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문재인 대표는 경남고 동창 판사가 접촉"…의원별 '루트' 분류

등록 2018.07.31 18:50:24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의원 친분 있는 판사들 통해 '접촉 루트' 선별

"이병석 의원은 여당 거점…위원장 취임 축하"

"전해철 의원은 원내대표도 안 따르는 고집"

"서기호 의원은 법원에 개인적 악감정 점철"

환심 사기 위한 대화 소재도 꼼꼼하게 챙겨

당시 문재인 당대표 비공식 접촉 방안 모색

"경남고 동창 김모 부장판사가 친분 두터워"

【서울=뉴시스】이종철 기자 =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에서 다음주 당대표 출마를 선언할 전해철 의원이 추미애 당대표의 발언을 듣고 있다. 2018.07.05.  jc4321@newsis.com

【서울=뉴시스】이종철 기자  =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에서 전해철 의원이 추미애 당대표의 발언을 듣고 있다. 2018.07.0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박은비 기자 = '양승태 행정처'가 상고법원 입법을 위해 집중 공략해야 할 국회의원들을 분류하고 구체적인 접촉 전략을 짠 정황이 드러났다.

 31일 법원행정처가 공개한 국회 관련 문건에 따르면 당시 행정처는 법사위원회 소속 의원들에 대한 특징, 접촉루트, 친분관계, 대화 소재, 공략 포인트 등을 샅샅이 훑었다. 의원들의 환심을 사기 위해 법조계와 관련 없는 지역구 현안도 꼼꼼하게 챙겼다. 언제 누구를 만나고, 어떤 대화를 나눠야 하는지 행정처가 일일이 가이드라인을 준 셈이다.

 '(151102)상고법원 법률안 11월 정기국회 통과 전략' 문건에는 ▲찬성(7명) 이상민·홍일표·이병석, 정갑윤·김재경·박지원·임내현 ▲반대(5명) 이한성·김도읍·김진태·전해철·서기호 ▲유보(4명) 노철래·우윤근·이춘석·서영교 등으로 분류돼있다.

 행정처 심의관들은 이런 분류대로 각자 일사분란하게 움직였다. '(150317)상고법안법사위통과전략' 문건에는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였던 우윤근 의원에 대해 "친법원 성향이긴 하지만, 원내대표 직위로 인해 적극적인 지지나 동료들에 대한 설득에 나서지 않고 있음"이라고 진단했다. 아울러 우 위원이 "5월 원내대표 경선에 불출마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르면 4월 국회, 늦어도 6월 국회부터는 보다 행동반경을 넓혀줄 것을 설득"이라고 명시했다.

 같은 문건에서 같은 당 이춘석 의원은 "율사 출신으로 법원과도 상당히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인물"로 묘사된다. 공략포인트에는 "평소의 친분관계를 이용함. 다만 박모 전북 익산시장 선거법 위반에 대한 언급은 신중할 필요가 있음"이라며 "이 의원이 위 사건에 대해 언급한 적이 없을 뿐만 아니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지도 않은 것 같아 우리 측이 섣불리 위 사건에 대한 얘기를 꺼내는 것은 이 의원 성향에 비춰 역효과를 불러일으킬 소지도 있으므로 신중해야 함"이라고 나온다.

 이어 "다만 고법에서는 위 사건을 신속하게 처리하기 보다는 당분간 사건을 가지고 있을 필요는 있어 보임"이라고 덧붙였다. 사실상 재판거래를 시도하려고 한게 아닌지 의심되는 대목이다.

 이외에도 그 해 3월24일 작성된 것으로 보이는 '(150324)법사위원 접촉 일정 현황' 문건에는 법사위원들의 대학·사법연수원 동기, 지역구 현안, 대화 소재 등이 기록돼있다. 이를테면 김진태 당시 새누리당 의원의 경우 소신과 정치색이 분명한 게 특징이며, 접촉루트로는 민모 대법관, 정모·홍모·이모·김모 고등부장이 언급돼있다.

 같은 당 이한성 위원은 "처장님 등을 통해야 하며, 홍일표 의원과 친밀"한 것으로 나온다. 이 의원이 국정감사 NGO모니터단이 선정한 국감우수의원으로 3년 연속 선정된 것도 포함됐다. 이병석 의원은 여당 설득 거점 의원으로 분류하고, 지역구 현안인 포항 KTX직통 개통 축하, 국회 정개특위 위원장 취임 축하 등을 빠트리지 않았다.

 당시 야당 간사였던 새정치민주연합 전해철 의원에 대해서는 "대법원 구성 다양화와 하급심 강화를 병행사고하며, 사안에 따라 원내대표 의원도 따르지 않을 정도로 고집이 있는게 특징"이라고 썼다. 또 "(접근할 때) 기본적인 예우가 필요하며 설득이 쉽지 않은 스타일"이라며 "박지원 의원과 소원하다"는 점이 유의점으로 명시돼있다. 접촉 루트로 동기인 노모·유모 고등부장과 함께 처장 만찬 등을 제안했다.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테러방지법 저지를 위한 야당 의원들의 필리버스터가 나흘째 이어지고 있는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정의당 서기호 의원이 무제한 토론을 하고 있다.2016.02.26.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테러방지법 저지를 위한 야당 의원들의 필리버스터가 나흘째 이어지고 있는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정의당 서기호 의원이 무제한 토론을 하고 있다[email protected]

연임에서 탈락해 법복을 벗은 서기호 전 정의당 의원에 대해서는 대놓고 불편함을 드러낸다. 문건에서는 서 의원에 대해 "상당히 논리적이나 우유부단한 면도 있음", "설득 쉽지 않음" 등을 특징으로 꼽았다. 접촉 루트로는 법원 내에서 이모·이모 전 판사를 언급하면서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아울러 전 의원이 목포 지역구 출마를 적극 고려 중인 점도 강조했다.

 전 의원과 서 의원의 관계에 대해 언급한 문건도 있다. 그해 6월21일 작성된 '상고법원 입법추진환경 및 국회 통과 전략' 문건에는 두 의원의 최근 행보에 대해 "전 의원은 야당 간사로서의 지위를 이용해 갈수록 1소위 내 입지를 키워가고 있다"며 "서 의원은 법원에 대한 개인적 악감정으로 점철돼 상고법원에 대한 반대 입장을 노골적으로 표명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서 의원이) 최근 전 의원과 밀월관게에 빠져 전 의원으로부터 의정 활동에 대한 코치를 받으면서 서로 도움을 주고 받고 있다는 소문이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150917)상고법원 관련 야당 대응전략' 문건에는 당시 당대표였던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서도 언급돼있다. 이들은 "(문 대통령에게 접근하는 것은) 전 의원에게 직접적이고 강력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가장 효과적인 방안"이라면서도 "현재 급박한 당내 현안이 많기 때문에 향후 정국상황을 보고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또 문 대통령과 법원 내부에서 친분이 두터운 인사로 경남고 동창인 김모 인천지법 부장판사 등을 언급하며, 비공식 사전 접촉하는 방안을 모색할 수 있다고 기록했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