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치' 그러나 일부 '견제'도…민주 새 지도부, 여야 관계는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25일 오후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진행된 더불어민주당 제3차 정기전국대의원대회에서 이해찬 당 대표 후보자가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선거운동 기간 동안 야당과의 '협치' 필요성을 강조해온 이 신임 대표이지만 여전히 보수야당을 '수구세력'이라고 표현하는 등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만큼 원만한 관계가 형성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 대표는 앞서 기자간담회에서 "지금 우리당이 129석이기 때문에 법안이나 예산을 통과시키려면 어느 당이든지 협조를 받아야 하는 상태"라며 "야당과의 협치는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하나의 당이 과반수를 차지한다는 건 쉽지 않기 때문에 협치를 잘할 수 있는 정치문화와 정치풍토를 만들어내는 게 중요하다"면서 "서로 간의 역지사지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렇듯 이 대표가 협치를 강조하고 있지만 쟁점에 따라 여야 간 첨예한 갈등을 보일 가능성도 있다. 그는 "협치는 상대적이다. 민생 관련 부분은 비교적 여야 협치가 잘 되겠지만 4·27 판문점선언의 국회 비준 등은 여야가 전면적으로 협치되기 힘들 것 같다"며 "사안에 따라 대화를 충분히 하는 등 다원적인 방법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은산분리 규제완화 등 규제개혁을 놓고 범진보 진영으로서 민주당의 공조 파트너인 민주평화당과 정의당이 반발하는 등 '이상기류'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특히 보수야당인 자유한국당과의 관계가 주목된다. 이 대표는 라디오 인터뷰에서 종전 선언이 이뤄져도 4·27 선언에 동의하기 어렵다는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 발언에 대해 "논리적으로 맞지 않다"며 "여·야·정이 협치를 하려면 한국당이 종전에 대한 태도부터 바꿔야 한다"고 일침했다.
이 대표는 이날 전당대회 정견발표를 통해서도 한국당을 겨냥한 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저 이해찬, 수구세력과 보수언론이 가장 불편해하는 사람"이라며 "제가 당대표가 되면 당이 안 보인다는 말은 사라질 것이다. 당의 존재감이 커지고, 보수의 정치공세를 단호히 막아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의 한국당에 대한 비판적 태도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는 지난해 4월 대선 문재인 대통령 후보 공동선거대책위원장 당시 "극우 보수 세력을 완전히 궤멸시켜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한국당도 불편한 기색이다. 안상수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그 분이 보수를 궤멸시킨다고 했기 때문에 한국당 입장에서는 이 의원이 민주당 대표를 맡지 않는 것이 좋다"고 날을 세웠다.
다만 이 대표와 김병준 한국당 비대위원장이 과거 인연이 있는 만큼 의외로 협치가 순조롭게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이 대표는 "(김 위원장은) 제가 참여정부에서 총리를 할 때 정책실장으로 일했다"며 "저와 대화도 많이 하고 아주 좋은 관계를 갖고 있다. 서로 간에 예우를 갖춰가며 정당활동을 하는 건 매우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와 달리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과의 협치는 긍정적 전망이 많다. 실제 이 대표와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바른미래당 당권주자인 손학규 전 의원 등은 2007년 대선 당시 대통합민주신당에서 대통령 후보 경쟁을 벌인 바 있다. 이들이 11년 만에 한국 정치사 전면에 이름을 올리고 있기에 이들간 협치에 대해서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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