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불법 이민으로 모든 미국인 피해" 대국민 연설
국가비상사태 선포 안해…민주당과 계속 협상 추진
"민주당, 정치적 반대…45분 만에 셧다운 풀 수 있어"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내 오벌오피스에서 국경장벽 건설과 관련한 대국민연설을 하고 있다. 2019.01.09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국경 안보와 관련한 대국민 연설을 가졌다. 이날 연설은 CBS, CNN 등 주요 방송사들에 의해 생중계됐다.
그는 "국경을 지키는 요원들은 매일 우리나라로 들어오려고 하는 수천명의 불법 이민자들과 마주친다"며 "우리는 그들을 수용할 공간이 부족하고 신속하게 그들의 나라로 돌려보낼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수백만의 합법적 이민자들을 환영하지만 모든 미국인들은 통제되지 않는 불법 이민에 의해 피해를 입고 있다"며 "불법 이민자들은 공공자원에 무리를 주고 일자리와 임금 수준을 떨어뜨린다"고 주장했다.
그는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사람들은 아프리카계와 라틴계 미국인들"이라며 "남부 국경을 통해 헤로인, 코카인 등 많은 마약들도 밀반입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매주 300명 이상의 시민들이 헤로인에 의해 사망하는데 이중 90%가 남부 국경을 통해 들어오는 것"이라며 "올해 마약으로 인해 사망한 미국인은 베트남 전쟁 때의 사망자보다 더 많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최근 몇 년 동안 수천명의 미국인들은 불법 입국한 사람들에 의해 잔인하게 살해됐다"며 "우리가 지금 당장 행동하지 않으면 수천명이 목숨을 잃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이것은 인도주의적 위기, 마음의 위기, 영혼의 위기(humanitarian crisis, a crisis of the heart and a crisis of the soul)"라며 감성적으로 호소하기도 했다.
그는 민주당이 과거 국경 장벽을 지지했지만 자신이 대통령이 된 이후 마음을 바꿨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과거 많은 민주당 의원들과 함께 여러 차례 장벽을 지지했다"며 "하지만 내가 당선된 후 마음을 바꿨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은 우리의 용감한 국경 수비대원들에게 우리 가족과 나라를 보호하는 데 절실히 필요한 도구를 제공하는 것을 거부했다"며 "연방정부는 민주당이 국경 안보 자금을 조달하지 않겠다는 한 가지 이유만으로 문을 닫고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부 셧다운 사태 해결을 위한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진 않았으며 민주당과의 협상을 강조했다. 그는 "유일한 해결책은 국경 안보 자금을 담은 예산안을 통과시키는 것"이라며 "이 상황은 45분간의 회의에서 해결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일을 끝내기 위해 내일(9일) 백악관에 의회 지도부를 초대했다"며 "국가 안보를 위해 당리당략을 초월할 수 있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는 국경 장벽 반대론자들에게 "당신의 아이, 남편, 아내가 잔인하게 산산조각나서 망가진 삶을 살고 있다고 상상해보라"고 경고하며 "의회의 모든 구성원들은 지금 이 위기를 종식시키는 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압박했다.
아울러 "이는 옳고 그름의 선택, 정의와 불의 사이의 선택"이라며 "나는 대통령에 취임하며 우리나라를 지킬 것을 맹세했고, 내가 하는 일은 항상 신께 도움이 될 것"이라며 연설을 마무리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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