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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책임당원 절반이 영남 집중…당권주자들 승부처는

등록 2019.02.05 08: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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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권' 표심과 후보들 '계파' 정체성이 변수

책임당원 총 32만여명 중 TK 9만, PK 7만명

주자들, '보수 아성' 대구 비롯 영남 집중 방문

고질적 계파 갈등, 이합집산 여부 영향 촉각

黃·吳 2강 구도 시 친박·비박 대리전 될 수도

【서울=뉴시스】김진아 기자 =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과 나경원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와 당권에 도전하는 황교안 전 총리, 오세훈 전 서울시장, 안상수, 심재철 의원이 1일 오전 서울역에서 설 명절을 앞두고 귀성객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2019.02.01.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김진아 기자 =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과 나경원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와 당권에 도전하는 황교안 전 총리, 오세훈 전 서울시장, 안상수, 심재철 의원이 1일 오전 서울역에서 설 명절을 앞두고 귀성객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2019.02.0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박준호 기자 = 자유한국당이 2·27 전당대회 국면에 들어간 가운데 이번 전대(全大)는 전체 책임당원의 절반이 몰려 있는 '영남권' 표심과 친박·비박 등 후보들의 '계파' 정체성이 당권을 가늠하는 변수가 될 가능성이 높아 당권주자들의 고심도 깊어질 전망이다.

한국당에 따르면 전체 책임당원 약 32만7000여명 가운데 TK(대구·경북) 지역은 9만3000여명, PK(부산·경남) 및 제주 지역은 7만2000여명으로 영남권 책임당원 수가 전체의 절반을 차지한다.

우선 당대표 후보자가 본선에 진출하려면 4명을 가려내는 컷오프(예비심사) 문턱부터 넘어야 한다. 투표 반영비율은 책임당원 70%+일반국민 30%로 책임당원의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은 만큼 영남권 표심이 전대에 미칠 영향이 지대하다는 게 당 안팎의 중론이다.
 
◇'영남 표' 얻어야 당권 청신호…후보마다 TK 공들이기

대부분 후보들은 공식 선거운동에 돌입하기 전부터 보수의 아성(牙城) 대구를 중심으로 영남을 자주 찾고 있다. 지역 성향을 의식해 보수 색채가 짙은 발언도 쏟아내기도 한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는 입당 후 첫 행선지로 지난달 15일 대구를 찾은데 이어 21일에는 부산, 25일에는 울산과 창원을 돌며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대구에서 "통합진보당을 해산한 사람이 누구냐"며 보수 결집을 시도했고, "피란민의 아들인 저에게 대구는 제2의 고향과도 같다", "대구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자란 곳이고 뜻을 펼친 곳이다" 등의 발언으로 TK 민심을 파고들었다.

홍준표 전 대표는 지난달 25일 대구에서 '홍카콜라 게릴라 콘서트'를 열었고 26일에는 부산을 방문해 지지세 회복에 나섰다. 그는 "제가 닮고 싶은 사람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라며 "국민을 사랑하는 애민정신과 꿈도 못 꾸던 중화학 투자처럼 미래를 내다보고 한국을 설계하는 정신을 닮고 싶다"고 영남 지역의 '박정희 향수'를 자극했다.

【서울=뉴시스】박준호 기자 = 설 연휴 기간인 2일 대구 칠성시장을 방문해 구정 인사를 나눈 오세훈 전 서울시장(사진: 오세훈 전 서울시장 제공). 2019.02.05. pohto@newsis.com

【서울=뉴시스】박준호 기자 = 설 연휴 기간인 2일 대구 칠성시장을 방문해 구정 인사를 나눈 오세훈 전 서울시장(사진: 오세훈 전 서울시장 제공). 2019.02.05. [email protected]

설 연휴 기간에도 영남에 공을 들인 후보들이 많았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2~3일 대구 서문시장과 칠성시장에서 지역 민심을 훑었고 대구 당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는 "총선 승리를 기반으로 대선에서 승리해야 한다. 확장성과 대선까지 보고 판단해 달라"며 당대표는 자신이 적임자라고 호소했다.

그는 앞서 지난달에도 창원, 울산, 구미, 대구 등을 순회하며 강행군을 펼친 바 있다.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도 직접 찾아가 "박정희 대통령의 산업화의 가장 큰 공은 우리나라 산업화에 미친 영향"이라며 업적을 치켜세웠다.
 
다른 당권 주자들도 영남 당원들의 표심을 의식해 TK 중심으로 한 전략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정우택 의원은 6일 안동과 구미에서 당원 간담회를 열고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찾아간다. 그는 지난달에도 대구와 부산, 경남 양산, 울산 등을 방문해 인지도 제고에 주력했다.
 
