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의병 재조명한 교육자료 발간…"교과서 다시 쓰여야"
광주교육정책硏 '나는 왜 이제야 아는가' 펴내
광주교육청.
28일 광주시교육청에 따르면 정책국 산하 교육정책연구소가 한말 호남의병장의 이야기를 담은 '나는 왜 이제야 아는가'를 발간해 광주지역 전체 초·중·고교와 특수학교, 공공도서관 등에 배부했다.
지난해 '의향 광주 위인 열전' 첫 발간사업에 이른 2탄이다. 근현대사의 어려운 시기마다 자신을 버리고 나라와 민족을 위해 한 몸 바쳤던 지역의 숨은 위인을 발굴해 의향(義鄕) 광주의 역사적 뿌리를 밝히고 그 숭고한 정신을 계승하자는 취지다.
지난해 발간한 '아름다운 사람들'에서는 1970~1980년대 한국의 민주주의를 이끌어온 시인 김남주, 시민군 대변인 윤상원, 광주 항쟁 최후의 수배자 윤한봉, 극작가 박효선 등 4명의 인물을 담았다.
'나는 왜 이제야 아는가'에서는 1896~1909년 활동한 호남의병장들 가운데 호남 성리학의 기둥인 송사 기우만(노사 기정진의 손자)과 호남의병 운동의 실천적 주역인 성재 기삼연을 비롯, 안규홍, 심남일, 양진여, 전해산, 조경환, 김태원, 양회일, 고광순 등 10인의 삶을 탐구했다.
집필작업을 맡은 황광우 작가는 "광주를 의향, 민주화 성지라 부르지만 정작 '왜 의향인가'에 대해 제대로 설명할 수 없었는데 운사 여창현의 '운사유고'를 통해 한말 호남의병 운동의 주역들을 만나게 되면서 자신의 배움이 잘못되었음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이어 "고교 역사교과서에는 한말 의병운동의 거두로 최익현, 유인석, 평민 의병장 신돌석의 이름만이 등장하는데 한말 의병운동의 역사에 '전남'이 통째로 삭제된 교과서는 다시 쓰여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있었던 그대로의 역사' 만큼이나 '쓰인 역사'도 소중하고 우리는 고대그리스와 로마 영웅들에 대해선 찬양하고, 우리 선조들은 우습게 여기는 묘한 습성이 있다"며 "플루타르코스 영웅전처럼 역사적 사실에 충실하되, 의병장들의 삶과 고뇌를 공감할 수 있는 '의병문학'을 만들기 위해 힘썼고 왜 광주를 '의향'이라고 부르는지를 체감케 해 광주에 대한 자부심을 높이고 싶었다"고 말했다.
교육정책연구소 김준영 소장은 "한말 의병운동에서 호남 의병이 60%에 달하는 압도적 비중을 차지했음에도, 조명받지 못하고 있다"며 "한말 호남의병운동의 역사적 뿌리를 제대로 인식할 때 항일독립운동과 반독재 민주화운동에서 광주와 호남이 갖는 역할을 온전히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석룡 정책기획과장은 "지역의 숨은 위인을 발굴하는 작업이 필요하고, 학생들이 지역 역사를 올바르게 이해해 정의로운 민주 시민으로 자라날 수 있도록 정책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며 "독립유공자의 후손들이 떳떳하게 살 수 있도록 선양사업에 대한 우리 사회의 보다 깊은 관심과 실천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