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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美이란 제재에 '대항입법' 막바지…실효성 의문↑

등록 2018.07.25 15: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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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헤란(이란)=AP/뉴시스】지난 4월10일 이란 수도 테헤란의 한 은행 앞에 미 달러화를 환전하려는 이란 국민들이 몰려 있다. 지난 26일 다른 나라들에 이란으로부터의 석유 수입을 전면 중단하라고 압박하고 있다고 밝힌 미국은 27일 이란 제재에 있어 예외조항으로 인정받아온 이란과의 수출입 면허들을 폐지하기 시작해 이란을 국제 금융 및 무역체계로부터 고립시키려는 노력을 가속화했다. 2018.6.28

【테헤란(이란)=AP/뉴시스】지난 4월10일 이란 수도 테헤란의 한 은행 앞에 미 달러화를 환전하려는 이란 국민들이 몰려 있다. 지난 26일 다른 나라들에 이란으로부터의 석유 수입을 전면 중단하라고 압박하고 있다고 밝힌 미국은 27일 이란 제재에 있어 예외조항으로 인정받아온 이란과의 수출입 면허들을 폐지하기 시작해 이란을 국제 금융 및 무역체계로부터 고립시키려는 노력을 가속화했다. 2018.6.28



【서울=뉴시스】조인우 기자 = 유럽연합(EU)이 곧 미국의 이란 제재에 맞서기 위한 계획의 방향을 잡을 예정이다. 유럽 기업들은 미국과 EU 사이에서 어려운 선택의 순간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2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EU는 미국의 제재에서 이란에 투자하는 유럽 기업을 보호하기 위한 방침으로 업그레이드 된 대항입법(blocking statute)의 확정 수순을 밟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오는 8월과 11월에 차례로 자동차와 금속, 석유와 은행 거래 등에 대한 대(對)이란 제재를 가할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대항입법은 1990년대 이란, 리비아, 쿠바에 대한 미국의 제재에 대응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유럽의 회사에 미국의 제재 조치를 따르는 것을 금지하는 한편 제재로 인한 손해는 손해를 유발한 당사자가 보상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대항입법의 효과에 의구심을 보이고 있다. 국제 로펌 리드 스미스의 제재 전문가 브렛 힐스는 "EU의 계획에는 이란에서 활동하는 유럽 기업이 사업을 철수하는 것을 막을 어떤 효과도 없다"며 "대항입법은 그저 EU의 불만을 나타내기 위한 척도일 뿐 유럽 기업을 위한 방법은 결코 아니다"고 지적했다.

 대항입법을 시행하기 위해서 유럽 당국은 기업이 이란에서 철수하는 것이 미국의 제재를 따르는 것임을 입증할 의무를 진다. 그러나 기업이 다양한 이유를 들 수 있기 때문에 이마저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유럽 기업은 미국의 보복을 당할 위협도 있다. 지난 2015년 미국 법원은 프랑스 은행 BNP 파리바에 이란과 수단, 쿠바에 대한 제재를 위반한 혐의로 90억달러 상당의 벌금을 내라고 판결했다. 이 외에도 미국에서의 평판 악화로 인한 사업 기회 축소 등도 간접적인 우려 대상이다.

 글로벌 법률자문사 데커트의 수석변호사 로저 매슈스는 "EU 집행위원회의 지침이 보다 명확해질 것을 기대한다"며 "대항입법이 EU가 원하는 수준의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합법적인 비용이 드는 악몽이 현실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페데리카 모게리니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지난주 "이란에 대한 미국의 제재에 대응하면서 EU가 어려움에 직면했다"며 "미국이 세계 경제와 금융 시스템에서 차지하는 비중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래도 우리는 이란과의 핵협정(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을 지키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FT에 따르면 유럽 국가의 외교관들은 이란에 양자 금융 라인을 신설하고 이란 중앙은행을 통해 직접 석유를 수입하는 조치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진전을 기대하고 있다. 이같은 실질적인 조치가 없다면 EU의 대항입법은 상징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국제 법무법인 커빙턴 앤드 벌링(Covington&Burling)의 장 드 루이트 고문은 "미국의 팔은 아주 길다"며 "주요 유럽 기업들은 미국을 두려워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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