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원불교와 깊고 오랜 인연
[서울=뉴시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2020.10.25.(사진=삼성전자 제공)
원불교는 1916년 박중빈이 창시한 불법연구회를 계승한 종교다. 일원상의 진리와 함께 불교의 생활화, 대중화, 시대화를 추구한다
이 회장은 원남교당 소속으로 1973년 1월 입교했다. 장모 고(故) 김윤남(법호 신타원, 법명 혜성)씨와 인연으로 원불교에 입교했다. 장모와 아내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 관장이 오랜 기간 기도생활을 해온 것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은 홍 전 관장과 함께 원불교 포교 사업을 꾸준히 지원해왔다. 지난 2011년 미국 뉴욕 원(圓) 달마센터 건립에 써달라며 총 120억원을 기부하기도 했다.
전북 익산 왕궁면에 위치한 원불교 중앙중도훈련원도 희사(기증)했다. 이 회장의 법호 중산과 홍 전 관장의 법호 도타원(道陀圓)의 앞 자를 따서 이름 지어졌다. 중앙중도훈련원은 원불교 교도들이 정기적으로 기도하고 수행하는 일종의 기도원이다.
실제로 원불교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 회장은 평소 "기도하고 행동하라. 기도와 행동은 앞바퀴와 뒷바퀴다", "샘물은 퍼낼수록 맑은 물이 솟아난다. 아낌없이 베풀어라", "세상에 우연은 없다. 한번 맺은 인연을 소중히 하라"고 강조해왔다.
지난 2007년 원불교 최고지도자였던 이성택 전 교정원장은 당시 삼성전자가 히트한 휴대전화 '애니콜'의 원조가 실은 원불교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애니콜이 "애니타임, 즉 때와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수행하는 '무시선 무처선(無時禪 無處禪)'"의 맥락과 비슷하다는 것이다.
이 회장의 빈소 조문은 이날 오후부터 이뤄진다. 장례는 가족 결정에 따라 원불교식으로 치러진다.
원불교 장의위원회는 이 회장의 유족 측과 천도재(薦度齋) 등 장례절차를 협의 중이다. 천도재는 죽은이의 영혼을 극락으로 보내기 위해 치르는 불교의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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