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병원장들 대국민 사과…"의대생 국시 기회 달라"
"코로나 시기 심려 끼쳐 국민께 송구"
"2700명 의사 배출 못하면 의료공백"
권익위원장 간담회…국시 기회 요청
[서울=뉴시스] 김영훈 고려대학교 의료원장이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의과대학생 의사 국가고시 재응시 기회를 요청하는 내용의 대국민 사과문을 낭독하고 있다. (사진=정부 e브리핑 화면 캡쳐). 2020.10.08.
김연수 서울대병원장, 김영훈 고려대의료원장, 윤동섭 연세대의료원장, 김영모 인하대의료원장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사과성명 발표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김영훈 고대의료원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매우 힘든 시기에 의대생들의 국시 문제로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하다"고 사과했다.
이어 "코로나 펜데믹이 언제 종식될지 모르는 엄중한 시점에서 당장 2700여 명의 의사가 배출되지 못하는 상황은 상상하기 조차 싫은 심각한 의료공백"이라며 "의료의 질 저하가 심히 우려 되는 바"라고 말했다.
또 "국민건강을 책임지고 있는 의료인으로서 또 선배로서 지금도 환자 곁을 지키고 코로나 방역에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국민들의 마음을 사지 못한 점을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원장은 "질책은 선배들에게 해 달라. 6년 이상 학업에 전념을 하고 잘 준비한 의대생들이 미래 의사로서 태어나 국민 곁을 지킬 수 있도록 국시 기회를 허락해주길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번에 국시가 정상화 된다면 이번 의대생들은 아마도 이전과 다른 국민들을 위하는 진정한 의사로 태어날 것을 믿는다"며 "국민 여러분, 한 번 더 기회를 주실 것을 간곡히 호소한다"고 덧붙였다.
병원장들은 발표회 직후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과 간담회를 갖고 의대생 국시 재응시 기회를 달라고 요청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 5일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와 서울시 25개구 의사회 회장단은 권익위에 의사 국시 실기시험 문제 해결을 위한 고충민원을 신청한 바 있다.
국시를 주관하는 이윤성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국시원) 원장도 7일 전현희 권익위원장과 만나 국시 재응시 기회 부여를 요청했다.
이윤성 국시원장은 이 자리에서 "일정상 늦어도 다음 주에는 국시 시험 시행여부가 확정돼야 한다. 10월20일 경에는 원서 접수가 시작돼야 올해 시험을 제대로 치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의사 국시가 치러지지 않을 경우 내년에 본과 4학년들이 후배들인 3학년들과 함께 시험을 치르게 되면서 의료인력 수급체계 등 여러 가지 문제들이 발생할 수 있다"며 "단지 한해의 의료공백이 아닌 순차적으로 수년간에 걸친 의료시스템의 연쇄적 붕괴가 예상 된다"고 강조했다.
지난 5일에는 '국시 접수를 취소했던 의대생이 국민들께 고개숙여 사과드립니다'라는 청와대 국민청원 글이 등장하기도 했다.
청원인은 "국시 거부로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응시 기회가 여러 번 있었지만 자발적으로 시험을 치지 않기로 했던 학생들이 지금에 이르러서야 '정부의 대승적 결단을 기다린다'라고 하는 모순적 태도를 보이고 있으니 국민께서 이를 쉽게 받아들일 수 없다는 점 또한 충분히 이해한다"고 밝혔다.
그는 "학생들이 더 큰 우를 범하지 않을 수 있도록 다시 한번 기회를 주시기를 간청드린다"며 "훗날 의료인이 되어서도 지금의 따끔한 질책을 가슴 깊이 새기고 훌륭한 의사로 거듭나겠다"고 호소했다.
이같이 일부 의대생이 사과 의사를 밝히고 대학병원장들이 대국민 사과에 나섰지만 정부가 국시 재응시 기회를 줄지는 미지수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전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대생 사과 국민청원과 관련해 "인터넷에 나온 것을 봤다. 진정어린 사과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의대생 몇 명의 사과만으로 국민 수용성이 높아질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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