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석 "제재만으로 北압박 실패…중·러 결의안 활용해야"
"북한, 대미협상 여지 남기고 '반미' 자제"
"교착 상황 전진 위해 제재 완화 나서야"
"개별관광 늦었지만 담대하게 추진해야"
[서울=뉴시스]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 (사진=뉴시스 DB)
이 전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통일부 출입기자단과 만난 자리에서 북한이 정면돌파전을 선언했지만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제재에 대한 흥미를 잃지 않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전 장관은 당 전원회의를 통해 직접적 도발보다는 도발 가능성을 추상적으로 예고해놓고 대미협상 여지를 남겼으며 전원회의 이후 주요 구호에 '반미'가 등장하지 않은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이 전 장관은 "북핵문제 관련 정세는 상당히 유동적"이라며 "그러나 만약 한미 연합훈련을 중단하고 미국이 추가 제재를 움직이지 않는다면 북한도 그렇게 쉽게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어 "이 상황을 전진시키기 위해서 중, 러가 제안한 제재 일부 해제 결의안을 유용하게 활용해야 한다"며 "다만 스냅백 조항을 넣으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냅백은 북한의 도발이 있을 경우 완화했던 제재를 복원시키는 걸 말한다.
그러면서 "제재는 비핵화 방법이지 목적이 아니다. 그러나 북미 정상회담 이후 상황 악화만 나타났다"며 "제재 하나만 갖고 북한을 압박해서는 안 된단 게 지난 1년6개월 간 증명됐다"고 지적했다.
이 전 장관은 정부가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대북 개별관광에 대해서는 "만시지탄"이라면서도 "한국 정부가 남북관계에서 자율적 영역을 보여주면 북한은 평가할 가능성이 있다"고도 예상했다.
[서울=뉴시스]북한 노동신문은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5차 전원회의'에 관한 보도문과 함께 30여장의 사진과 함께 1일 인터넷판에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 캡처) 2020.01.01. [email protected]
그는 "정부는 북미 비핵화 협상 속도에 남북관계 맞춘 결과 2년 전 남북관계를 우선 발전시키고 북미관계를 개선시켰던 역사적인 경험을 아주 망각시켰다"며 "그 기억을 소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이왕 개별관광 허용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면 자꾸 작은 조건들을 붙여서 상황을 꼬이지 않게 만드는 게 중요하다며 "담대하게 정책을 밀어나갔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 전 장관은 북한 신임 외무상에 임명된 것으로 알려진 리선권과 관련해 하노이 협상 결렬에 대한 문책 성격으로 진단하면서 김정은 위원장의 인사 스타일을 "실적주의"라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김 위원장은 현지지도나 당 중앙위원회에서 잘못된 사항을 계속 질책하지만 고쳐진 걸 보지 그 순간 사람을 경질하지 않는다"며 "과거 숙청형 리더십은 아닌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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