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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콜센터, 최초 감염 11층 아니라 10층?…감염원 찾기 난항

등록 2020.03.12 21: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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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층 확진자, 증상 발현 2월22일…기존 조사 중 가장 빨라

전문가 "10층 첫 환자일 수 있지만 11층서 감염됐을 수도"

"최초 감염자 가려내기 불가능"…감염원 찾기 난항겪을 듯

[서울=뉴시스] 박민석 기자 = 10일 오전 건물 콜센터 근무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로 확인돼 폐쇄된 서울 구로구 코리아빌딩의 모습이 보이고 있다. 2020.03.10.  mspark@newsis.com

[서울=뉴시스] 박민석 기자 = 10일 오전 건물 콜센터 근무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로 확인돼 폐쇄된 서울 구로구 코리아빌딩의 모습이 보이고 있다. 2020.03.1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성진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100명 이상 무더기로 나온 구로 콜센터 빌딩의 '감염원 찾기' 작업이 한동안 난항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1층 콜센터에서 근무한 '최초 확진자'의 감염원이 '오리무중'인 가운데, 콜센터와 연관성이 낮은 같은 건물 10층에서 기존에 확인된 확진자의 증상 발현일보다 더 빠른 사례가 발견됐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아직 역학조사가 진행 중인 만큼 단정할 수 없지만, 11층 직원이 아닌 아닌 10층 확진자가 최초 감염자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추정했다.

12일 질병관리본부와 서울시, 인천시 등에 따르면 역학조사 과정에서 11층 콜센터 외에 같은 건물 9층과 10층에서 추가 확진자가 확인됐다.

지난 11일 오후 11시께 확진 판정을 받은 인천 부평구 거주자 A(93년생·여)씨는 해당 건물 9층에 입주한 어플리케이션(앱)개발 업체 근무자로 파악됐다.

A씨는 이달 초부터 잔기침, 가래, 인후통 등의 자각증상이 있었으며, 기저질환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까지 진행된 역학조사 결과에 따르면 A씨는 11층 콜센터 내 확진환자 중 지인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12일 오전 양성 판정을 받은 인천 남동구에 거주하는 B(86년생·남)씨는 해당 건물 10층 상조회사에서 근무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B씨는 이달 초부터 기침 등 가벼운 감기 증상이 있었으며, 기저질환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뉴시스] 박민석 기자 = 10일 오전 건물 콜센터 근무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로 확인돼 폐쇄된 서울 구로구 코리아빌딩에 설치된 선별진료소에서 입주민이 검사를 받고 있다. 2020.03.10.  mspark@newsis.com

[서울=뉴시스] 박민석 기자 = 10일 오전 건물 콜센터 근무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로 확인돼 폐쇄된 서울 구로구 코리아빌딩에 설치된 선별진료소에서 입주민이 검사를 받고 있다. 2020.03.10. [email protected]

문제가 되는 부분은 10층 확진자 B씨다. B씨는 집단 감염이 확인된 11층 콜센터에 지인이 없고, 화장실이나 엘리베이터를 통해 감염된 것 같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방역당국은 B씨의 코로나19 증상 발현을 지난달 22일로 보고 있다. 이는 그동안 조사된 콜센터 직원의 증상 발현일보다 일주일 가까이 빠르다.

서울시와 각 자치구 등에 따르면 마포구에 거주하는 53세 여성 C씨는 지난달 28일 인후통 증상이 나타난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시와 방역당국은 현재 구로콜센터 관련 최초 증상 발현일을 지난달 28일까지 확대해 역학조사 범위를 늘려 조사하고 있다.

그러나 역학조사에서 '초발환자'(index case)는 발병일을 기준으로 한다.

10층 확진자의 발병일은 지난달 22일로 현재까지 가장 빠르기 때문에 이 확진자가 현재로서는 최초 감염자일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역학조사 범위도 기존 지난달 28일에서 조정될 필요가 있다.

전문가들은 구로 콜센터가 복잡하게 얽혔고 아직도 조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단정해서 말할 수 없지만, 10층에서 감염이 시작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선언한 12일 정세균 국무총리와 박원순 서울시장이 코로나19 집단 감염 발생 콜센터가 위치한 서울 구로구 코리아빌딩을 방문해 이성 구로구청장에게 브리핑을 받고 있다. 2020.03.12.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선언한 12일 정세균 국무총리와 박원순 서울시장이 코로나19 집단 감염 발생 콜센터가 위치한 서울 구로구 코리아빌딩을 방문해 이성 구로구청장에게 브리핑을 받고 있다. 2020.03.12. [email protected]

이재갑 한림대학교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인덱스 케이스'(index casse, 초발환자)는 발병일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10층 확진자의 증상이 모든 조사에서 가장 빨랐으면 인덱스 케이스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만약) 10층 확진자가 첫 환자라면 (발병일로부터) 3주 가까이 여러 명에게 증상을 퍼뜨려 엄청난 숫자를 감염시킬 수 있다"고 추정했다.

