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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강까지 미루다니"…대학상권도 신종 코로나 날벼락

등록 2020.02.05 16:0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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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행사 취소…"꽃다발 주문량 90% 감소"

꽃집들 "이번 졸업시즌 장사 내려 놨다더라"

개강 연기, 대학 상권도 비상…"침체 분위기"

교육부 "전국 대학 4주 이내 개강연기 권고"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지난 4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우려로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자대학교가 관광객의 출입이 제한된 이화여대 캠퍼스내 명소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0.02.04.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지난 4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우려로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자대학교가 관광객의 출입이 제한된 이화여대 캠퍼스내 명소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0.02.0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조인우 기자 = "작년엔 뭐, 기계처럼 꽃다발을 찍어 내고 그랬죠."

서울 강남구의 한 꽃집에서 일하는 이모(23)씨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의 여파를 일터에서 가장 크게 느끼고 있다. 인근 초·중·고등학교의 졸업식이 축소 진행되고, 대학들도 입학식·졸업식을 취소하면서다.

5일 만난 이씨는 "지난해 이맘때 하루 10~20건의 졸업 축하용 꽃다발 주문이 들어왔다면, 요즘은 1~2건 정도로 줄었어요. 보통 졸업이나 입학 직전에 주문량이 가장 많은데요, 신종 코로나 사태로 이렇게 식이 취소·연기되는 추세라면 그 시기가 와도 큰 차이 없을 것 같아요."

이씨는 다만 "졸업식을 하지 않는 경우가 생기면서 꽃다발을 집이나 식당으로 배송해달라고 하는 경우가 늘었다"며 "조촐하게 가족끼리 식사하는 자리 등에서 축하 목적으로 전달하는 것 같다"고 했다.

경기도에서 꽃집을 운영하는 김선영(가명)씨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김씨는 "주문을 했다가 식을 안 한다니까 취소하는 경우도 있고 애초에 주문 자체가 안 들어오고 있다"며 "지난해 졸업·입학 시즌에 비해서 주문량이 10%도 안 되는 상황"이라고 했다.

그는 "대체 신종 코로나가 뭐길래 우리 매장 뿐만 아니라, 들어보면 대부분의 꽃집이 이번 졸업시즌 장사는 내려놨다고 하더라"고 한탄했다.

신종 코로나가 지속적인 확산세를 보이면서 대학가와 인접 상권도 타격을 받고 있다. 학교 차원에서 학생들이 많이 모이는 졸업식·입학식 등 행사를 취소하고, 개강을 연기하겠다는 강수까지 두면서다.

원래 대학가 음식점, 주점 등 상권은 개강을 하는 3월 이후 활력을 찾는다. 방학 중 텅 빈 거리를 학생들이 채우고 신학기 각종 학과, 동아리 행사가 곳곳에서 열려 시끌벅적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는 길면 3월 내내 대학가에도 썰렁한 분위기가 지속될 수도 있다.
[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5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자대학교 정문에 캠퍼스 내 관광객 출입을 제한하는 안내문에 붙어 있다. 2020.02.05. park7691@newsis.com

[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5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자대학교 정문에 캠퍼스 내 관광객 출입을 제한하는 안내문에 붙어 있다. 2020.02.05. [email protected]

종로구 상명대학교 인근에서 주점을 운영하는 박성훈(가명)씨는 "유동인구 자체가 줄어들고 그나마 외출하던 사람들도 신종 코로나 우려에 더 조심하고 있다"며 "전체적인 상권 침체 분위기가 심해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역 상인들이 (개강 연기 및 개강 이후에도 이같은 분위기가 계속될 것을) 우려는 하고 있지만 어떻게 손 쓸 방법이 없지 않느냐"며 "상황은 계속 안 좋아지는데 우리 자영업자들은 마냥 손을 놓고 나아지기만을 기다려야 하는 신세"라고 토로했다.

한편 이날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전국 대학에 4주 이내 개강 연기 권고 지침을 발표했다. 신종 코로나 확산과 국내 대학 중국 유학생 7만여명에 대한 대응 차원이다.

이에 앞서 세종대와 중앙대, 광운대, 건국대, 경희대, 서강대, 성균관대, 이화여대, 부경대(부산), 동아대(부산), 동신대(나주), 서원대(청주), 인하대(인천) 등도 행사 취소, 개강 연기 등 방침을 밝혔다. 서울대도 개강 연기 및 졸업식 간소화 등 방침을 논의하고 있다.

이날 17, 18번째 추가 확진자가 나오는 등 신종 코로나가 확산세를 보이는데다 교육부 지침이 내려지면서 행사를 취소하고 개강을 연기하는 대학은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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