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대우조선 결합에 긴장하는 삼성중공업
기존 빅3 체제에서 '1강 1중'으로 재편
원가 경쟁력 약화에 점유율 하락 우려도
【서울=뉴시스】김지은기자 = 현대중공업그룹이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타진하면서 삼성중공업에 미치는 영향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공급 과잉이 줄면 단기적으로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지만 기존 '빅3' 체제에서 '1강 1중'으로 재편을 앞두고 있어 타격이 예상된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31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 최대주주인 KDB산업은행은 이날 오후 현대중공업그룹에 대한 대우조선 매각 방안을 발표한다. 현대중공업도 이날 콘퍼런스콜 형식의 기업설명회를 통해 해당 내용을 공유할 예정이다.
삼성중공업은 일단 대우조선 인수 리스크가 해소되는 효과가 있다고 시장은 보고 있다.
국내 조선업계는 공급과잉으로 수주 절벽 등을 겪으면서 2사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됐다.대우조선 인수 후보로는 현대중공업이 유력하게 거론됐지만 거제에 나란히 위치한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간 합병 불씨도 남아 있었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삼성중공업은 추가 비용 지불 없이 업종 재편의 수혜를 누릴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규모의 경제가 가능해진 현대중공업과 비교하면 원가 경쟁력이 나빠져 보다 더 열악한 경영환경에 놓일 수 있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시장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 기준으로 지난해 말 수주잔량 1위는 1만1145CGT를 보유한 현대중공업그룹이다. 2위는 대우조선해양으로 5844CGT다. 두 회사의 수주잔량을 합치면 1만6989CGT로 3위인 일본 이마바리(5253CGT)보다 3배 많고 5위 삼성중공업(4723CGT)과 비교하면 4배 가까이 많다.
김홍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경쟁사였던 삼성중공업이 상대적으로 원가 경쟁력 약화 및 대부분 선종에서 점유율 하락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3강 체제가 아닌 1강 1중으로 구분되면서 시장에서 대장주 혹은 대표주인 현대중공업으로 시선이 몰릴 가능성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해양플랜트의 경우 상선대비 현중과 대우조선이 합쳐지더라도 시너지가 발생한다고 보기 힘들다"며 "오히려 삼성중공업이 선택과 집중을 보일 경우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비춰질 수도 있다"고 봤다.
시장에서는 삼성중공업도 덩치를 키울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삼성그룹에서도 비주력회사인 중공업부문에 대한 사업재편을 구상할 수도 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구체적인 내용이 공개돼야 영향 분석이 가능할 것"이라며 "상황을 지켜보며 대응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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