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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남 암살사건 2년, 결국 '살인범 없다'로 마무리

등록 2019.04.01 15:4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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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포불가능' 북한인 남성 4명, 범인으로 지목만

북한과의 관계회복 본격 나설 듯

【샤알람=AP/뉴시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을 암살한 혐의를 받았던 있는 베트남 여성 도안 티 흐엉이 1일(현지시간) 미소를 지으며 말레이시아 샤알람의 고등법원에서 나오고 있다. 말레이시아 검찰은 이날 흐엉의 혐의를 '살해'에서 '상해'로 고쳤으며, 재판부는 상해죄를 인정한 흐엉에 3년 4개월형을 선고했다. 2019.04.01.

【샤알람=AP/뉴시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을 암살한 혐의를 받았던 있는 베트남 여성 도안 티 흐엉이 1일(현지시간) 미소를 지으며 법원에서 나오고 있다. 말레이시아 검찰은 이날 흐엉의 혐의를 '살해'에서 '상해'로 고쳤으며, 재판부는 상해죄를 인정한 흐엉에 3년 4개월형을 선고했다. 2019.04.01.


【서울=뉴시스】 오애리 기자 = 2017년 2월 13일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공항에서 신경제 VX공격에 사망했다. 손에 바른 VX로 김정남을 공격한 사람은 인도네시아 여성 시티 아이샤와 베트남 여성 도안 티 흐엉이었다.

하지만 말레이시아 검찰은 지난 3월 11일 시티 아이샤에 대한 공소를 전격 취소했다. 기소 취소 이유는 공개되지 않았다. 이어 1일 말레이시아 검찰은 유일한 살해 용의자인 도안 티 흐엉을 살해죄 대신 상해죄로 공소 변경했고, 재판부는 그에게 3년 4개월형을 선고했다. 도안 티 흐엉이 2년 1개월 가량 수감생활을 했기 때문에, 형량의 나머지 기간도 감형돼 오는 5월 초쯤 석방돼 자유의 몸이 될 것으로 변호인단은 예상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검찰은 김정남 암살사건이 발생한 직후 체포했던 북한 국적자 리정철도 혐의가 입증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지난 2017년 3월 18일 석방했다. 그는 북한으로 귀국했다.

말레이시아 검찰은 암살사건 직후 북한으로 출국했던 리지현 등 4명을 주모자로 지목했고,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에 체포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당시 검찰은 "북한으로 도망간 4명의 북한 용의자를 체포하기 위해 정부는 인터폴과 인터폴 총재를 맡고 있는 멍훙웨이(孟宏偉) 중국 공안부 부부장에게 지원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북한은 인터폴 가입국이 아니기 때문에 이는 의미가 없는 제스처일 뿐이다. 게다가 멍훙웨이 당시 총재는 중국 정부에 의해 사실상 납치된 후 최근 뇌물혐의로 공직과 당적을 박탈당하는 '쌍개처벌'을 받은 상태이다. 

이로서 김정남은 사망했지만 그를 죽인 사람은 공식적으로 아무도 없게 된 셈이다.

말레이시아 검찰은 시티 아이샤 기소취소 때와 마찬가지로, 1일 재판에서 도안 티 흐엉의 공소사유를 '살해혐의'에서 '상해혐의'로 바꾼 이유에 대해 명확하게 설명하지 않았다.

무하맛 이스칸다르 아흐맛 검사는 이날 법정에서 "검찰총장이 흐엉에 대한 공소사유를 낮추라고 지시했다"고만 밝혔다. 결국  몰래 카메라 TV프로그램을 찍는 줄로만 알았을 뿐 살인을 저지르고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는 피고 측 주장을 그대로 수용한 셈이다.

이같은 검찰 측의 태도는 지난해 8월 고등법원 판사가 시티 아이샤와 도안 티 흐엉 및 4명의 북한인이 김정남을 살해하기 위한 '잘 조직된 음모'에 가담했다며, 두 여성 피고에게 추후 재판에서 변론하도록 명령했던 것과는 상반되는 것이다.
 
AP통신은 말레이시아 관리들이 김정남 암살과 관련해 북한을 공식적으로 비난한 적이 없으며, 재판이 정치화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는 것을 분명히해왔다고 지적했다.

결국 말레이시아는 현실적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암살사건에 매달리는 것보다는 용의자 두명을 석방해 사안을 덮고 북한은 물론 두 여성 용의자들의 조국인 인도네시아 및 베트남과의 외교관계 회복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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