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중증·위중 환자 어느새 93명…낮았던 한국 치명률 높아지나

등록 2020.03.13 04:30:00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위중한 환자 이달 11일새 4배 이상 늘어

치명률 0.52→0.84%↑…80세 이상 8.23%

"현재 치료체계 유지되도록 다시 살펴야"

[서울=뉴시스]이윤청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중증환자가 8일 오후 서울시의 감염병 전담병원인 서울 양천구 서남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이날 전원하는 코로나19 중증환자들은 모두 경북 경산 지역의 복지시설 거주자이다. 2020.03.08. radiohead@newsis.com

[서울=뉴시스]이윤청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중증환자가 8일 오후 서울시의 감염병 전담병원인 서울 양천구 서남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이날 전원하는 코로나19 중증환자들은 모두 경북 경산 지역의 복지시설 거주자이다. 2020.03.08.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 임재희 기자 =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환자 가운데 산소마스크나 인공호흡기가 필요한 중증 이상 환자가 90명을 넘어섰다. 치명률도 방역 당국이 공식 발표한 이래 가장 높은 0.84%다.

전문가들은 지금까지 방역과 보건 당국이 유지해 온 환자 치료체계를 다시 한번 점검하는 한편, 요양시설 등 고위험군이 함께 사는 집단시설 의료진들도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한다.

13일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12일 입원 중인 코로나19 확진 환자 가운데 건강 상태가 중증 이상으로 안 좋은 환자는 총 93명이다. 이 가운데 중증 환자는 34명, 위중한 환자는 59명이다.

중증 환자는 스스로 호흡할 수 있지만 폐렴 등으로 인해 산소 포화도가 떨어져 2ℓ 또는 4ℓ 산소를 주입 받는 산소 마스크 치료가 필요하거나 열이 38.5도 이상인 환자다.

위중한 환자는 자가 호흡이 어려워 기관 내 삽관 또는 기계 호흡을 하거나 심장과 폐를 대체하는 인공 심폐 장치인 에크모(ECMO), 인공호흡기 등을 사용하는 환자다.

단순히 중증과 위중한 환자 비율을 보면 중증은 0.43%, 위중한 환자는 0.75%다. 확진 환자 중 사망자 비율인 치명률도 이날 오전 0시를 기준으로 0.84%(7689명 중 66명)다.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 8일 정례 브리핑에서 "입원을 통한 의학적 치료가 필요한 10% 내외 환자는 병원에 입원하고 있다"며 "의학적 치료가 필요 없는 90% 정도의 경증 환자는 생활치료센터에 들어가 의료진이 상시적으로 모니터링을 하며 보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증 환자가 80% 수준인 중국과 비교하면 우리나라 경증 환자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게 보인다. WHO(세계보건기구) 국제전문가팀이 중국과 공동으로 낸 보고서를 보면 호흡 곤란 등을 동반한 중증(severe disease) 환자는 전체의 13.8%였다. 호흡기 부전과 패혈증, 다발성 장기 부전 등 위중한(critical) 환자도 6.1%를 차지했다.

그러나 절대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20~30대 여성이 많은 신천지 교인 특성 등으로 20대 확진 환자가 28.7%로 가장 많은 우리나라 환자 특성상 확진 환자 중 고령자나 기저질환자 등 고위험군 비율이 중국 등 해외보다 적을 수밖에 없다.

중증 이상 환자 증가 추세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달 1~3일 13~18명이었던 중증 환자는 이후 4~10일 23~27명으로 20명대에서 30명을 넘어섰다.

위중한 환자는 그보다 증가 폭이 커 이달 1일 14명에서 3일 23명, 6일 31명, 9일 42명에 이어 12일 59명으로 11일 만에 4배 이상 위중한 환자가 늘어났다.

치명률도 방대본이 처음 관련 통계를 발표한 이달 2일에는 0.52%(4212명 중 22명)였으나 11일 0.77%(7755명 중 60명)에 이어 12일 0.8%대를 넘어섰다. 특히 80세 이상 확진자의 치명률이 8%대(8.23%)로 집계됐다.

특히 WHO 국제전문가팀과 중국의 공동 보고서를 보면 중국에서 사망한 환자들은 확진 후 일주일부터 위중 상태가 돼 2~8주간 그 상태를 유지하다가 사망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문가들은 지금과 같은 위중한 환자 증가 추세는 어느 정도 예상된 숫자로 보고 있다. 치료제가 없어 HIV(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나 말라리아 치료제 등을 사용하고 있는 현실을 고려할 때 기존 의료 체계가 유지될 수 있도록 상황을 점검하는 게 최선이라고 진단한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요양시설 전수조사 등을 통해 각 의료기관들이 경각심을 가지고 각자 돌보는 환자들을 점검하는 기회가 되겠지만 그런 방법으로 중증 환자를 얼마나 막아낼 수 있을지는 알기 어렵다"라며 "한두개 새로운 대책을 찾기보다 지금까지 유지해온 검역, 감시체계, 환자 발생 이후 의료기관의 진단 및 치료와 관련된 체계에 부족한 점은 없는지 다시 한번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정부는 전국 793실, 1077개의 음압병상(국가지정 입원치료병상 161병실, 198병상) 외에도 중등증 이상 환자를 치료하기 위한 '감염병 전담병원' 등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