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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협회장의 몽니"…대법관후보추천위 비판하자 역공 구상

등록 2018.07.31 17: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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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태 법원행정처 '변협회장 관련 대응방안'

하창우 부정적 이미지 부각해 이슈 전환 검토

"하창우 내부고발자 아냐…정치적 행위 부각"

"소신이 변화무쌍" "'정치적 야망 다분" 공격

김선수 대법관 후보엔 "정파적 편협성 우려"

【서울=뉴시스】김진아 기자 =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1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자택 인근에서 '재판거래 의혹' 관련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2018.06.01.  bluesoda@newsis.com

【서울=뉴시스】김진아 기자 =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지난달 1일 경기 성남 자택 인근에서 '재판거래 의혹' 관련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2018.06.0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혜원 기자 =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하창우 당시 대한변호사협회 회장이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 비판에 나서자 법원행정처가 이에 역공할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드러났다.

 31일 대법원이 추가로 공개한 사법행정권 남용 문건에 따르면 행정처는 2015년 8월13일 '대한변협회장 관련 대응 방안' 문건을 작성해 하 전 회장 비판 방법을 모색했다.

 앞서 변협은 같은 달 10일 대법원의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 구성 및 운영 방식을 비판하는 성명을 냈다.

 당시 변협은 "현재 위원회는 대법원장이 위원 10명 중 6명을 우호세력으로 세울 수 있어, 사실상 대법원장 1인의 전횡으로 대법원 다양화가 불가능하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법원은 여론이 악화하는 것을 막고 하 전 회장의 상고법원 반대 행보에 제동을 걸기 위해 비난 여론을 하 전 회장으로 전환할 방법을 구상했다.

 문건에 따르면 행정처는 추천위 비난 여론이 계속될 경우 대법원의 기득권 유지 이미지가 강조돼 상고법원 추진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를 제시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부정적 관심을 하 전 회장으로 돌리기로 했다. 행정처는 문건에서 "프레임 자체를 '추천위원회의 파행적 운영'이 아니라 '변협회장의 몽니'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또 하 전 회장이 대법관 후보로 추진한 김선수 신임 대법관에 대해 "정파적 편협성이 우려된 후보였음을 지적해 우군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행정처는 "하 전 회장의 행태는 공익을 위한 순수한 '휘슬블로어'(whistle-blower, 내부고발자) 역할이 아니라, 정치적 목적 있는 행위였음을 부각해야 함"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하창우 전 대한변호사협회 회장이 2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 기자실에서 형사성공보수 무효판결과 관련한 간담회를 하고 있다. 2018.07.26.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하창우 전 대한변호사협회 회장이 지난 26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 기자실에서 형사성공보수 무효판결과 관련한 간담회를 하고 있다. 2018.07.26.  [email protected]

이와 함께 변협 자체가 아닌 하 전 회장 개인을 향한 공격으로 집중해야 한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행정처는 문건을 통해 "변호사 모두를 적으로 돌리는 건 위험"이라며 "변협 회장에 대해 부정적 인식을 가진 변호사 세력의 목소리를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우군' 확보 필요성을 제시했다.

 하 전 회장 발언을 분석해 '공공연하고 무조건적인 주류 세력 적대 성향' '상황·이익에 따라 지향점·소신 변화무쌍' '목적을 위해서는 수단·방법 불사' '정치적 야망 다분' 등 표현을 사용하며 비난하기도 했다.

 행정처는 대법원이 직접 나서기보다 타 기관을 이용한 압박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도 했다.

 행정처는 문건에서 "대법원이 직접 대응하는 것은 최고법원 위신에 맞지 않을 뿐만 아니라, 변협 회장의 노이즈마케팅 의도에 오히려 부합하게 될 우려(가 있다)"며 "제3자를 통한 우회적 대응을 각론적 접근의 기본 원칙으로 함"이라고 명시했다.

 그러면서 대법관후보추천위원장 등을 통한 유감 표명과 보수 성향 언론 칼럼 등을 활용한 문제 제기 방법 및 각 방안의 장단점을 제시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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