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구글 '갑질' 제재…유튜브 영상삭제·계정 종료 못한다
공정위, 구글 서비스 약관 심사해
"8개 불공정 조항 시정하라" 조처
공정위는 14일 "구글, 페이스북, 네이버, 카카오 등 4개 국내·외 온라인사업자의 서비스 약관을 심사해 10개 유형의 불공정 약관 조항을 시정하라고 조치했다"고 밝혔다.
공정위가 정한 10개 불공정 조항은 ①회원 저작물에 대한 광범위한 이용허락 의제 ②사업자의 일방적인 콘텐츠 삭제, 계정 해지, 서비스 중단 ③사전 통지 없이 약관이나 서비스 내용을 변경 ④서비스 약관, 개인정보 수집 등 포괄적인 동의 간주 ⑤과다한 개인정보 수집 ⑥회원이 콘텐츠를 삭제하거나 서비스 사용을 중지하더라도 사업자가 콘텐츠를 보유·이용 가능 ⑦사업자의 포괄적인 면책 ⑧부당한 재판관할 합의 ⑨부당한 환불 ⑩기본 서비스 약관 및 추가약관에 대한 포괄적인 동의 간주 등이다.
구글은 이 중 8개 항목(①~⑧)에서 시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4개(①~④)는 '시정 권고'다. '자진 시정'보다 한 단계 강한 수준의 조처다.
공정위는 통지 없이 콘텐츠를 삭제하거나 계정을 종료하는 구글의 행위(②)가 회원의 권리를 제한한다고 판단했다. "콘텐츠 삭제나 계정을 종료하는 사유가 구체적이고 합리적이어야 한다"면서 "이 사실을 개별 통지해 이의를 제기하거나 시정할 기회를 부여해야 한다"고 짚었다.
구글은 회원들이 올린 영상 등 저작물을 이용해 2차 저작물을 제작하거나 양도할 수 있도록 포괄적 허락 조항을 만들어놨다(①). 또한 사전에 통지하지 않은 채 약관을 바꾸면서 이를 '회원들이 정기적으로 확인하라'며 책임을 넘겨왔으며(③) '계정 만들기' 화면에서 '동의' 버튼을 누르면 개인정보처리방침에도 포괄적으로 동의하는 것으로 규정했다(④).
이태휘 공정위 약관심사과장은 "구글의 경우 공정위 심사 이후에도 ①~④ 항목에 대해 자진 시정하거나 스스로 바로잡겠다고 밝히지 않아 60일 이내에 고치라는 시정 권고를 내렸다"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시정 권고한 지 60일 안에 해당 업체가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시정 명령'을 내린다. 업체가 시정 명령을 받은 지 60일이 지난 뒤에도 고치지 않으면 검찰 고발 등을 검토한다.
한편 구글과 함께 공정위의 심사를 받은 페이스북(①③⑥⑧⑩), 네이버(⑦), 카카오(②③⑥⑦⑨)는 지적사항을 자진 시정했거나 곧 하기로 했다.
공정위는 "이번에 심사한 약관은 구글 본사에서 정한 것으로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에서 공통적으로 사용하고 있다"면서 "공정위의 지적을 받아들이면 본사 약관이 함께 바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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