국의 대미 수출은 5055억 달러, 미국의 대중 수출은 1299억 달러에 달한다. FT는 양국 교역액(6354억 달러·709조원)의 대부분에 추가 관세가 매겨지는 것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상대적으로 수입 규모가 적어 관세 대응 여력이 부족한 중국이 비관세장벽과 같은 보복을 추가할 가능성도 있다.
◇미국의 자동차 관세, 6500억 달러 규모 보복 부를수도
미국이 수입 자동차에 추가 관세를 부과할 경우 무역전쟁은 사실상 전면전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FT는 '자동차 전쟁'이 벌어질 경우 최대 6500억 달러(약 725조원)의 세계 교역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수입 자동차와 부품에 대한 무역확장법 232조 조사를 진행 중이다. 자동차 수입이 미국의 국가 안보를 위협하다고 판단될 경우 최대 25%의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 이에 중국은 6일부터 미국산 자동차에 최대 40%의 보복관세를 예고한 상태이다.
지난해 미국의 자동차와 소형 트럭 부문 교역 규모는 3348억 달러 수준이었다. 미국은 1917억 달러의 자동차를 해외에서 수입하고 1413억 달러를 수출했다.
이 조치 역시 상대국들의 보복을 불러올 가능성이 크다. EU 집행위원회는 최근 미국이 유럽산 자동차에 추가 관세를 부과할 경우 2940억 달러(328조원) 상당의 교역에 대응책이 적용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FT는 미국이 자동차 관세를 부과하고 상대국이 정면 대응하는 극단적인 시나리오에서 최대 6500억 달러의 세계 교역에 관세가 적용될 수 있다고 관측했다.
◇북미 지역 동맹들도 으르렁…NAFTA 폐기시 교역 타격
미국·캐나다·멕시코의 관계도 잠재적인 불안 요소다. 미국은 중국·일본·독일·영국을 합친 것보다 두 나라와 더 많이 교역한다.
미국과 캐나다·멕시코는 트럼프 행정부의 철강·알루미늄 관세 조치 이후 강대강으로 대치하고 있다.
미국은 지난달 1일 동맹 관계인 캐나다와 멕시코에도 철강·알루미늄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이에 캐나다는 케첩, 위스키, 모터보트, 세탁기 등의 미국산 수입품에 대한 보복 관세를 발효했다. 멕시코도 미국산 철강, 파이프, 포도, 사과, 치즈, 돼지고기 등에 보복 관세를 매기고 있다.
이 때문에 북미 자유무역협정(NAFTA) 개정 협상은 교착 상태에 빠져 있다. 이 협정이 폐기될 경우 북미 국가들간의 관세 면제 조치는 대부분 사라질 가능성이 있다.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의 경우 미국은 지난해 캐나다와 멕시코에서 1583억 달러를 수입했고 878억 달러를 수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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