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들 만나게 해줘야 착한 나라"…초·중·고생들이 본 상봉
4·27 판문점 선언 이후 북한 향한 관심 ↑
"가족끼리 못 만나는 서러움, 상상 안 돼"
"북한 사람 덜 무서워져, 상봉 자주 해야"
【금강산=뉴시스】뉴스통신취재단 = 20일 금강산호텔에서 열린 제21차 남북 이산가족 단체상봉 행사에서 남측 함성찬(93)할아버지(오른쪽)가 북측의 동생 함동찬(79)을 만나 기뻐하고 있다. 2년 10개월 만에 열리는 이산가족 상봉은 20일부터 26일까지 금강산에서 진행된다. 2018.08.20. [email protected]
"예전엔 북한이 당연히 나쁜 줄 알았지만 정상회담 이후엔 긍정적으로 보여요. 북한이랑 합치면 지리적으로도 이점이 생기고, 자원도 많다고 하니 통일이 됐으면 좋겠습니다."(전서영양·15세)
금강산에서 20일 시작된 이산가족 대면 상봉행사에 전세계의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한국의 '미래세대'들도 상봉을 지켜봤다. 훗날 통일이 현실화하면 가장 직접적인 당사자가 될 어린 학생들은 2년10개월 만의 만남을 진지하게 주시했다.
이명박·박근혜 보수정권에서도 각각 2차례씩 상봉행사가 열렸다. 하지만 북한과 협력 정책을 펼친 김대중(5차례)·노무현(11차례) 정부와 비교하면 횟수가 적었고 전반적인 남북 관계가 냉랭해 큰 주목을 못 받았다. 반면 이번 상봉행사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역사적인 판문점 선언문을 함께 낭독한 이후 우호적인 분위기 속에서 열렸다.
뉴시스가 만난 초등학생들에게 이번 상봉행사는 가족이 60여 년간 보지 못한 역사적 배경을 이해하고 그 슬픔에 공감하는 계기가 됐다.
평소 핵미사일 발사 뉴스를 접하며 북한에 거부감이 컸다는 최정(7)군은 "맨날 미사일을 쏠 때랑 (북한이) 조금 달라지고 이제 친해진 것 같다"고 밝혔다.
이도겸(9)군은 "같은 나라고 아무 죄도 없는 사람들끼리 떨어져 있는데 다시 만나게 해주는 건 너무 좋은 일"이라며 " 이러다 보면 통일도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금강산=뉴시스】뉴스통신취재단 = 제21차 이산가족 상봉행사 1회차 둘째날인 21일 오전 외금강호텔에서 열린 개별상봉에 참석하기 위해 북측 가족들이 입장하고 있다. 2018.8.21. [email protected]
중고생들은 북한 정권의 군사적 도발을 경계하면서도 결국은 한민족이란 인식을 나타냈다.
박수아(14)양은 "매일 미사일 도발 뉴스만 나오니까 너무 무서운 나라라고 생각했지만 북한 일반 국민은 잘못한 게 없지 않나"라며 "한나라에서 가족을 만날 수 없다는 게 너무 안타깝고 어이가 없다"고 말했다.
나효인(15)양은 "여전히 북한 지도층이 이기적이라고는 생각하지만 정상회담을 보면서 북한 시민들은 덜 무서워졌다"며 "앞으로 이산가족 상봉을 정말 자주 했으면 좋겠다. 가족끼리 못 만나는 서러움이 상상도 안 된다"고 털어놨다.
박효정(18)양은 "북한 학생들이 영어와 과학을 배우는 모습을 봤는데 우리랑 별다를 게 없었다. 별로 이상한 사람들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았다"며 "통일이 되면 인구가 많아지고 좋은 점이 더 많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번 상봉은 22일 공동오찬을 끝으로 마무리된다. 상봉단은 이번 행사 기간 총 6차례, 11시간 동안 가족들을 만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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