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된 규정 다 맞췄는데"…서울시 재건축 허가 주저에 주민들 분통
은마·잠실주공5단지 주민 '재건축 정상화' 촉구 나서
조합측 "서울시 요구대로 계획 수정했지만 계류 중"
서울시, 절차 밟고 있다는 입장…속도 조절 나선 듯
【서울=뉴시스】김병문 수습기자 = 은마아파트 주택재건축정비사업 조합설립추진위원회가 29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특별시청 앞에서 은마아파트 재건축 관련 도시계획위원회 상정 촉구대회를 하고 있다. 2019.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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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권 재건축 쌍두마차로 불리는 은마아파트와 잠실주공5단지 주민들이 이달 본격적으로 서울시청앞에서 집단행동에 들어가거나 들어갈 예정이다.
은마아파트 주택재건축정비사업 추진위원회는 지난달 29일 주민 4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시위를 벌이고 잠실5단지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은 오는 9일 조합원 2000여명이 모여 시위할 계획이다.
주민들은 서울시가 정부의 눈치를 보며 고의적으로 재건축을 미룬다며 원성을 쏟아내고 있다.
은마아파트의 경우 2015년 12월 주택재건축 정비계획수립안을 접수했으나 서울시 도계위 심의에서 2차례 보류돼 소위원회에 이관됐다. 그후 지난해 2차례 소위원회 자문을 받고 소위원회 보완사항을 반영해 정비계획안을 다시 접수했지만 서울시 공동주택과에 반년 넘게 계류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잠실주공5단지 역시 2017년 9월 도시계획위원회에 올린 재건축 정비계획안에 대해 서울시와 '50층 재건축'이라는 큰틀에 합의한뒤 세부사항은 수권소위원회에서 논의하기로 했지만 계획안은 몇달째 소위원회에 계류중이다.
두 조합은 서울시의 요구대로 계획안을 수정하거나 보완했는데도 번번이 퇴짜를 맞고 있다며 불만을 표하고 있다.
은마아파트는 당초 49층 재건축을 추진했지만 2017년 10월 서울시 방침에 따라 35층 재건축으로 정비계획안을 전면 수정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은마아파트 재건축 정비계획안은 서울시 심의에서 계속 반려됐다.
잠실주공5단지 역시 지난 2017년 9월 서울시와의 협의데로 국제현상설계공모를 진행하고 지난해 6월엔 조합 총회에서 의결을 거쳐 당선작 설계안을 채택까지 했지만 언제 처리될지 오리무중이다.
이에대해 서울시는 절차대로 진행하고 있다는 형식적 답변만 내놓고 있다.
잠실주공5단지의 경우 교육청에서 요구한 대로 교육환경영향평가가 진행돼야 심의에 들어갈 수 있다는게 서울시의 공식입장이다. 하지만 조합측은 교육부지 기부채납 문제에 대해 서울시가 적극적으로 교육청과 협의에 나설 의지가 없어 재건축사업이 번번이 좌초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잠실주공5단지 조합 관계자는 "교육청에서는 초등학교 교육부지 기부채납이 결정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심의를 진행할 수 없다고 해서 서울시에 협의를 요청한건데 모른체 하고 있다"며 "여러차례 공문도 올렸지만 외면하고 있다"고 불만을 쏟아냈다.
이때문에 정비업계는 정부가 재건축·재개발 규제를 강화하며 고삐를 조이자 서울시도 속도조절에 나선 것 아니냐며 의문을 제기한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안전진단 기준이 강화되고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도를 부활한 마당에 서울시가 재건축 인·허가에 나서긴 사실상 어려울 것"이라며 "건설사 입장에서도 요즘같이 재건축규제가 강화된 상황에서는 재건축시장에 뛰어들긴 어렵다고 보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서울 강남권 주요 재건축단지 뿐만 아니라 여의도·비강남권 재건축단지 사업 진행도 차일피일 늦춰지고 있다.
잠실주공5단지 조합 관계자는 "조합원들은 대부분 1주택자로 주택가격 상승에 대한 책임이 없다"며 "정부와 서울시의 잘못된 부동산정책으로 촉발된 가격폭등 책임을 선량한 조합원에게 전가하는 것은 공권력의 횡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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