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한 노사정 신년인사회…"勞에 책임 전가"vs"기업 살려야"(종합)
관계자 200여명 참석 노사정 인사회 열려
이재갑 "각계각층 힘 모아달라"며 인삿말
김주영 위원장 "최저임금, 후퇴 정책 내놔"
손경식 회장 "기업이 살아야 일자리 생겨"
문성현 위원장 "ILO·탄력근로제 같이 해결"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열린 노사정 신년인사회에서 "좋은 일자리 창출을 위한 정책이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노동계, 경영계를 비롯한 각계각층에서 지혜와 힘을 모아 달라"고 말문을 열였다.
이어 "새롭게 출발한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서 노사정이 마음을 하나로 모아 국민의 삶과 밀접한 현안들을 하나하나 풀어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국노총 김주영 위원장이 마이크를 잡자 분위기가 무겁게 가라앉았다.
김 위원장은 "어제 정부는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안을 발표했다"며 "최저임금은 문재인 정부의 집권 첫해에 우리 노동자들에게 나라다운 나라를 느끼게 해준 신호탄이었지만 두번째 해에 산입범위를 확대하면서 예전으로 돌려놨고, 세번째 해에는 그보다 후퇴하는 정책을 내놨다"고 정부를 정면 비판했다.
또 "현재의 상황들은 노동자들에게 데자뷰로 느껴진다"며 "지난시절 사회적 대화가 실패로 돌아간 이유는 정부가 방향과 답을 정해 놓고 노동자를 들러리로 세웠고, 경제가 어렵다며 그 책임과 고통을 노동자에게 전가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평등하고 공정하며 정의로운 대한민국이 펼쳐질 것이라 믿었지만 현실은 우리의 바람과 멀어지는 듯 하다"고 말했다.
그러자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은 "2018년에는 우리나라 1인당 국민소득이 3만달러 넘어서는 성과를 거뒀다"며 "하지만 산업현장은 경기침체 영향으로 투자가 위축되고 생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맞받아쳤다.
손 회장은 "기업이 살아야 일자리도 늘어나고 소득분배가 원활히 이뤄질 수 있다"며 "새해에는 기업들이 도전적으로 할 수 있도록 기업 살리기에 힘을 모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김병문 수습기자 = 이재갑(왼쪽 여덟번째) 고용노동부 장관이 8일 오후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열린 '2019년 노사정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노사정 관계자들과 축하떡을 커팅하고 있다. 2019.01.08. [email protected]
문성현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은 "올해 최승재 소상공인협회 회장이 힘을 냈으면 좋겠다"며 "작년에 최저임금 때문에 고생을 많이 하셨는데 올해는 정부 탓만 하지 말고 노사 간에 모여서 우리 끼리 잘 얘기하고 정부와 국회에 요구할 것을 요구하자"고 말했다.
문 위원장은 또 "경제위기라는 말을 쓰는데 과거 고도성장기에서 이제 저성장기로 들어가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나타나는 체질개선 과정"이라며 "한번도 가보지 않은 길을 가야 하는 상황에서 사용자는 노동자 탓만 하고 노동자는 사용자 탓만 해서는 벗어날 길이 없다. 노사가 서로 입장을 바꿔서 슬기롭게 이 상황을 돌파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 위원장은 " 탄력근로제 문제와 ILO 협약 문제, 최저임금 문제로 작년에 노사가 많이 싸우는 모습을 보였는데 올해는 정부에게 요구하지 말고 노사가 모여서 먼저 얘기해 보자"라면서 "최저임금도 (정부가) 노사에 할 수 있는 여지를 줘서 충분히 이야기 할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문 위원장은 또 "노동계가 절실히 요구하는 ILO 문제와 경영계가 절실히 바라는 탄력근로제 문제 두개를 모아 해결하면 못할 것이 없다"며 "올해는 노사가 대립갈등 하는게 아니라 하나라도 합의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노사정 신년 인사회는 1985년부터 매년 열리고 있다. 이날 이 장관, 김 위원장, 손 회장, 문성현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 회장 등을 비롯해 유관 단체·기관장, 학계 인사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민주노총 김명환 위원장은 참석하지 않았다. 사회적 대화에 참여하지 않고 있는 민주노총은 최근 몇 년 동안 노사정 인사회에 참석한 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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