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제재 재개 앞둔 이란서 '금 사재기' 열풍
통화 가치 급락에 금 인기↑
중앙은행, 60t 규모의 금화 수십만개 주조 판매
【빈=AP/뉴시스】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제바스티안 쿠르츠 오스트리아 총리와 공동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2018.7.5.
월스트리트저널(WSJ)은 5일(현지시간) 이란 내부에서 귀금속 인기가 올라가면서 금값이 오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란인들이 미국 제재에 따른 자국 통화 가치 급락, 물가 상승 등의 대비책으로 금을 비축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2일 세계금위원회(WGC) 보고서에 따르면 금괴·금화에 대한 올해 2분기 이란 내 수요는 전년 대비 3배 증가해 15t에 달했다.이란에서는 설 등 명절에 금화를 선물로 주는 전통이 있어 금화 수요가 높은 편이다. 하지만 최근 수요 급증은 기존 수준을 넘어섰다는 설명이다.
WSJ에 따르면 이란 중앙은행은 수요 급증 때문에 최근 60t이상의 금이 포함된 수십만개의 동전을 주조했다.
사람들은 올해 중앙은행 경매에서 이례적으로 금이 포함된 동전 구매를 위해 은행 밖까지 줄을 섰으며, 동전 가격은 올해 초 대비 2배 이상 올랐다는 전언이다.
올 2분기 이란 내 장신구 수요는 전년 대비 36% 하락, WGC 측정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 역시 금 열풍이 장식보다는 투자 수요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금은 믿을 만한 투자 상품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돈을 금으로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이란 내 경제 상황은 점점 악화되고 있다. 물가 상승률과 실업률은 두 자릿수를 기록하고 있으며,미국의 제재가 더해지면 위축세가 더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대(對) 이란 제재는 이란의 달러 매입을 금지하고 금, 주요 금속 등의 거래를 통제하는 내용이다. 미국의 자동차 수출과 이란의 피스타치오, 카페트 수출도 금지된다. 에너지와 금융 분야에 대한 제재는 11월 4일부터 시작된다.
하지만 본격적인 제재 시행 전부터 충격에 따른 우려로 리얄화 가치가 반토막이 나자 이란 정부가 비상에 걸렸다. 물가 급등과 경제 위기에 대한 우려로 곳곳에서 반정부 시위가 벌어지고 있으며, 지난 3일 테헤란에서는 시위대 1명이 총에 맞아 사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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