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일·담화로 맞선 北…"한미훈련과 대화 양립 불가 메시지"
나흘 만에 또 단거리 탄도미사일 추정 발사체 발사
외무성 대변인 담화 美 성명 이행 '정치적 의지' 의심
내부 결속력 강화, 대미 협상력 제고 위한 움직임
"한미 군사훈련 주요 의제로 다루겠다는 메시지도"
【서울=뉴시스】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일 새벽 새로 개발한 대구경조종방사포의 시험사격을 또다시 지도했다며, 노동신문이 사진과 함께 3일 보도했다. 2019.08.03. (출처=노동신문) [email protected]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오전 5시24분, 5시36분께 황해남도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추정 발사체 2발을 발사했다. 지난 2일 신형 대구경 조종 방사포를 발사한 지 나흘 만의 무력시위다. 이 발사체는 약 37㎞의 고도로 내륙을 가로질러 약 450㎞를 비행해 동해상에 떨어졌다.
북한은 이날 오전 관영매체를 통해 공개한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이번 무력시위가 한미 연합훈련 맞대응 차원의 성격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담화는 미국과 남측이 '거듭된 경고'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을 겨냥한 합동군사연습을 강행했다고 규탄하고, 나아가 자신들을 '불량배국가'로 매도하는 등의 거부감을 드러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러한 점을 들어 미국이 공동성명을 이행할 '정치적 의지'를 가지고 있지 않다고 의심했다.
담화는 그러면서 "미국과 남조선당국이 합동군사연습을 '방어적'이라느니, 전투준비를 위한 '필수적인 요소'라느니 뭐니 하고 떠들고 있는데, 우리 역시 국가방위에 필수적인 위력한 물리적 수단을 개발, 시험, 배비(배치)하지 않으면 안 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황해남도에서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 추정 발사체는 지난달 31일과 이달 2일 발사한 신형 대구경 조종 방사포와 같은 종류의 발사체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실전 배치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차원의 시험사격일 거라는 것이다.
【서울=뉴시스】 (사진=조선중앙TV 캡쳐)
이는 궁극적으로 내부 결속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미국과의 협상력 제고를 꾀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는 분석이다. 북한은 담화에서 "군사적 적대행위들이 계속되는 한 대화의 동력은 점점 더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엄포를 놓으면서도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우리의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전제하기도 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은 한미 연합훈련에 대한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내고 한미를 함께 비난하며 새로운 길까지 언급했다"면서 "그래도 일단은 이러한 발사가 무장 현대화와 함께 본질적으로는 내부통치 차원이 여전히 크다고 본다"고 밝혔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북한은 한미 연합훈련 기간에는 북미대화를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더 명확히, 한미 연합훈련과 북미대화는 양립할 수 없다는 것을 명확히 한 것"이라며 "나아가 북한은 미국과의 실무협상에서 한미 군사훈련을 주요 의제로 다루겠다는 메시지도 발신한 것"이라고 짚었다.
통일부 당국자는 "최근 북한의 연이은 군사 행동은 내부 결속 및 향후 정세국면에서 주도권과 협상력을 제고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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