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훈 "한수원, 원전 계획정비항목 823건 누락…월성원전 최다"
"안전등급 높은 A·B항목도 198건 빼 먹어"
【서울=뉴시스】 장세영 기자 =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훈 의원. 2019.10.07.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이승재 기자 = 한국수력원자력이 원자력발전소 계획예방정비 항목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 등 그간 원전 안전관리에 미흡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4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훈 의원이 한국수력원자력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한수원은 2014~2017년 진행됐던 원전 계획예방정비에서 정비항목을 823건이나 누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원전의 계획예방정비는 '원자력안전법 시행령' 등 관련 규정에 의거해 일정 기간마다 원전 가동을 멈추고 진행한다. 정비 항목마다 점검수행주기가 있으며 주기는 항목마다 다양하게 규정된다.
누락된 정비항목에는 이전 작업에 대한 수행 이력을 확인할 수 없어 누락 이후 수행주기를 재등록해야 했던 경우가 313건으로 가장 많았다. 단순 작업누락이 203건, 시스템오류로 인한 작업항목 오더 누락이 189건으로 뒤를 이었다.
특히 안전등급도가 높은 A와 B 등급에 해당하는 항목 누락도 198건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정비항목별 중요도 등급코드는 A, B, C, X 4가지로 분류된다. 한수원은 기능적중요도결정 지침에 따라 각 기기별 설비등급, 중요도, 운전 빈도 및 운전환경을 고려해 중요도를 결정한다.
A등급과 B등급은 원자로의 안전 및 발전소 운전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기기로서 고장발생 시 발전소 출력 감발, 원자로 정지 등 발전소 안전 및 운전에 영향을 미치는 기기로 정의된다.
A등급 누락의 경우 이전작업 확인불가(77건) 단순작업누락(24건) 순으로 많았다. B등급은 단순작업누락(49건), 이전작업 확인불가(21건) 순이다.
원전별로는 월성원전에서 작업누락이 가장 많이 발생했다. 월성3호기는 전체 누락 823건 가운데 221건을 차지하며 가장 많았다. 이어 월성4호기(137건), 월성2호기(94건), 월성4호기(64건) 순으로 집계됐다.
이 의원은 "원전은 다른 발전원에 비해 더욱 엄격하고 신중한 운영과 안전관리가 요구되기 때문에 계획예방정비가 정말 중요하다"며 "A, B등급에 해당하는 발전설비 점검이 제때 되지 못하고 넘어가는 것은 발전소의 안전성을 높이고자 하는 본래의 취지를 달성할 수 없어지기 때문에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더욱 체계적이고 다층적인 검증 과정을 통해 앞으로의 계획정비에서는 누락사례가 발견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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