김진태 의원은 3일 대구 칠성시장과 서부시장, 서문시장을 찾은데 이어 4일에는 성주 전통시장과 구미 새마을중앙시장,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 방문 등으로 연휴 일정을 꽉 채웠다.

주호영 의원도 2일 대구 동대구억에서 귀성객을 맞았고 4일에는 최고위원 출마를 선언한 김광림·윤재옥 의원과 함께 대구 서문시장에서 민심을 청취하고 지지를 호소했다.
【서울=뉴시스】 박준호 기자 = 3일 대구 칠성시장과 서남시장을 잇따라 찾아 지지를 호소한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사진: 김진태 의원실 제공).2019.02.05. pohto@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준호 기자 = 3일 대구 칠성시장과 서남시장을 잇따라 찾아 지지를 호소한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사진: 김진태 의원실 제공).2019.02.05. [email protected]

◇黃 vs 吳, 친박 대 비박 대리전 될 수도
 
당권주자들이 한국당의 고질병인 계파 갈등을 어떻게 뛰어넘을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이 공개석상에서 "황 전 총리가 나오면 친박 프레임, 탄핵 프레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우려를 표명하고, 비박계 좌장격인 김무성 의원도 "이번 전당대회는 화합과 통합의 전당대회가 돼야 한다"고 강조할 만큼 당 내에서는 전당대회가 계파 대리전 양상으로 변질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선거가 무르익을수록 계파 간 교통정리와 후보 간 단일화를 통해 사실상 계파 대결이 이뤄질 가능성도 없진 않다.
 
친박계로 분류되는 황교안 전 총리는 박근혜 정부 초대 법무장관과 국무총리를 역임했고 탄핵 이후로는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아 당 안팎에서 '박근혜의 남자', '박근혜 사람' 등으로 불린다.

황 전 총리는 '친박 프레임'을 염두에 두고 탈계파를 주장하지만 선거 막판에는 친박계가 든든한 우군이 될 수 있다는 게 다수의 관측이다. 친박계가 지난 원내대표 선거 당시 결집한 것처럼 이번 전당대회에서도 강한 조직력을 보이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온다.

반면 탄핵 이후 친박계 세력이 많이 와해된 만큼 황 전 총리에 대한 일방적인 지지를 낙관할 수 없다는 시각도 있다.
【서울=뉴시스】박준호 기자 = 2일 동대구역에서 귀성 인사에 나선 주호영 자유한국당 의원(사진: 주호영 의원실 제공). 2019.02.05. pohto@newsis.com

【서울=뉴시스】박준호 기자 = 2일 동대구역에서 귀성 인사에 나선 주호영 자유한국당 의원(사진: 주호영 의원실 제공). 2019.02.05. [email protected]

설 연휴 이후로 출마 선언을 미룬 오 전 시장은 당 안팎에서 비박계 대표 주자로 오르내린다.

탄핵 국면에서 친박계를 강하게 비판하며 새로운 보수개혁 가치를 명분으로 탈당해 여전히 '비박계의 상징'으로 각인되고 있다. 비박계에서는 지난번 원내대표 선거에서 친박계에 밀린 만큼 이번 전대만큼은 당권을 탈환해야 한다고 벼르는 분위기라, 친박계 정서에 거부감을 갖고 있는 비박계에서 당선 확률이 높은 오 전 시장에게 '몰표'를 줄 수도 있다.

다만 반기문 전 유엔총장을 대권주자로 만들기 위해 바른정당 창당에 힘을 쏟은 전력이 당권 도전에 마이너스가 될 수도 있다.
 
유력 당권 주자로 비박계에 가까운 홍 전 대표는 황 전 총리에 대항하기 위해 TK 지역을 중심으로 한 후보 단일화 카드를 꺼냈다가 접었다. 정치권에서는 홍 전 대표가 '도로 친박당', '도로 탄핵당' 등을 우려하며 주호영 의원을 포함한 몇몇 후보들과 단일화를 시도한 만큼 선거 막판에 카드를 다시 꺼낼지를 지켜보고 있다.
 
원내 후보 간 단일화가 선거 국면에서 실제 변수로 작용할지도 관심이다. 당권 출사표를 던진 정우택 의원은 "이번 전당대회가 대선 전초전이 돼서는 안 된다"며 황교안·오세훈·홍준표 후보를 제외한 나머지 원내 후보들과의 단일화를 제안했다.

선거 막판에 황 전 총리를 제외한 나머지 후보들의 '반(反) 황교안' 구도가 만들어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다만 오 전 시장과 홍 전 대표가 대권으로 가기 위한 발판으로 당권에 대한 의욕을 보이는 만큼 현실적으로 실현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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