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 "두달 이내 서안지구 유대인 정착촌 합병"
[텔아비브=AP/뉴시스]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지난달 2일(현지시간) 텔아비브 자신의 당사에서 총선 첫 출구조사 결과에 미소짓고 있다. 2020.04.27
26일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과 알자지라 등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산레모회의 100주년 기념행사에 보낸 축사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동평화구상에서 요르단강 서안지구와 요르단밸리 유대인 정착촌에 대한 이스라엘의 주권을 공인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3개월전 발표된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평화구상은 유대와 사마리아(서안지구) 전 지역에 대한 이스라엘의 권리를 인정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그곳(서안지구)와 요르단밸리에 있는 유대인 정착촌에 대한 이스라엘의 주권을 인정하겠다고 약속했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앞으로 두어달 뒤면(A couple of months from now)' 약속이 이뤄질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우리는 시오니즘(유대 민족주의) 역사에서 또 하나의 역사적인 순간을 기념할 수 있을 것이다. 산레모회의가 열린지 100년이 지난 지금 시오니즘의 약속이 실현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920년 4월 열린 국제연맹 산레모회의에서는 팔레스타인에 유대인을 위한 민족국가 건설을 지지한다는 '밸푸어 선언'이 영국의 정책으로 승인됐다. 이 선언은 이스라엘 국가 건설의 초석이 됐다.
네타냐후 총리와 베니 간츠 카홀라반 대표간 연정 합의문에는 오는 7월1일부터 요르단강 서안지구 주요 지역에 주권을 행사하기 위해 크네세트(의회)와 내각의 승인을 얻는 절차에 착수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양측은 가능한 빨리 입법절차를 진행하기로도 합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팔레스타인의 동부 예루살렘 주권을 부인하는 반면 요르단강 서안지구 주요 유대인 정착촌에 대한 이스라엘의 주권은 인정하는 등 친(親)이스라엘 성향의 중동 평화구상을 발표한 바 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전임자들과 국제사회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 분쟁 종식 방법으로 지지해온 '두 국가 해법'에 위배된다. 두 국가 해법은 요르단강 서안지구와 가자 지구, 동예루살렘을 이스라엘에서 떼어내 팔레스타인 국가로 독립시켜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국가 대 국가로 공존하자는 것이다.
요르단강 서안지구는 1948년 이스라엘 독립 당시 동예루살렘, 가지지구와 함께 팔레스타인 영토로 계획돼 있었다. 하지만 1967년 제3차 중동전쟁 과정에서 이스라엘이 점령했고, 이스라엘은 수십년간 정착촌을 확대해왔다. 정착촌 면적은 요르단강 서안지구 전체 면적의 60%에 달할 정도로 커졌다.
당사자인 팔레스타인은 네타냐후 총리의 움직임에 강력 반발하고 있다. 이스라엘과 외교관계를 맺고 있는 아랍국가인 요르단도 서안지구 합병이 중동 지역에 엄청난 분쟁을 야기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랍연맹은 조만간 긴급회의를 열어 대응 방향을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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