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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한마디에…경제수장들 현장점검 땀 '뻘뻘'

등록 2018.08.12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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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대책 내놓고 현장점검 강화 나서

정부, "무역갈등 심화 등 불확실성 확대"…올바른 대책 절실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서울 중구 서울시 시민청 활짝라운지에서 열린 인터넷 전문은행 규제혁신 현장 방문 행사를 마친 후 페이콕 부스에서 핀테크 기술을 활용한 QR코드 결제 방식에 대해 설명 듣고 시연하고 있다. 2018.08.07. photo1006@newsis.com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서울 중구 서울시 시민청 활짝라운지에서 열린 인터넷 전문은행 규제혁신 현장 방문 행사를 마친 후 페이콕 부스에서 핀테크 기술을 활용한 QR코드 결제 방식에 대해 설명 듣고 시연하고 있다. 2018.08.07.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김경원 기자 = 여름 휴가 후 업무에 복귀한 문재인 대통령이 혁신성장을 강조하자 경제수장들이 폭염 속에도 땀을 뻘뻘 흘리며 현장 속으로 뛰어 들었다. 경제수장들이 대통령 말 한마디에 현장점검하느라 부산을 떠는 것으로 비쳐지는 가운데 보여주기식 행보가 아니냐는 지적과 함께 적절한 대응책을 내놓을 수 있을지도 관심이다.

12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오는 17일 휴가를 떠날 예정이다. 단 하루짜리 휴가를 쓰는 셈이다. 9월초까지 5일 정도의 휴가를 쓸 예정이지만 아직 정해져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부총리의 지난 한 주간 일정은 ▲6일 삼성전자 현장방문(평택) ▲7일 총리·부총리 협의회, 국무회의 참석(서울) ▲8일 지역과 함께하는 혁신성장회의(세종) ▲9일 기자간담회(세종), 혁신성장관련 정부부처 및 기업·전문가 간담회(서울) 등 현장점검으로 채워졌다.

문 대통령이 휴가 복귀 후 첫 수석보좌관회의를 열고 규제를 과감히 혁신해 나가야 하고 '지역 밀착형 생활 인프라(SOC) 투자'를 과감하게 확대해 달라고 주문했다.

그러자 기재부는 하루 만에 구체적인 밑그림을 발표했다. 지역과 연계해 10개 중점 투자 분야를 선정해 집중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기재부는 생활 SOC 예산은 늘리겠지만 기존에 발표한 SOC 예산 감축 재검토 기조와는 별개라고 강조했다.

김 부총리는 현장점검을 강화했다. 지난 8일 이시종 시도지사협의회장(충북 도지사) 공동주재로 '지역과 함께하는 혁신성장회의'를 열고 '10대 지역밀착형 생활 SOC 투자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김 부총리는 다음날인 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생활혁신형 SOC는 일자리와 우리 경제의 혁신을 가져오는 측면이 있기에 대폭 늘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오후 서울로 이동해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관계부처 및 민간 기업인, 전문가와 함께 혁신성장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농림축산식품부에서도 벌어졌다. 지난 10일 공식 취임한 이개호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취임식을 13일로 미룬 채 제1호 공식 업무로 폭염 현장방문을 추진했다.

이 장관은 경남 거창의 폭염 현장을 둘러 본 것이다. 전날 청문회에서 "장관으로 취임하면 제일 먼저 현장에 가겠다"고 한 약속을 지킨 셈이다.

앞서 백운규 장관은 지난 1~3일 휴가를 보냈다. 휴가 중인 백 장관은 1일 강원 동해 북평산업단지의 철강 기자재업체를 방문했다. 2일에는 경북 울진 한울원자력본부를 찾아 직원들을 격려했고 부산의 주조업체 터보파워텍을 찾아가 최저임금 인상 및 주 52시간 근로단축 등과 관련해 뿌리산업계의 실태를 살펴봤다.

백 장관은 이어 4일 전남 나주혁신도시에 있는 전력거래소 중앙전력관제센터를 방문해 전력수급을 점검했다. 백 장관은 "발전사 등 유관기관과 협조해 8월 전력수급과 전력계통 안정 운영에 최선을 다해 달라"며 "재난 수준의 폭염 속에서 교대로 근무하는 직원들이 적절한 휴식을 취하면서 근무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당부했다.

【평택=뉴시스】 최동준 기자 = 김동연 부총리가 6일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를 방문해 이재용 부회장과 만나 인사하고 있다. 2018.08.11. photo@newsis.com

【평택=뉴시스】 최동준 기자 = 김동연 부총리가 6일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를 방문해 이재용 부회장과 만나 인사하고 있다. 2018.08.11. [email protected]

김 부총리와 이 장관, 백 장관 등이 돌연 현장점검 강화에 나선 까닭은 문 대통령이 청와대와 정부가 기업과의 소통을 위해 현장방문을 독려했던 것과 일맥상통한다.

다만 김 부총리가 현장점검에 주력하고 있음에도 우려스러운 모습이 연출되기도 했다. 대표적인 게 삼성전자 평택공장을 방문할 때였다. 청와대와 정부가 파워게임을 벌이는 모양새가 연출된 것이다.

청와대 측에서 김 부총리에게 "삼성에 투자·고용 구걸 말라"고 제동을 걸었다는 보도가 나오자 김 부총리는 이례적으로 "삼정전자 방문 계획과 관련해 의도하지 않은 논란이 야기되는 것은 유감"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김 부총리는 "정부는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 대기업에 의지해 투자나 고용을 늘리려는 의도도, 계획도 전혀 없다"며 "경제부처 장관들이 우리경제 활성화를 위해 경제주체들을 만나는데 그 대상을 가릴 일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경제수장들이 현장점검에 나서고 있으나 무엇보다 적절한 정책을 구사하는 게 중요하다. 정부는 지난 10일 '최근 경제동향(그린북)'에서 지난해 12월부터 9개월 연속 경기 회복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했지만 이번에 '경기 전반'이 아니라 '수출 중심'이라고 밝혀 눈길을 끈다.

정부는 "생산과 투자가 조정을 받는 가운데, 미·중 무역갈등 심화 등에 따른 대외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경기상황을 놓고 9개월 만에 미묘한 입장 변화를 내보이고 있어 경제수장들의 올바른 경기진단과 대책이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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