다만 "(콜센터 관련 확진자가) 너무 복잡하게 상황이 얽혀 있다"며 "처음 증상(2월 22일)이 다른 감기였고, 이후 11층에서 10층 환자가 감염돼 실제 증상은 다른 날 시작됐을 수도 있기 때문에 여러가지를 생각해야 된다"고 설명했다.

10층 확진자의 증상 발현일은 2월 22일이기 때문에 최초 감염자일 수 있지만, 증상 발현이 만약 코로나19 바이러스에 의한 것이 아닐 경우 11층에서 역으로 걸렸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우주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지난달 22일 증상을 시작한 확진자가 '소스'(source·근원)가 돼서 엘리베이터 등을 통해 11층 확진자를 감염시키고, 그 사람이 콜센터에 전염시켰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역시 "10층 확진자가 유행의 첫 환자일 가능성도 있고, 무관하게 우연히 발견된 환자일 수 있다"며 "그것을 구분하기는 (현재로서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가장 많이 공유하는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쳤거나, 거기서 기침이나 재채기를 해 환경오염이 돼 11층 환자가 걸렸을 가능성도 있지만, 역학조사를 해서 밝혀내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12일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한 구로 코리아빌딩 콜센터 인근인 서울 구로구 신도림역에서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출근을 서두르고 있다. 2020.03.12.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12일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한 구로 코리아빌딩 콜센터 인근인 서울 구로구 신도림역에서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출근을 서두르고 있다. 2020.03.12. [email protected]

10층 확진자는 이달 초 감기 증상이 있었다고도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발병일은 현재까지 가장 빠르지만, 전문가들의 지적대로 이달 초 증상이 코로나19로 인한 것이라면 10층 확진자를 첫 환자로 단정짓기 어려워진다.

현실적으로 최초 감염자를 확정하기는 어려운 만큼, 구로 콜센터의 감염원 찾기는 난항을 겪을 수밖에 없어 보인다.

방역당국과 지자체는 전국적으로 집단 감염을 일으킨 신천지 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와의 연관성도 함께 보고 있지만 아직까지 확진자는 확인되지 않았다. 구로 콜센터에서 확인된 신천지 신도 5명은 현재까지 음성으로 파악됐다.

이와 함께 구로 콜센터 확진자들이 증상이 나타난 이후에도 계속 회사에 출근한 것으로 조사돼 장기간 불특정 다수가 감염됐을 가능성도 우려된다.

인천시 등에 따르면 9~10층 확진자는 지난 2~9일까지 주말을 제외하고 1호선을 이용해 구로 콜센터로 매일 출퇴근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뿐 아니라 760여 명의 콜센터 직원 거주지가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전역에 걸쳐 있고, 상당수가 지하철이나 버스를 통해 출퇴근을 했다.

다만 방역 당국은 일단 대중교통 수단을 통한 확산 우려에 대해서는 과도한 불안을 가질 필요는 없다는 입장이다.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선언한 12일 코로나19 집단 감염 발생 콜센터가 위치한 코리아빌딩 인근인 서울 구로역에서 방역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2020.03.12.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선언한 12일 코로나19 집단 감염 발생 콜센터가 위치한 코리아빌딩 인근인 서울 구로역에서 방역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2020.03.12. [email protected]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세계보건기구(WHO)나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등은 출퇴근 시간 등 지역 사회에서 확진 환자를 마주치는 것으로 감염될 가능성은 상당히 낮게 얘기한다"고 밝혔다.

권 부본부장은 그러면서 "방역 측면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특성이라든지 사회의 이동 행태 등을 고려했을 때, 보다 합리적인 판단이 필요하기 때문에 방역당국 입장에서는 과도하게 불안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말씀드린다"고 했다.

 하지만 방역당국과 전문가들도 밀집도나 이용시간 등에서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대중교통의 감염 위험이 없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점에 공감하고 있다.

김우주 교수는 "병원이나 교회, 요양시설 등에서 발생한 집단발생은 즉시 추적이 가능하고 통제도 할 수 있다"며, 집단감염이 가장 많이 발생한 병원의 경우도 "환자가 신천지처럼 폭발적이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그러면서 "콜센터가 있는 코리아빌딩의 경우, (건물 내) 인원은 파악이 가능하지만 콜센터 직원들이 수도권 여기저기에서 출퇴근했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추적이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확진자가) 기침이나 재채기를 했다면 이들을 노출자로 봐야하는데, 불특정 다수가 적어도 1~2주일 이상 노출됐다면 추적도 불가능하기 때문에 오히려 더 두려운 것"이라고 우려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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